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버네티스는 미래입니다.”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지난 13일 귀도 아펜젤러 VM웨어 CTO는 멀티 클라우드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쿠버네티스’라는 생소한 단어로 답변했다. 

클라우드 Z 플랫폼을 선보인 SK C&C는 대규모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이 필요한 상황에서 쿠버네티스의 모든 것을 한 곳에 담아낸 서비스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2018년 6월 AWS는 쿠버네티스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레드햇을 인수한 IBM 역시 멀티 클라우드 시장 공략 의도를 뒤에 오픈시프트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오픈시프트는 쿠버네티스를 제공하기 위한 레드햇의 컨테이너 플랫폼이다. 

도대체 쿠버네티스가 뭐길래 클라우드 관련 기업들이 너도나도 움직이는 것일까?

쿠버네티스는 컨테이너(사진=플리커)
쿠버네티스는 수많은 컨테이너를 오케스트레이션하는 기술 개념이다.(사진=플리커)

쿠버네티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컨테이너 개념을 파악해야 한다.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라고 가정하자. 그리고 데이터센터가 컴퓨팅을 하려면, 그 안의 CPU, 메모리,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을 추상화하는 운영체계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각 요소들을 운영하기 위해 하이퍼바이저로 하드웨어를 가상화하고, 각각의 OS를 설치해 가상머신을 구동했다. 이 가상화 솔루션은 하나의 컴퓨터, 즉 데이터센터에서 여러 개의 운영체계를 운영케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시 필수요소다. 

그러나 클라우드의 확장과 데이터센터의 거대화는 좀 더 가벼운 시스템을 원했고, 이를 위해 등장한 기술이 컨테이너다. 말그대로 컨테이너 안에 애플리케이션과 라이브러리만 넣고, 이를 컨테이너 엔진을 통해 자유자재로 구현하는 것이다. 게다가 컨테이너 기술은 하이퍼바이저 기술과 달리 게스트 OS를 설치하지 않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고 빠르다. 마치 어떤 컨테이너를 올려도 화물선 위에 선적하더라도 배는 목적지를 찾아 항해를 떠나는 것과 같다. 

(자료=
가상머신과 컨테이너의 차이 (자료=IBM)

이 과정에서 멀티 호스트 상에서 멀티 컨테이너들이 구동되기 때문에 수많은 컨테이너를 일일이 세팅하고 적용‧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각 컨테이너를 편성하는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등장한 기술이 ‘쿠버네티스(Kubernetes)’다. ‘쿠버네티스’의 의미는 그리스어로 ‘조타수’다.

조타수가 필요한 클라우드

SK C&C가 내놓은 클라우드 Z 플랫폼 CP 역시 이 쿠버네티스를 운용해주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윤중식 SK㈜ C&C  플랫폼 오퍼레이션 유닛장은 “퍼블릭 클라우드에서는 물론 고객의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도 완벽히 작동된다”며, “고객들은 언제든 기존 (클라우드) 시스템 상황에 대한 고려나 걱정 없이 컨테이너 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구성하고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래드햇의 오픈시프트 역시 쿠버네티스 운용을 위해 애플리케이션 배포를 신속히 하도록 지원하는 컨테이너 플랫폼으로, 오픈소스인 쿠버네티스 코드 기여도는 구글에 이어 2위다. 

(자료=삼성SDS)
쿠버네티스를 중심으로 각 컨테이너를 관리되기 때문에 기업은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사에 종속되지 않는다. (자료=삼성SDS)

사실 클라우드 시장의 확장은 쿠버네티스 기술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A사의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기업이 B사의 클라우드로 이동하고자 할 때, 호환되지 않는 현상을 ‘밴더 락 인(Vendor Lock In)’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쿠버네티스는 도커 컨테이너 기반의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사용자는 특정 클라우드 제공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클라우드를 이전할 수 있다. 이는 퍼블릭,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에서 다른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할 때에도 동시에 적용된다.

가상머신 시장 내 하이퍼바이저 기반 솔루션의 리더격이었던 VM웨어가 “쿠버네티스를 미래”라고 판단한 것 역시 이러한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따른 기술 변화를 염두에 둔 것임을 알 수 있다. VM웨어는 쿠버네티스 관련 스타트업 헵티오(Heptio)를 인수하기도 했다.

"쿠버네티스 중심의 컨테이너 플랫폼이 기업의 클라우드 핵심 전략 될 것"

이외에도 쿠버네티스의 컨테이너는 호스트OS를 공유, 각 컨테이너가 필요한 만큼의 자원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게스트OS의 일부 자원만 사용함에 따른 메모리 오버헤드를 피할 수 있다.

게다가 기업 입장에서 보면 호스트 OS 라이선스 비용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가상머신의 개수만큼 지불해야 했던 게스트 OS의 라이센스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이는 향후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서버가 많아질 경우 IT 인프라 비용의 핵심적인 고려 요소일 수밖에 없다. 

칩 칠더스 클라우드 파운드리 재단 CTO의 의견은 쿠버네티스 중심의 컨테이너 플랫폼이 기업의 클라우드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점점 더 많은 기업의 워크로드가 클라우드로 이동하고, 이는 대부분 컨테이너 기술을 통해 이루어지는 한편, 쿠버네티스를 통해 관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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