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진행한 2019년 지급수단 및 모바일 금융 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는 비율이 세대별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출처: 한국은행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금융위원회가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활용에 어려움이 있는 고령층 소비자들을 위한 '디지털 금융환경 조성 가이드라인'을 연말까지 마련한다.

14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고령층 친화적 디지털 금융환경 조성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사업을 진행한다고 공고했다. 이 사업은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다.

스마트폰 등을 통한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에 소외되기 쉬운 고령층 소비자들이 쉽게 디지털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금융환경을 조성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가이드라인은 금융회사들을 위한 것으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개발, 운영할 때 고령층 소비자를 위해 참고해야 할 사항을 담게 된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은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다양한 금융 웹서비스,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금융회사 창구를 방문하지 않아서 스마트폰 앱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지점과 현장 직원들을 점차 줄이고 있는 추세다. 더구나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면서 디지털 금융이 더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IT서비스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소비자들은 디지털 금융 서비스 사용이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1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19년 지급수단 및 모바일 금융 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세대별로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활용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조사대상 2650명 중 최근 3개월 내에 은행 모바일 뱅킹을 이용했다는 응답자가 57.1%였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세대별로 보면 30대 모바일 뱅킹 이용자는 87%, 40대 이용자는 67.2%였던 반면 60대 이용자는 32.2%, 70대 이상 이용자는 8.9%에 그쳤다. 30대는 모바일 뱅킹을 대부분 이용하지만 70대 이상은 대부분 이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간편결제 서비스 통계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줬다. 한은에 따르면 20대 간편결제 이용자는 52%, 30대는 49%로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60대 간편결제 이용자는 10.3%, 70대 이상은 0.9%에 불과했다.

간편송금 서비스 역시 조사대상 중 20대는 53.5%가 이용했다고 응답했지만 60대는 7.2%, 70대는 1.1%만 간편송금을 이용했다.

금융권의 디지털 금융 서비스는 앞으로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며 그에 따른 고령층의 어려움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한은은 “70대 이상의 고령층은 현금 및 대면거래에 대한 의존도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특성을 보이고 있다”며 “현금을 주로 사용하는 고령층 등 금융소외 계층을 위해 지급결제산업 참가자들의 공동 노력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과업지시서에 따르면 금융위는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 관련 요구 사항을 종합적으로 확인, 분석할 계획이다. 또 주요 선진국의 고령층 대상 디지털금융 관련 정책 및 규제 현황과 주요 금융회사의 디지털 환경설계 사례를 조사하고 시사점을 분석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위는 ‘고령층 친화적 디지털 금융환경 가이드라인(가칭)’를 마련한다. 가이드라인은 디지털 금융 환경을 조성할 때 금융회사들이 준수해야 할 기본 지침을 제시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가이드라인(안)을 테스트베드 형식으로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시범 적용해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금융위 관계자는 "테스트베드 적용은 결정된 것은 아니다"며 "연구 결과를 보고 테스트베드를 해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말을 아꼈다.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시범적용이 이뤄질 경우 금융위는 그 과정에서 제기된 사안, 의견도 최종 가이드라인에 반영할 방침이다.

금융위 일정을 보면 올해 연말까지 최종 가이드라인이 나오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회사들은 내년 이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디지털 금융 서비스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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