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IT업계에서의 용어는 ‘어쩌다 보니’ ‘사람들이 많이 쓰니까’ 불리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네트워크 용어인 ‘노스-사우스(north-south) 트래픽’이 있다. 노스-사우스 트래픽은 클라이언트가 서버로 접속하는 과정이 남쪽과 북쪽으로 왔다간다고 해서 붙여졌다. 확장된 데이터센터 사이의 네트워크는 ‘이스트-웨스트(east-west) 트래픽’이라 불린다. 데이터센터라는  동일 수준에서 동-서로 연결되기 때문. 두 용어 모두 전문용어로 쓰이고 있다.

‘클라우드(cloud)’도 마찬가지. 1996년 컴팩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지원 응용 프로그램(Internet Solution Division Strategy for Cloud Computing)’으로 등장했지만, 여전히 ‘구름에서 꺼내쓴다’는 모호한 표현으로서 받아들여지고, 또 쓰이고 있다. 클라우드에서 파생된 기술들도 마찬가지.

이에 IBM은 반기를 든다.

클라우드 시장은 여전히 20%만 열려, 아직도 80% 남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특정 목표가 아닙니다.”

제이슨 가트너(Jason Gartner) IBM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통합 영업 담당 부사장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대한 정의는 퍼블릭과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혼용된 형태를 의미한다. 기업이 자신들의 니즈에 따라 기밀이나 민감 정보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대용량 데이터는 퍼블릭 클라우드에 두고 관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IBM은 이러한 기술 중심의 인식이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바라본다. 

제이슨 가트너 부사장은 “현재 전체 기업의 20%만이 클라우드로 워크로드를 옮겼을 뿐”이라며, “왜 클라우드로의 이전이 빠르지 않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 출시 시기로만 보면, 클라우드 기술은 대략 2004년도에 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20%인 셈.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된 스마트폰의 경우, 클라우드와 같은 파괴적인 기술로 평가 받았음에도 현재 사용률은 100%에 달한다. 이 같은 차이는 클라우드와 달리, 스마트폰은 인터넷 사회 속에서 사용자의 행동 방식과 결합했기 때문.

(사진=jfo)
IBM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핵심이 기술이 아닌, 기업 업무 방식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사진=jfrog)

단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넘어, 컨설턴트로 나아가는 IBM

IBM의 하이브리드도 핵심은 ‘클라우드를 통한 업무방식 변화’에 방점이 찍힌다. 제이슨 가트너 부사장은 기업의 클라우드 성공 요건 중 하나로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클라우드는 작게 시작해서 지속해서 발전해갈 수 있도록 인터랙티브(상호교환)을 지속하는 게 핵심”이라서 말했다.

그 예로, 디지털 사일로 현상을 언급했다. 제이슨 가트너 부사장은 “예전에는 스토리지 팀, 데이터 팀, 시큐리티 팀, 애플리케이션 팀, 모니터링 팀 등 모두 나눠져 서로 소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모두 사일로처럼 각각 분리된 상황 속에서 아무리 클라우드라는 기술을 도입해도 효과를 낼 수 없는 상황인 것. 

제이슨 가트너 IBM 부사장
제이슨 가트너 IBM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통합
영업 담당 부사장(사진=IBM)

이에 제이슨 가트너 부사장은 “IBM의 클라우드는 다르다”며, “조직은 다르지만, 같이 일하는 조직으로 묶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IBM 하이브리드 전략은 기존의 벤더들과 분명한 차이점을 보인다. AWS, 애저 등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라면, IBM은 클라우드 컨설턴트다.

IBM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는 4단계로 구성된다.

먼저 ▲ 기업이 클라우드로 전환하려고 할 때 ‘어떻게 문화, 즉 업무방식을 바꿔야 하는가’를 묻는 ‘어드바이스(Advice)’, ▲ 클라우드 이관 시, 기존의 워크로드를 가볍게 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를 찾는 ‘무브(Move)’ ▲ 다음 기존 애플리케이션에 AI, 머신러닝 등 기술 결합 여부는 판단하는 ‘빌드(Build)’ ▲ 마지막으로 클라우드 구축 이후, 관리 로드맵을 설정하는 ‘매니지(Manage)’ 단계다. 

김강정 한국IBM 클라우드 사업부장(상무)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관점 자체가 기존 벤더와 다르다"며, “IBM은 광범위한 관점에서 아직 열리지 않은 80%의 시장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IBM은 지난 4월 ‘클라우드 가라지 서비스(Cloud Garage Service)’를 시작했다. 각 기업에 컨설팅과 클라우드 프로토타입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클라우드 전환을 망설이는 기업에게 방향성을 지원하겠다는 의도라고 IBM은 밝혔다.

그 사례로, KT는 IBM 가라지 서비스를 통해 도커-컨테이너, 쿠버네티스(K8S) 등 클라우드 마이크로 서비스 기술을 도입, 클라우드 환경을 구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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