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속에서 핀테크 업계가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원격업무가 가능한 부서에 한해 교대 재택근무를 도입하거나 전직원의 택시 사용을 권장하고 비용을 대주는 등 발빠른 조치를 펴고 있다.
이런 경향은 최근 금융위원회가 "금융사가 업무연속성을 유지하도록 '망분리 규제'를 한시적으로 풀어두겠다"고 밝히면서 뚜렷해졌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비상상황이 발생해도 금융 서비스를 끊김 없이 제공토록 하기 위한 조치다. 망분리란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통신회선을 업무용(내부망)과 인터넷용(외부망)으로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현행법 상 전자금융업자는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른 망 분리 규정을 의무적으로 적용받게 돼 있다.
그간 핀테크 업계는 비용 부담과 업무 비효율을 이유로 망분리 정책을 반대해 왔다. 기술력이 발전했기 때문에 회사 안팎의 PC를 나누지 않아도 보안을 유지할 수 있단 입장이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도 지난 2일 입장문을 내고 "현재의 망 분리 정책의 개선은 기존 금융사와 전자금융사 모두 바라고 있는 사안이다. 이번을 계기로 핀테크산업에 활력에 돌기를 기대한다"면서 금융당국의 지침을 반겼다.
망분리 부담을 덜게 된 핀테크 업계는 속속 원격근무 시행에 나서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데일리금융그룹의 자산관리 앱인 '브로콜리'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원격근무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백인호 브로콜리 부사장은 "핀테크산업협회를 통해 망분리 비조치 공지를 전달 받고 원격근무 환경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많은 인력이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일하도록 할 것이며 테스트가 마무리되면 이번 주나 다음 주에 도입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NHN의 간편결제서비스인 페이코는 본사 지침에 따라 전 직원이 원격근무를 선다. 기간은 지난 27일부터 오는 6일까지다. 원격업무는 클라우드와 다자간 화상회의 기능이 있는 협업플랫폼 '토스트 워크 플레이스'를 통해 진행된다. 페이코 관계자는 "재택 기간 중 출근 인력은 전 직원의 10% 수준"이라면서 "향후 코로나 진행 상황에 따라 재택 조치가 연장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의 합작사인 핀크도 대구·경북 지역에 다녀온 직원들 등 일부 직원들에 한해 원격근무를 하도록 조치했다. 핀크 관계자는 "회사 자체적으로 코로나 위험수준을 4단계로 나눠 단계별 재택근무자 범위를 지정하고 있다"며 "재택근무 시 발생 가능한 보안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회사 차원에서 철저히 관리 중이다"고 말했다.
B2B 핀테크 업체 웹케시도 금융위의 망분리 완화 조치에 따라 VPN을 통한 원격근무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웹케시 관계자는 "임산부와 10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직원들을 우선으로 재택근무 신청을 받고 있다. 취합이 되는 대로 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는 오는 6일까지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확산 추이를 지켜본 뒤 일정을 연장할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경우 자율 재택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출퇴근 수단으로 택시를 권장 중이며 모든 임직원의 택시비용을 회사가 부담하기로 했다.
인터넷 전문은행들도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등 대처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판교 사무소의 지원부서에 한해 원격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단 고객센터인 서울 사무소의 경우 전산팀 등 물리적인 출근이 불가피한 부서들은 예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재택 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고 상황에 따라 조금씩 연장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서울 사무소 직원들은 동선이 겹치지 않게 교대로 재택근무를 서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도 자율 재택근무제를 운영 중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임산부 등 재택이 필요한 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집에서 근무하게 하고 있다"면서 "정상 근무하는 직원들의 경우 사무실 내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매일 3번씩 체온을 재는 등 엄격한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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