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아세안 국가를 아우르는 '핀테크 로드' 개척의 전초기지가 될 핀테크 랩이 올해 5곳 이상 설치된다. 핀테크 랩은 금융회사가 자금과 정보가 부족한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만드는 곳이다. 현지 글로벌 엑셀러레이터와 연계해 핀테크 업체들에 공간을 주고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공유해 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시중은행들로부터 해외 핀테크 랩 개소와 관련한 신청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금융위가 발표한 '핀테크 스케일업 추진전략'에 따른 조치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어 실제 착수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유력해 보인다. 

금융위는 올해 안으로 아세안 국가에 5개 이상의 핀테크 랩을 설치해 일명 'K파이낸스(한류금융)'를 뿌리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핀테크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신한 퓨처스랩 행사에 참석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금융위 관계자는 "수요조사를 진행 중이나 코로나19 사태로  당장은 계획안을 내놓는 기업은 없는 상태"라면서도 "통상 하반기에 계획이 구체화되므로 은행사 2곳의 진출 수요도 그쯤 확인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금융회사가 해외에 세운 핀테크 랩은 3개다. 첫 사례는 신한금융이 만들었다. 지난 2016년 말 출범시킨 '신한 퓨처스랩 베트남'은 우리 핀테크업체 8곳의 성장을 돕고 있다.

그 뒤로 지난해 9월 신한금융은 베트남 호치민에 '신한퓨처스랩 인도네시아'를 세워 우리나라와 현지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그 다음 달인 10월엔 우리금융이 나서 '디노랩 베트남'을 개소했다.

핀테크 랩 확대(왼쪽)과 핀테크 도입지수(오른쪽). (자료=금융위원회)

최근 해외로 눈을 돌리는 핀테크 업체들이 늘고 있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 등 신흥국을 눈여겨보고 있다. 도시화가 덜 돼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세한 핀테크 업체 입장에서는 진출 수요가 있어도 시장조사 역량과 관련 정보가 부족해 실천에 옮기진 못했다. 향후 핀테크 랩 확장으로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해외 활약 사례가 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국제 핀테크 박람회인 '코리아 핀테크 위크'도 스타트업들의 해외 판로개척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올 5월 28일부터 양일 동안 열리는 이번 행사에선 예년와 달리 해외 진출과 투자를 위한 특별 세션이 포함될 예정이다.

핀테크 지원사업 예산. (자료=한국핀테크지원센터)

박람회와 현지 조사 등과 관련해 해외 진출 부문 예산도 큰 폭으로 인상됐다. 지난달 금융위가 발표한 예산 집행 계획에 따르면 아이디어 공모전과 코리아 핀테크 위크 등의 진행 비용에만 17억4300만원이 배정됐다. 전년의 2배 수준이다. 해외 진출 지원 부문 예산도 10억3000만원으로 편성됐다. 지난해 예산보다 1억5000만원 가량이 증액됐다. 국제동향 조사·연구비다.

핀테크 업계도 소규모 핀테크 업체들의 해외 진출에 대한 정부 지원을 반기는 분위기다. 핀테크산업협회 관계자는 "비대면화가 전통 금융권의 일자리를 감소시키기 때문인지 핀테크 업체에 대한 다른 금융업권들의 견제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면서 "아직 덜 성장한 신남방 국가에서 현대 인프라 구축 사업을 하는 '우회전략'이 최근 들어 장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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