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된 핀테크 업체들의 혁신금융 서비스(이하 혁신 서비스)가 수면위로 속속 떠오르고 있다. 오픈뱅킹 전면 시행 등으로 점차 거세지고 있는 핀테크 열풍을 혁신 서비스가 이어갈지 주목된다.

혁신 서비스란 기존 서비스와 견줄 때 차별성과 시장성을 갖췄다고 금융위원회가 인정한 업무다. 선정되면 현행 금융규제 적용을 최대 4년까지 피할 수 있다. 지난해 4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인 일명 '금융규제 샌드박스(규제를 풀어 혁신서비스의 시범운영을 허가하는 제도)'가 시행된 후 금융위는 최근까지 12차례에 걸쳐 총 86건의 혁신서비스를 지정했다. 금융위는 이달 말까지 누적 100건의 지정을 마치겠다는 방침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받은 핀테크 업체들의 혁신 서비스 다수가 올해 출격을 앞두고 있다.

먼저 돈 관리 앱인 뱅크샐러드로 알려진 레이니스트가 이르면 7월 중 '개인 맞춤형 예·적금 포트폴리오 추천 서비스'를 내놓는다. 이는 고객의 수입과 지출 현황에서 빅데이터를 통해 유휴자금을 가려낸 뒤 그 안에서 이자수익을 극대화하는 예·적금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도록 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다.

금융위의 특례 조치가 서비스 출시를 뒷받침했다. 레이니스트에 마케팅 목적으로 금융실명법상 금융거래정보 제공에 대한 포괄 동의와 포괄 통보를 허용한 것. 정보 제공 때마다 개인의 건별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이 서비스에서는 일괄 획득이 가능하다.

레이니스트 관계자는 "시중은행과의 협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당초 출시일로 알렸던 3월은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현재 전산 개발 등의 채비는 마쳤고 우리은행 등 복수 금융사와의 협업을 진행해 오는 3분기에 앱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IT기업 4차혁명은 핀테크로 주택가치를 매기는 서비스를 4월 선뵌다. 이 서비스는 은행업감독업무세칙상 은행의 아파트 담보대출 업무 시 'AI알고리즘 방식'을 통해 담보가격을 산정할 수 있도록 특례를 적용받았다. 객관적 데이터 분석자료에 기반을 둔 실시산 시세 산정으로 부동산 가격 투명성을 높이고 주택담보심사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평가다.

B2B 핀테크 업체인 트루테크놀로지스의 증권대차거래 업무자동화 서비스도 같은 달 출시가 예정돼 있다. 이 서비스는 자본시장법령상 증권의 대차거래와 중개 등을 하려면 금융투자업 인가를 거쳐야 하지만, 특례 조치로 인가 없이도 중개업무 영위가 가능해졌다. 

소액 해외송금 업체인 한패스도 10월로 새로운 해외송금 중개서비스 출시 시기를 확정했다. 소액송금업자가 자신의 해외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국내 영세 소액송금업자의 해외송금을 중개하는 서비스다. 한패스는 외국환거래법령상 명시된 소액해외송금업자의 업무에서 벗어나 '송금 중개업'도 수행할 수 있도록 특례를 받았다. 

이런 혁신 서비스에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핀테크 업계다. 전체 혁신 서비스 가운데 핀테크 업체가 65%의 비중을 차지한다. 두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카드업계(19%)와도 크게 차이난다. 

이를 두고 금융위 금융규제 샌드박스팀 관계자는 "영국 등 해외사례를 봐도 핀테크 업계가 수년간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전통 금융권을 자극해오지 않았느냐"며 "우리나라는 지금 민간 핀테크 업계의 활약이 대두되는 시기다. 당장 은행사 등의 참여도가 미진해 아쉽지만 예년보다 핀테크사와 기존 금융사 간의 협력이 늘고 있는 점은 낙관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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