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실적 내고도 못 웃는 호텔신라…오너리스크 터질까 '전전긍긍'
'역대 최고' 실적 내고도 못 웃는 호텔신라…오너리스크 터질까 '전전긍긍'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9.05.0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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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프로포폴 투약 의혹' 경찰 조사 결과 목전
광수대 "해당 병원장 등 사건 관계자 수사 진행 중"
호텔신라 "치료 위한 방문일뿐…불법투약 사실무근"
경찰 조사 결과 따라 국민연금 참여 향배도 갈릴 듯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올해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낸 호텔신라가 오너리스크로 되레 몸살을 앓는 모양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에 관한 경찰 측 내사 결과지를 목전에 두고 있어서다. 최근 주요 주총에서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의 호텔신라 지분율이 14%를 밑도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전례들로 보아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는 주로 오너리스크가 발생한 기업들에 뒤따르기 때문이다.

8일 관련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3432억원, 영업이익 8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실적으로 각각 전년대비 19.3%와 84.9% 올랐다. 당기 순이익도 전년대비 63.7% 급증한 519억원으로 확인됐다. 호텔신라가 이같이 깜짝 호실적을 낸 데에는 국내외 면세점 사업 호조와 원가 경쟁력 제고, 온라인 경쟁력 확보 등이 요인으로 거론된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 중국 전자상거래법 시행 이후 중국인 리셀러(웃돈을 받고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사람)의 매출이 급증해 시내점과 공항점 매출도 견인하며 호텔신라의 실적 또한 크게 상회했다"며 "호텔과 레저 부문에선 신라스테이 투숙율 상승으로 영업익과 매출액이 올랐다"고 했다.

당초 중국 전자상거래법 시행으로 면세점 수요 감소가 우려됐으나 오히려 중국 웨이상과 따이궁들의 명품에 대한 수요는 커졌단 분석이다. 호텔신라의 영업이익이 증권업계 예상보다 크게 웃돈 것은 리셀러들의 구매액 증가에 따라 알선수수료율이 크게 내려서다. 세후 순수익 고려 시 절대 구매금액을 늘리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리셀러들은 구매액을 급증시킬 수 있는 고가 품목을 집중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적과 주가가 동반 상승세인 호텔신라는 한편으론 이 사장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이 사실로 판명날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이 사장은 현재 특정 병원에서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처방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른바 '우유주사'로 일컬어지는 프로포폴은 중독성 강한 수면마취제다. 작용 시간이 짧고 회복도 빠른 데다 식욕저하 효과가 있어 여타 용도로 암암리에 통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용 시엔 무호흡과 느린 맥박, 심장 기능 상실, 저혈압 등 심각한 부작용이 따른다. 이에 국내에선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1년 2월 프로포폴을 마약류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했다.

제보자 A씨는 지난 3월 탐사보도매체인 뉴스타파에 "2016년에 이 사장이 한 달에 두차례 꼴로 자신이 다니던 병원 VIP실에서 장시간 프로포폴을 투약 받았다"고 알렸다. 이 매체가 그의 구체적 진술을 바탕으로 보도하면서 이 사장의 마약 투약 의혹에 관한 경찰 내사가 시작됐다. A씨는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소재 H성형외과에서 지난 2016년 1월부터 같은해 10월까지 간호조무사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된 뉴스타파 기사에 따르면 그는 "H성형외과는 환자 차트나 예약 명단에 이 사장 관련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고 프로포폴 투여날짜와 용량 등을 기재하는 장부는 다른 환자들에게 투여한 양을 허위 기재하는 식으로 조작했다"며 병원이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을 임의대로 바꿔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는 지난 3월 24일 해당 병원 압수수색을 통해 원내 프로포폴 사용과 관리 상태가 적힌 진료기록부와 마약류 관리대장 등을 확보했다. 또 제보자에게선 휴대전화를 제출 받아 포렌식(PC나 노트북, 휴대전화 등 저장매체나 인터넷 상 데이터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디지털 수사 기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로써 카카오톡 단톡방 내 해당 병원 직원들의 대화 내용에서 '직원들에게 사장님이라 불린 이가 상습적으로 프로포폴 주사를 맞았다'는 사실을 짐작케 하는 대목을 확인하기도 했다. 병원장 유씨는 현재 마약류관리법·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수대 마약수사계 관계자는 디지털투데이에 "지난 3월 입건한 병원장 유씨를 포함해 사건 관계자들에 대해 현재까지 수사 진행 중이다"면서도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알려줄 순 없다"고 밝혔다.

(자료=에프앤가이드 지분분석 주주 구분 현황)

만일 경찰의 잇단 조사와 관계자 신문 결과, 이 사장이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구속될 시 호텔신라의 경영상태는 악화일로를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사장의 부친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인 만큼, 이재용 부회장의 상고심 재판과 맞물려 삼성의 대·내외적 이미지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사장은 화상 봉합수술 뒤 생긴 흉터 치료와 눈꺼풀 처짐 수술 소위 안검하수 수술을 위한 치료 목적으로 해당 병원을 방문했다"면서 "불법 투약을 한 사실이 없단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호텔신라는 국민연금의 견제 사정권 내에 진입해 있단 점에서 '오너리스크 방지'에 더욱이 촉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지침)로써 경영자의 행실이나 재무관리에 흠을 보인 기업들의 경영권에 제동을 걸고 있다. 오너리스크가 부각되는 회사일수록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주가 폭락과 기업이미지 악화 등의 회사 위기로 번질 위험이 있다.

현재 호텔신라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3.74%다. 앞서 대한항공의 주식 11.56%를 보유 중인 국민연금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저지했다. 이 점으로 미뤄 볼 때 호텔신라 또한 국민연금의 주요 견제 대상이 될 수 있단 얘기가 나온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지난 3월부터 지분율 10% 이상을 가진 기업에 한해 이들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성을 주총 전에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내용은 주총이 있은 뒤 14일 이내에 공개돼 왔으나 순서가 더 앞당겨지면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보다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한진칼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오너리스크 등 오너 행실에서 책잡힐 사안이 생기면 국민연금에 의해 경영권을 간섭 받을 공산이 커진다"면서 "오너를 포함한 기업 주주들은 그룹 전반의 실적 하락과 재벌관 타격으로 번지지 않게 오너리스크 방지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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