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글로벌 클라우드 생태계가 세계 경제 구도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기업을 필두로 클라우드 산업을 이끌어온 미국에 이어, 중국이 2위를 확고하게 자리잡고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중국의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9.2%를 차지했다. 48.4%의 점유율을 보인 미국 다음이다.
물론 여전히 약 5배의 차이가 난다. 하지만 불과 2년 전인 ‘17년의 미국 점유율이 62.2%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미국은 ‘지는’ 시장이고, 중국은 ‘뜨는’ 시장이다.
게다가 중국 클라우드 시장에 투입되는 자금의 규모가 남다르다.
2019년 1분기에만 중국 시장 투자 규모는 약 21억 달러(약 2조 5000억원)에 달한다. 2019년에 우리 정부가 데이터 경제의 기치를 세우고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투입하는 예산이 약 5400억원임을 비교하면, 20배 정도의 인풋 차이가 난다.
알리바바·텐센트, 중국 클라우드의 쌍두마차
리딩 기업이 있다는 것도 중국의 강점이다.
중국 클라우드 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미국의 AWS와 MS 같은 쌍두마차가 돼, 확장을 이끌고 있다. 두 중국 기업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시장점유율 2위와 5위를 기록했으며, 일부 조사에는 알리바바의 전 세계 점유율을 IBM에 앞서기도 했다.
중국 기업의 부상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클라우드 도입 정책이 뒷받침됐다. 중국 정부는 2021년까지 중국 클라우드 시장을 71조 원 규모로 키운다는 클라우드컴퓨팅발전 3개년 계획에 따라, 공공서비스 플랫폼, 보안 및 스마트 시티 등 데이터 집약 프로젝트의 핵심 기반으로 클라우드를 채택했다.
다니엘 류 카날리스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중국 기업들은 비디오 스트리밍, 게임, 전자상거래, 소셜 미디어,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온라인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지난 10년 동안 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며, 텐센트는 위챗과 함께 SNS를 주도하고, 바이두는 온라인 검색의 선두주자”로,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데이터 센터에 상당한 투자를 추진했다”며, 정부 어드밴티지를 받은 중국 클라우드 기업들은 디지털 서비스 고객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 자국 클라우드 기업의 점유율은 약 77.5%, 상위 5개 기업 중 4개가 중국 국적 기업이다.
韓 지원 규모 뒤처지고, 기업 숫자에서 밀리고, 기술 격차 멀어지고
반면, 우리나라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의 점유율이 33%에 불과하다.
물론 국내 기업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기업은 약 800개로, KT, NBP, 더존비즈온, 영림원소프트랩 등이 IaaS·PaaS·SaaS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서비스 모델별로 국내 점유율을 보면, IaaS 분야는 AWS가 51%를, PaaS 분야는 MS 애저가 18%, SaaS 분야는 SAP가 9%로 국내 시장 1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 관계자는 “중국 정부 성격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지원 측면에서 보면 아쉬운 게 사실”이라며, “점점 더 한국 내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센터도 많아져 클라우드 서비스로는 경쟁력이 안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6월, KT가 2023년까지 클라우드 사업에 5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전했지만, 2~3년 내 중국 클라우드 기업까지 국내 시장에서 확장세를 보일 것을 감안하면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이 와중에 클라우드 기술 수준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IITP의 ICT기술수준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기술 수준을 100점으로 가정했을 때 중국 기술은 82.2점이고 한국은 77.3점이다. 아직은 약 5개월 차이이지만, 약 20배 달하는 투자 규모를 봤을 때 점점 간격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기존 SW 서비스의 SaaS 전환 등 여전히 클라우드 시장은 발전 가능성이 크고,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전환 진행 중”이라며, “우리 클라우드 기업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 생태계를 갖춰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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