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1라운드' 승자는?... 은행 우세 속 핀테크 업계 '절치부심'
'오픈뱅킹 1라운드' 승자는?... 은행 우세 속 핀테크 업계 '절치부심'
  • 신민경 기자
  • 승인 2020.01.2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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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시행 뒤 은행권 오픈뱅킹 규모 3배 늘어
농협·국민·신한은 이용자 수 급증... 토스 등은 하락
전문가들 "시중은행 저력 확인" vs "일시적 현상일 뿐"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은행권이 예상을 깨고 오픈뱅킹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지난해 말 오픈뱅킹 서비스가 전면 시행될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핀테크 업계의 우세를 점쳤었다. 초반 판세가 당초 예상과 달리 형성되면서 전문가들의 의견도 "시중은행의 저력이 확인됐다"는 측과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는 측으로 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핀테크 업체들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어 은행권의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21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오픈뱅킹 전면 시행 이후 은행권의 오픈뱅킹 이용 규모는 시범운영 기간(지난해 10월30일~12월17일)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시범운영 때 317만명에 머물던 가입자 수가 이달 8일 기준 1197만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핀테크 업계의 오픈뱅킹 이용규모는 은행권의 시범운영 초기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오픈뱅킹 서비스가 전면 시행된 이후 주요 시중은행이 자사의 차별화된 오픈뱅킹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지난달 20일 KB국민은행이 공개한 방탄소년단의 'KB스타뱅킹' 광고. (이미지=KB국민은행)

 

특히 모바일 빅데이터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뱅킹 앱 7개를 대상으로 사용자 수를 조사한 결과,  KB국민·NH농협·신한은행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NH농협은행의 모바일뱅킹 앱인 'NH스마트뱅킹'의 사용자 수는 지난해 10월 572만명에서 12월 628만명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신한 쏠(SOL)'도 사용자 수가 10월 526만명에서 12월 570만명으로 늘었다.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도 12월 사용자 수가 659만명으로 10월 602만명에 비해 10%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10~12월 동안의 7개 뱅킹앱 사용자 수(MAU) 집계. (자료=아이지에이웍스)

반면 국내 간편송금시장 1위인 토스의 사용자 수는 하락세를 띠었다. 지난해 10월 827만명에서 11월 851만명으로 반등했다가 12월 들어 843만명으로 감소했다. 20대 미만 사용자의 이탈이 주된 요인이다. 지난 10월 기준 69만명에 달하던 청소년 이용자 수는 12월 66만명을 밑돌았다. 

이는 오픈뱅킹 출범 당시 핀테크 업계가 초반 승기를 잡을 것'이란 관측이 시장에 팽배했던 것과 정반대 결과다. 은행권에서도 놀란 분위기다. 앞서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핀테크 업체의 금융 진출 등 위협 요인에 대응하려면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편리함으로 승부하는 핀테크 업체들에게 전유물로 여기던 '고객 데이터'까지 넘기게 된 시중은행들로선 경쟁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시증은행 관계자는 "유튜브와 TV 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자사 오픈뱅킹을 알리고 각 은행앱에 다양한 프리미엄 금융서비스를 유치한 점이 소비자 마음을 움직인 듯하다"고 진단했다. 

핀테크 업계도 이 점은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한 간편송금업체 관계자는 "우리도 지난달 오픈뱅킹에 가세했지만 기존에도 간편송금·결제와 타행이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로선 별 감흥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핀테크 업계 수준의 편리 서비스를 새로 구축한 은행권과 우리 간 유입률 차이가 있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은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소공동의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식을 열었다. (사진=신민경 기자)

 

이처럼 은행권이 핀테크 업체들의 침투를 선방하면서 향후 판세를 둘러싼 전문가들의 해석도 나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뢰를 담보한 전통 금융권이 핀테크 수준의 서비스를 갖춘다면 핀테크 업계의 소비자의 이탈은 가속화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문송천 KAIST 경영대학 교수는 "핀테크 업체들은 대개 보안에 큰 돈을 들이지 못하는 벤처와 중소기업이다"면서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유사기능을 제공한다면 장기적으로 핀테크 소비자가 대거 은행권으로 옮겨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토스의 사용자 감소세는 오픈뱅킹과 맞물린 일시적 현상으로 은행권의 청신호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젊은층을 압도하는 핀테크 업계와 우량고객인 3040세대를 붙잡는 시중은행권으로 양분된 시장을 재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한재준 인하대 금융투자학과 교수는 "당장은 주거래 은행들이 오픈뱅킹에서 강세를 보이겠지만 문제는 핀테크 업체들로 인해 '주거래은행'의 개념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데 있다"면서 "(핀테크업체들이) 오픈 API를 활용해 보수적 은행권이 손을 못대는 재무설계 등의 세분화된 금융서비스를 선뵐 때 양자 간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뱅킹 도입으로 금융권의 탈경계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소비자들은 접근성과 편리성 등에 따라 여러 앱을 겸하거나 잦은 이동을 하는 등 똑똑한 금융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은행권과 핀테크 업체는 고객을 '뺏고 뺏기는' 경쟁 구도에 있다기보다 고객을 '공유하는' 협업 관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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