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자들의 금융서비스 이용 패턴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은행에 직접 들르는 대신 모바일뱅킹 앱을 이용한다든지, 대면 결제시 디지털결제를 활용해 신용카드 등의 간접 접촉을 피하는 식이다.
28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은행권의 모바일뱅킹 앱과 핀테크 업체의 간편송금 앱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달 8일부터 이달 23일 사이 비대면 금융거래 특화 서비스인 '오픈뱅킹'의 신규 가입자 수가 급증했다. 지난 23일 기준 가입자수가 2060만명에 달하면서 약 60여일 만에 72% 가량이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등록 계좌 수도 2222만개에서 3586만개로 확대됐다.
모 시중은행의 모바일뱅킹 앱 사용량(계좌개설·조회·이체 등)도 이 시기 급격히 늘었다.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모바일뱅킹 사용량이 1247만9686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075만9577건)와 비교해 16%의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은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이 변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확진자 수가 날마다 수백명 단위로 늘면서 개별 동선 파악이 어려워지자 현재 산업계 곳곳에서는 재택근무를 권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출 자체를 자제하는 이들이 많아짐에 따라 금융소비도 '대면 금융'에서 '비대면 금융(디지털 금융)' 양상으로 바뀐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대응해 본점을 폐쇄하거나 사업장 근무 인력을 최소화하면서 은행 차원에서도 대체 영업점을 안내하거나 비대면 금융을 제안하고 있다"면서 "시기가 시기인지라 주요 내방 고객들 중에서도 모바일 전환을 시도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뀐 것은 금융거래 뿐만이 아니다. 비대면 서비스가 득세하면서 결제 방식도 영향을 받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실물 신용카드의 위생을 우려하며 간편결제 앱 사용을 생활화하자는 취지의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매장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려면 계산원과 소비자가 카드를 주고 받아야 하는데 서로 찝찝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는 걱정이 대부분이다.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는 주장도 최근 나왔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컬럼비아 대학병원 산하 뉴욕장로병원의 임상 미생물학자인 수전 휘티어 박사는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를 통해 "신용카드가 호흡기 바이러스의 전파 매개체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누군가 기침을 하고 자신의 신용카드를 건넨다면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를 핀테크 업계의 호황으로 보는 데는 전문가들 사이에 별 이견이 없다. 전통 금융업권을 지탱하는 가장 큰 축인 '대면서비스'가 정체에 맞닥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핀테크 업체의 앱을 통한 간편결제와 송금 서비스는 첫 시작이 어려울 뿐 한 번 적응하면 편리와 효율을 알기 때문에 사람들이 정착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 경우 비대면 서비스 특화업체들에겐 수요층을 넓힐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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