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데이터센터 설치 여부는 곧 기업이 해당 국가에서의 비즈니스에 대한 의지다. 

AWS는 지난 2016년 국내 첫 데이터센터 서울 리전을 열었고, 지난 5월에는 세번째 가용영역(AZ)을 추가했다. 가용영역은 데이터센터로 구성된 클러스터로, 많을수록 빠른 속도와 안정성을 보장한다. 일본 도쿄 AWS 리전의 경우, 4개의 가용영역이 있다.

MS는 한국 클라우드 시장을 노려 서울과 부산에 각각 애저(Azure)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한국 내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2020년에는 구글도 데이터센터를 국내 설치한다.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별 점유율, 2018년 3월 기준 (자료=NIPA)

정부의 클라우드 활성화 정책,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애플리케이션의 마이크로 서비스 고도화에 따라 국내 시장 점유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 와중에 오라클이 ‘자율운영 데이터센터’라는 이름으로 클라우드 시장을 흔들고 있다.

지난 7월 오라클은 데이터센터인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서울 리전(이하 OCI 서울 리전)’을 개설하고, 본격적인 한국 클라우드 시장 고객 확보에 나선다고 밝혔다. 

오라클의 믿는 구석…’자율운영’을 앞세운 2세대 클라우드 전략은?

오라클이 ‘OCI 서울 리전’을 ‘2세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라고 내세운다. 1세대 데이터센터는 기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의 소프트웨어를 서버에 직접 설치하는 방식의 온프레미스 기반 클라우드 시스템이다.

오라클은 이같은 방식이 대규모 인프라를 구성하는 엔터프라이즈로서는 클라우드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한계였다는 것. 이를 ‘자율운영’ 시스템을 통해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을 지원하겠다는 게 오라클의 믿는 구석이다.

오라클에 따르면,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이 기업으로 하여금 기존의 보유 데이터와 함께 급증할 데이터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으리라 예측한다. 

자율운영 기능은 ▲ 자율 관리(Self-Driving) ▲ 자율 보안(Self-Securing) ▲ 자율 복구(Self-Repairning) 등 세 가지로 구성되는데, 이는 ‘데이터 엣지’ 즉 기업이 실질적으로 데이터 접촉성을 높이는 데 주목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금융 · 산업 · 제조 등 클라우드 도입을 망설이는 기업에 데이터를 활용케 하되, 그 처리는 오라클 데이터센터가 해주겠다는 것이다.

오라클의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는 자율 관리(Self-Driving), 자율 보안(Self-Securing), 자율 복구(Self-Repairning) 등 세 가지로 구성된다 (사진=오라클)

금융, 공공, 전자 계약 등 오라클의 해외 진출 사례 국내 전략 보여

해외 사례를 보면 오라클의 전략이 더 오롯이 드러난다. 

아시아 13개국에서 쓰고 있는 홍콩의 아시아페이(AsiaPay)는 오라클의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다. 여러 국가에 걸친 은행과 수많은 결제수단, 소규모 사업체에 이르기까지 관리해야 하는 아시아페이 입장에서는 데이터는 ‘양날의 검’이다. 잘 쓰면 이득이지만, 섣불리 해석했다가는 영업 손실로 곧장 연결된다. 

리앙 지공(Liang Zhicong) 아시아페이 시니어 IT 매니저는 “결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것은 결국 증가하는 여러 결제 수단과 채널, 경험을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이를 위해서는 심화된 데이터 분석과 시장 변화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기업은 데이터센터를 단순히 저장공간을 넘어, 데이터 분석까지 역할을 요구한다는 의미다. 

아시아페이는 데이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라클 자율운영 시스템을 택했다. 아시아 페이 측은 ‘자율 관리’ 기능을 통해 데이터베이스 패칭, 튜닝, 인덱싱 등과 같은 데이터 업무를 오라클로부터 지원받고, 데이터를 암호화해 클라우드로 오라클 센터에 저장하고 있다. 

이는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일본의 이커머스 기업인 베리트랜스(VeriTrans)는 결제 방식 확대에 따라 POS 시스템에 멀티 솔루션을 제공하고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오라클을 도입한다. 

기업이 데이터 활용도 높이는 데 집중하도록 지원해

오라클은 공공 부문 시장에도 진출 의욕을 드러낸다. 오라클은 도시 행정 및 사회 복지 애플리케이션를 개발하는 IT 기업인 광동 종카이 위즈돔 SW에도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루 페이페이(Lu Peifei) 광둥 종카이 위즈덤 정부 소프트웨어 회장 겸 CEO는 “기존 데이터 관리에는 지나치게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별건의 보고 업무에만 두 세 명의 직원이 몇 주간 수동으로 구축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자율운영 시스템을 통해) 우리의 고객이 직접 데이터를 확인하고, 관리자는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을 내려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전자 계약 데이터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아태기업들의 관심사다. 

린 카이후이(Lin Kaihui) 선전 파다다 인터넷 테크놀로지 공동창업자 겸 사장은 “(전자) 누적 계약은 20억 건, 서명은 100억 건에 달한다”며, “보유한 데이터의 가치를 연구하고 이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기업군에서는 TV상거래업체인 SK스토아가 오라클 자율운영을 통해 고객의 행동로그를 통합 모니터링하고 실시간 분석함으로써 실제 고객의 이용 행태를 반영한 마케팅과 서비스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진덕원 SK스토아 기획팀 매니저는 “온라인/오프라인 소매환경이 더욱 복잡해짐에 따라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비즈니스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밝히기도 했다.

오라클, 적도 동지도 없다...클라우드 시장 흔들 수 있을까?

오라클은 내년 중 두번째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설립한다. 클라우드 보안 인증 등 국내 사업을 위한 공공 인증 절차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 오라클은 MS와 클라우드 상호운용성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제 자사의 데이터센터는 물론 MS 애저를 쓰는 기업도 ‘자율운영’을 쓸 수 있게끔 했다.

크리스 첼리아 오라클 아태지역 그룹 부사장 겸 테크 클라우드 플랫폼 총괄 아키텍트는 “진정한 해답은 데이터에 있다”며, “규모와 상관없이, 전 산업군에 걸쳐 기업들이 데이터와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의 힘을 인식하면서 오라클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의 급속한 도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라클의 공격적 행보에 클라우드 격전 시즌2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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