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생각하지마’ 듣는 순간, 코끼리만 생각나는 법이다. ‘탈(脫)오라클’이라고 하니, 탈출이 남는다. 하지만 오라클은 잠기는 섬이 아니다. 

성장하는 DBMS 시장 속 독보적 1위 오라클 DB 

글로벌 DBMS 시장은 성장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국내 DBMS 시장은 6653억 원 규모로, 연평균 2% 상승해 2021년이면 약 7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2016년 기준 오라클의 점유율은 약 58.1%으로, IBM(15.5), MS(13.7) 등이 약 30%, 티맥스(4) 등 국내 기업이 약 1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독보적인 1위 사업자다.

(사진=오라클)
(사진=오라클)

"오라클DB는 전부 교체하는 건가요?"

‘탈오라클’ 소문은 국내 대기업이 SAP로 간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부터다. 

지난 3월, SAP코리아는 현대차가 2026년까지 ERP를 ‘SAP S/4 HANA’로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는 오라클 DB를 떠난다는 뜻. ‘SAP S/4 HANA’는 오라클DB가 아닌, SAP의 DB만 사용할 수 있다. 2025년까지 SAP ERP R3의 유지관리 서비스 지원도 중단되기 때문에, 기업이 SAP의 ERP를 유지하려면 DB도 교체해야 한다.

이어 SK하이닉스, 한국수력원자력, CJ대한통운, 롯데알미늄, 야놀자 등 주요 기업도 ‘S/4 HANA’로 업그레이드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티맥스까지 나섰다. 티맥스는 자사 DB 제품인 ‘티베로’가 현대기아차 글로벌 IT 인프라에 도입된다고 밝혔다.

티맥스는 2009년부터 티베로를 현대기아차에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2011년 현대하이스코 등 타 계열사로 확산했다. 2013년 현대기아차의 표준 DB로, 2018년에는 티베로는 현대기아차 전체 시스템의 표준 DBMS로 선정됐다. 티베로는 2018년 기준으로 “현대기아차 내 약 320여 개의 업무시스템”에 적용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다르게 본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현대차의 미션크리티컬한 부분은 오라클 DB”라며, “안정성 측면에서 시장의 인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기업이 오라클 DB 대신 다른 기업을 옮긴다고 해서, ‘오라클 탈출’은 비약이라는 것. 제품 경쟁이 아닌, 대세 몰이로 시장을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였다.

오라클 관계자는 “지금 오라클이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다 보니 레거시 부분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며, “여전히 많은 고객이 오라클 DB를 사용 중”이라고 전했다.

클라우드가 DB 시장도 잠식한다고?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도 ‘탈오라클’ 소문을 보탰다.

빅스비 등 삼성 애플리케이션 내 인증 사업을 수행하는 삼성 어카운트는 기존의 상용DB를 AWS 클라우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AWS는 클라우드 DB 서비스인 ‘오로라’로, 오라클 DB를 사용 중인 기업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지난해 래리 앨리슨 오라클 CEO과 앤디 재시 AWS CEO는 각 사의 DB와 클라우드 사업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는 DB와 클라우드 점유율을 놓고 앤디 재시 AWS CEO와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사진=더버지)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는 DB와 클라우드 점유율을 놓고
앤디 재시 AWS CEO와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사진=더버지)

래리 엘리슨 회장은 오라클 오픈월드 컨퍼런스에서 AWS의 보안 문제를 비판했고, 이에 대응해 앤디 재시 AWS CEO는 오라클 DB를 사용하면 종속된다며 받아쳤다.

AWS와의 DB 시장 경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라클 관계자는 “지난 6월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세우며 PaaS 기반 클라우드 DB 서비스를 더욱 강화했다”며, “여기에 자율 관리·보안·복구 기능을 지원하는 자율 운영 DB 등으로 고객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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