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街에 부는 '주주 친화' 바람…주총 앞두고 '전자투표' 도입 확산
유통街에 부는 '주주 친화' 바람…주총 앞두고 '전자투표' 도입 확산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9.03.1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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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선 "소액주주 권리 신장-회사 실적 향상 기대" 평가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CJ그룹 등 유통업계가 주주총회 전자투표제 활성화에 앞장서는 모양새다. 각 사는 전자투표제를 새로 도입하거나 기존 제도를 주요 계열사에 확대 적용하는 등 주주친화정책 강화에 나섰다. 이를 두고 학계는 비대면 소통 활성화로 인한 소액주주 권리 신장과 회사의 실적 향상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자투표제는 소액주주 의결권 행사를 독려하고 정족수 미달로 인한 주총 무산을 막기 위해 지난 2010년 도입된 온라인투표 제도다. 주주가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전자투표시스템에 접속,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성격이 짙다. 이때문인지 전자투표제는 섀도보팅 폐지 이후로 주총의 내실화를 도모할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섀도보팅은 의결권 대리행사제도다. 주주들의 주총 불참율이 높아 상법상 정족수 확보에 곤란을 겪는 기업들이 대거 채택했다. 하지만 줄곧 주총 무용화의 원인으로 지목돼 지난 2017년 12월 말 폐지됐다. 

CJ그룹이 CJ푸드빌 매각설을 반박했다. ⓒ신민경 기자
(사진=신민경 기자)

이에 따라 롯데와 신세계, CJ 등 유통업계가 주총의 전자화 호름에 편승하고 있다. 주주구성 다각화와 소액주주의 권익보호 차원에서다.

롯데는 지난 2016년 3월 자사 계열사인 롯데하이마트의 주총에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호텔롯데의 상장을 앞두고 기존 계열사들의 주주권익을 보호하는 제도 장치를 마련해두기 위해서다. 

도입 당시 롯데 관계자는 "소액주주의 의결권 보장에 필수적인 제도인 만큼 다른 계열사들도 점차 도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여타 계열사들의 별 다른 진전은 없다. 롯데하이마트 외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곳은 롯데정보통신의 자회사인 현대정보기술뿐이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계열사 별로 해당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신세계는 올해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키로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주총에 참석 불가했던 주주들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그룹의 상장사 7곳(신세계·신세계인터내셔날·이마트·신세계푸드·신세계건설·신세계아이앤씨·광주신세계) 모두에 제도를 적용한다. 투표 기간은 주총 당일 10일 전부터 10일간으로, 신세계와 이마트 주주는 이날부터 참여 가능하다. 나머지 회사들은 회사별로 3~9일부터 참여 가능하다.

CJ의 경우 지난해 제한적으로 도입했던 전자투표제를 올해부턴 보다 많은 계열사에 도입키로 했다. 기존 CJ대한통운과 CJ씨푸드에서 올해에는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 CJCGV 등 주요 계열사 중심으로 확대 적용한 것. 이로써 CJ의 그룹 상장사 9곳 가운데 5곳의 주주들은 주총 전일까지 10일간 한국예탁결제원에서 투표할 수 있게 됐다.

CJ는 상장사 9곳의 주총을 오는 25일과 26일, 27일, 29일 등 4일에 걸쳐 분산해 열 예정이다. 

곧 상장사들의 슈퍼주총데이가 일제히 열린다. 3월 셋째주와 넷째주에 주총 일정이 대거 몰려 있다. 수만명을 웃도는 주주들이 한 데 모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주주들만 참여한 각 사 주총에서 도출된 의사가 회사경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도 미지수다. 반면 전자투표 도입이 활성화될 경우 여러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도 효율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총의 전자화는 곧 회사의 사회적 책임감을 높이고 정당한 경영평가를 가능케 한다는 게 학계 중론이다.

서성호 조선대 경영학부 교수는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주총이 현장 회의체적 성격을 띠는 게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서 교수는 "현장 주총의 본래 의미는 의결을 통해 기업 전략과 비전을 논하는 것인데, 이는 대기업엔 한계적으로 작용한다"면서 "오히려 최근엔 비대면 소통의 편리와 중요성이 강화돼 주총의 전자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고 했다. 서 교수는 "지분율이 적은 대주주가 실질적 의사결정을 해왔기에 소액주주들 또한 증권의 차액과 투자 등에만 관심을 보여왔다"면서 "전자투표로 주총을 활성화한다면 소액주주들의 적극 발언이 회사경영의 진일보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총에 대한 주주의 접근 용이는 곧 회사의 실적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성엽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기관투자가들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의결권행사를 강화하고 있고 개인주주들 역시 전자투표 덕에 회사경영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요식성이 강한 주총이 전자화를 통해 개방되면 회사의 정보공시도 활발해져 궁극엔 회사 실적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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