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보안 우려 커지는데... 올해 보안 예산 '확' 줄인 금융당국
핀테크 보안 우려 커지는데... 올해 보안 예산 '확' 줄인 금융당국
  • 신민경 기자
  • 승인 2020.01.2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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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예산 전년比 2배 늘었지만...보안 예산은 29% 깎여
활성화 걸림돌인 소비자 '보안 우려' 반영 안 해
학계 "정책의지 미흡하면서 신뢰만 강요하는 꼴"
금융위 "큰 일 넘긴 오픈뱅킹, 보안 수요 줄고 있어 삭감 불가피"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금융당국이 올해 핀테크 지원 예산을 대폭 늘렸지만, 보안 예산은 줄여 일부 논란이 일고 있다. 핀테크 활성화와 비례해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 아쉬운 예산 편성이라는 지적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핀테크 지원사업 예산으로 198억6800만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전년 지원금(101억3000만원)의 2배 규모다. 신규 사업으로 ▲일자리 매칭(2억원) ▲금융클라우드(34억4000만원) ▲전문인력 양성(14억4000만원) 등에 50억원 가량이 새로 편성됐다. 테스트베드 운영과 맞춤형 성장지원프로그램 등 기존 사업들의 예산도 적게는 16억원대, 많게는 96억원대까지 증액됐다.

금융위원회.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 (사진=연합뉴스)

반면 올해 보안지원 예산은 전년보다 29% 가량 깎인 7억300만원이다. 지난해 금융위는 오픈뱅킹의 시장 안착과 핀테크 기업의 보안 수준 강화를 위해 추가경정 예산 9억8500만원을 수혈한 바 있다. 비용은 혁신금융 서비스와 오픈뱅킹 등에 참여한 각 중소기업의 보안·서비스취약 점검비용 75%를 대주는 데 쓰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핀테크 활성화와 함께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월 금융위가 발표한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200여명 중 73%가 금융회사가 소비자 보호에 책임을 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금융당국의 보호 노력이 소홀하단 의견의 응답자도 44%였다.

(자료=핀테크지원센터)

보안 예산 축소는 안정적인 결제 인프라 운영을 강조해 온 금융당국의 주장과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8일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을 알리면서 "지금까지 지급결제 분야의 고속도로 구축에 매진했다면 이젠 안전한 운영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철저한 안전과 보안이 전제돼야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단 점을 유념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도 지난 16일 열린 핀테크 정책설명회에서 "신뢰와 안전을 기반에 두지 않은 혁신은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질책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기존 서비스의 보안 점검은 등한시하면서 새 사업 투자에 힘을 쏟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정부는 예산 계획에 보안 부문을 분류해 놓지도 않은 채 늑장 추경으로 확보했고 올해엔 항목화는 했지만 예산을 크게 줄였다"면서 "금융보안에 대한 정책의지가 미흡한데도 신뢰를 강요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18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송천 KAIST 경영대학 명예교수도 "과거에도 우리가 보안을 등지고 혁신에만 열을 올려 디도스 공격, 개인정보 탈취 등의 아픈 경험을 겪었다"며 "오픈뱅킹 서비스는 올해에도 확대 개편될 텐데 각기 기업들의 보안 점검 항목을 세분화하고 빈도도 늘리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했다. 재정여건 등의 이유로 전통 금융권의 보안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핀테크업체들을 독려하기 위해선 해마다 보안에 할당하는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게 문 교수의 설명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금융위는 "업체들의 보안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예산 감축"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금융위 혁신금융과 관계자는 "지난해 뒤늦게 보안 점검을 시행하게 돼 추경 예산인 9억8500만원도 오는 1월까지 끌어와 집행하게 됐다"면서 "금융위에선 보안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지만 보안 점검을 요청하는 오픈뱅킹 사업자 수가 감소세라 국회에서 예산 삭감을 결정한 듯하다"고 했다. 

예산 집행을 보조하는 한국핀테크지원센터의 정유신 이사장도 해당 삭감분의 대부분은 지난해 오픈뱅킹 출범을 즈음해 중소업체들에 지원한 보안점검 비용이란 입장이다. 정 이사장은 "지난해 추경으로 들였던 예산이 수요에 비해 과했던 부분이 있었다"면서 "줄어든 3억원 가량은 초기에 들인 오픈뱅킹 보안지원금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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