데이터센터는 '강원도의 힘'이 될 수 있을까?
데이터센터는 '강원도의 힘'이 될 수 있을까?
  • 석대건 기자
  • 승인 2019.09.20 0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시시각각 이뤄지고 클라우드 전성기가 열렸다. 효율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운용을 위해서는 데이터센터는 필수. 

게다가 개인 정보 국외 유출 등 데이터 주권에 대한 민감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글로벌 기업이라도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에 데이터센터가 있어야만 한다. 데이터센터가 사업 확장의 신호처럼도 볼 수 있을 정도. 구글도 2020년에 한국에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서울에 데이터센터 세우는 건 '배보다 배꼽을 크게 하는 일'

국내 각지에 데이터센터가 세워지는 와중에 강원도가 데이터센터 요충지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 접근성과 연계성을 고려할 때, 가장 요충지는 수도권 인근이지만 부동산 가격 등으로 인해 새롭게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AWS 등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도 임대를 통해 ‘리테일 데이터센터(Retail data center)’ 방식으로 기존 건물에 입주했다. 데이터센터 기업인 에퀴닉스 조차도 상암동 삼성SDS 건물 내 터를 잡았다.

게다가 점점 늘어나게 될 컴퓨팅 수요를 고려하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Hyper-scale data center)’ 수준으로 지어야 하나, 최소 5000대 이상의 서버를 담을 축구장 5개 크기의 부지를 수도권에서 적정 가격에 찾기는 어렵다. 또 전력 공급 시설까지 염두에 둔다면 서울 인근에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세운다는 건 배보다 배꼽을 크게 하는 일이다. 

구글 데이터센터 내부 (사진=구글 블로그)
구글 데이터센터 내부 (사진=구글 블로그)

이는 반대로, 강원도가 데이터센터 요충지로 주목받는 이유가 된다. 

데이터센터 역시 규모의 경제로, 크면 클수록 비용이 줄어든다. 무조건 큰 한정된 공간으로 지을수록 이익이다. 또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아닌, 고유연성 · 고밀도 전산 장비를 설치하는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의 경우 더욱더 주요 고려요건이 된다.

그래서 데이터센터는 땅값이 저렴한 산 중턱이나 바다를 매립한 지역에 세워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춘천 구봉산 자락에 세워진 네이버 데이터센터인 ‘각(閣)’이 있다. 네이버 ‘각’의 크기는 5만4229㎡로 축구장 7개를 합한 면적이다. 

또 올 하반기 중 강원도 춘천에 완공되는 삼성SDS의 다섯번째 데이터센터가 있다. 축구장 5.5개 면적의 지상 2층 규모로, 금융 관련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활용될 계획이다. 오라클도 춘천에 두번째 데이터센터를 개소하기로 밝혔다.

데이터센터에 짓기에 좋은 자연환경도 가지고 있다. 강원도는 연평균기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아 에너지 절감에 유리하다. 

그동안 국내 데이터센터는 전력효율지수(Power Usage Effectiveness, PUE)가 좋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받아왔다. PUE는 데이터센터 총 전력사용량을 서버, 네트워크 등 IT설비 전력사용량으로 나눈 값으로, 1에 가까울수록 전력 효율이 높다. 

2015년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 PUE는 2.66으로, 미국·유럽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PUE 평균 1.64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하지만 강원도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경우, 기후조건을 활용해 PUE를 줄일 수 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의 PUE지수도 1 초반대로 국내 데이터센터 중 에너지효율이 최상위권이다. 

K-CLOUD PARK 조성도 (자료=강원도)
K-CLOUD PARK 조성도 (자료=강원도)

또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연중 5~6℃의 소양댐의 심층 냉수를 이용해 별도 냉방설비의 이중 설치가 필요 없어, 수도권 대비 75.7%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소양댐 수력발전소 인근에 위치하게 되면 송전비용까지 낮출 수 있다.

 강원도, 이미 데이터센터 입지 선정 조건 갖추고 있어

정부 입장에서도 강원도에 데이터센터를 원한다. 현재 우리나라 데이터센터 60% 이상이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민간 기업의 데이터센터는 81.3%에 달한다. 전력 분산과 재난 대비를 위해선 데이터센터의 지역 집중은 불안 요소일 수밖에 없다.

일본의 경우, 재난 예상 지역에는 데이터센터를 세우지 않고, 이미 세워진 센터도 일본 서부로 옮기고 있다. 또 전력 공급 부족 사태를 대비해서 발전소 인근에 배치 중이다. 이런 대비를 통해 지진, 쓰나미 등의 재해·재난에도 심각한 피해 없이 견딜 수 있었다.

강원도도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힘쓰고 있다. 

강원도는 전략 산업 차원에서 춘천 소양강댐 물을 데이터산업 장비의 냉각수로 활용하는 ‘수열 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으로 2017~2021년 사이 5년간 국비 943억원 등 총 3651억원이 투입해, 소양강댐 일원 99만4000㎡ 용지에 수열에너지통합관리센터와 데이터산업융합단지(K-Cloud Park)를 조성할 예정이다.

인텔은 데이터센터 입지 선정 조건으로, ▲ 기후와 자연 재해 여부 등 ‘환경’, ▲ 광섬유 및 통신 인프라 ‘WAN’ ▲ 발전소 등 ‘전력 인프라’ ▲ 토지 비용, 입지 크지, 유지 원가 등 ‘부지’ ▲ 사회 경제, 인력 및 정부 등 ‘지역 안정성' 등 5가지를 꼽았다. 

강원도는 다섯 조건을 모두 가지고 있는 셈. 물론 과제는 남는다. 과연 강원도가 데이터센터를 지역의 강점으로 만들 수 있느냐는 것. 한국은행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경제적 효과로 건설 및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투자 및 고용 효과, 데이터센터 운영 시 관련 재화 및 서비스 제공업체를 통한 효과 등의 직·간접 효과를 꼽았다. 

(자료=한국은행, 보스톤컨설팅그룹)
(자료=한국은행, 보스톤컨설팅그룹)

강원도 측도 K-클라우드 파크 조성으로 약 5천 5백여 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과 연 220 억원의 지방세수 증대 효과, 약 4조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효과가 강원도 지역 경제에 온전히 스며들지는 의문인 상황.

익명을 요구한 강원도 공기관 관계자는 “도내에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는 기업이라면 건설부터 설립 후 운영 인력까지 모두 서울에서 공수할 수 있는 있는 기업일 것”이라며, “강원도는 성과만 찾아 성급하게 기업을 유치하기 보다 장기적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과 정부가 지원금, 시설 주고받기 같은 근시안적인 협상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네이버 뉴스 스탠드에서 디지털투데이를 만나보세요.
디지털투데이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 MY 뉴스 설정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