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업 활동의 일면을 공개하곤 한다. 잦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 덕에 현재 팔로워 수는 18만4000명이고 게시글마다 100개를 웃도는 댓글이 달린다. 최근 5일 동안 정 부회장은 프랑스 파리에서의 근황 사진들을 주로 올렸다. 

사진들에 나온 단서들의 취합을 통해 짐작할 때 그는 파리 시내 고급 백화점인 봉 마르셰에 들렀고 피에르 상의 개인 식당에도 방문했다. 미슐랭 3스타를 받은 알레노 파리 오 파빌리옹 르드와양에서 식사를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인스타그램 게시는 개인의 영역이기에 회사와 사전 협의는 전혀 없으며 회사 또한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을 보고 일정과 동선을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지난 27일(한국시간) 정 부회장은 먼저 바디프랜드의 한 안마의자에 앉아 찍은 사진을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정 부회장이 체험한 안마의자 제품은 람보르기니 LBF-750모델이다. 취재결과 해당 제품의 가격은 2970만원이며 현재 할인된 가격으로 각 지점에서 247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 부회장이 방문한 곳은 파리의 고급 백화점인 '봉 마르셰(Bon Marché)' 내 위치한 바디프랜드 팝업스토어다. 앞선 1일 바디프랜드는 오는 5월부터 프랑스 파리에 20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백화점 내 바디프랜드 매장은 공식 개장에 앞서 두 달간 운영되는 임시 매장이다. 정 부회장의 바디프랜드 매장 깜짝 방문이 계획된 일정인지에 관해서는 미지수다. 신세계그룹과 바디프랜드 양사 모두 정 부회장 측으로부터 '바디프랜드 매장 방문 소식'을 사전에 전해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서는 봉 마르셰의 별도 식품관인 '라 그랑드 에피세리(La grande epicerie)'에 들린 듯하다. 지난 28일 정 부회장은 식품관 내 대거 진열돼 있는 광천수 제품들 앞에서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물과 나"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이곳에서 정 부회장은 프랑스의 와트윌러와 비텔, 이탈리아의 산 베네데토 등 세계의 고급 물 브랜드가 놓여 있는 생수 매대를 둘러본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저녁엔 피에르 상 온 감베(Pierre Sang on Gambey) 식당을 찾았다. 피에르 상은 한국계 프랑스인 요리사다. 지난 2011년 세계적인 요리 경연프로그램인 '톱셰프 프랑스 시즌2'에서 최후의 3인에 올랐다. 피에르 상은 파리에 식당 3곳(인 오베르캄프, 온 감베, 시그니처)을 뒀는데, 이 가운데 정 부회장이 방문한 식당은 '피에르 상 온 감베'인 것으로 읽힌다. 지난 2일에 '온 감베'가 적힌 메뉴판을 뒤로 한 채 샴페인 '돔페리뇽 P2'를 들고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피에르 상을 함께 태그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28일엔 인스타그램에 피에르 상 옆에서 요리를 돕는 사진을 올리며 '주방에 투임됨'이란 문구를 추가하기도 했다.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 부회장은 또 미슐랭 3스타를 받은 레스토랑 '알레노 파리 오 파빌리옹 르드와양(Alléno Paris au Pavillon Ledoyen)에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8일 인스타그램에 이 레스토랑의 이름과 외형이 표기된 메모지를 게시했다가 삭제한 바 있다. 당시 정 부회장은 5W1H(what, why, where, who, when, how, (to whom))과 서명, 날짜가 적힌 메모지를 게시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잊고 있었음. 가르쳐주신 ㅈㅎㅇ형님 감사합니다'는 글도 덧붙였다. 날짜로 짐작해 볼 때 그는 지난 25일 해당 레스토랑에 방문한 듯하다. 이 게시물은 현재 삭제돼 확인할 수는 없다.

지난 3일 정 부회장은 앞선 19일 작고한 칼 라거펠트 패션디자이너를 배경으로 본인의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여기엔 'I miss him (그가 그립다)'이란 문구를 더했다. 또 같은 날 알로아 바비큐 멀티 가스그릴과 삼겹살을 놓고 '삼겹살데이에 삼겹살 꾸워먹음'이란 글을 써 올리기도 했다. 일각에선 하루에 하나 꼴로 게시글을 올리는 정 부회장이 3·1절 등 애국심과 관련한 관한 게시글을 올리지 않은 데 대한 비판이 일기도 했다. 정 부회장의 게시글 댓글엔 "어쩌면 태극기 올리는 재벌가가 한 명도 없나", "삼겹데이와 칼 라거펠트 작고는 챙기면서 임정 100주년은 챙기지 않는 모습이 다소 안타깝네요" 등의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시민에게 막대한 파급력이 미치는 재벌 총수의 인스타그램에 태극기가 올라왔더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애국심을 되새길 수 있었을 거라는 얘기다.

정 부회장의 파리 일정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일정이 사적인 여행인지 사업활동의 일환이었는지조차 확인 불가능하다"면서 "해외 현지에서 바로 올릴 때도 있고 한국에 돌아온 후 올리기도 해서, 현재 부회장이 한국 거주 중인지도 확인이 안 된 상황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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