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손가락 보느라 달을 잊는다’는 말이 있다. 진짜 목적은 잊은 채, 엄한 데 신경을 쓴다는 뜻이다. 손가락이 크고, 많을수록 더욱 달을 놓치기가 쉽다. 

최근의 클라우드 열풍도 마찬가지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여기저기에서 클라우드를 쓰고 있다고 하니, 마치 함께 클라우드를 쓰지 않으면 도태되는 기분이 들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어떤 이슈가 유행처럼 빨리 끓어오르고 빨리 식는 현상이 심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클라우드의 목적이 업무 효율성 향상과 고객 서비스 강화라고 한다면, 클라우드는 손가락일 뿐이다. 클라우드도 역시 ‘What’ 보다는 ‘How’가 중요한 것이다.

SK C&C는 1일 클라우드 컨테이너 서비스 ‘클라우드 Z 서비스 플랫폼(Cloud Z Service Platform)’을 공개했다. 

(자료=SK C&C)
SK C&C는 1일 클라우드 Z 서비스 플랫폼을 공개했다.(자료=SK C&C)

이번 ‘클라우드 Z 플랫폼’ 핵심 키워드는 최적화라고 할 수 있다.

황재문 SK C&C 유닛장은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클라우드에만 올려 사용하는 건 비합리적”이라며, “미래에는 고성능만을 추구하는 피지컬 위주가 아니라, 기업 서비스에 최적화된 소규모 분산 컨테이너형 아키텍처 중심, MSA(Micro Service Architecture)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美 시장조사기관 액센튜어에 따르면, 2020년에는 약 500억 개의 디바이스가 인터넷에 접속해 데이터를 생성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자율주행차량의 경우, 한 대의 차량이 하루에 생산하는 데이터는 4TB에 달한다. 피지컬 고성능화만으로는 데이터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어 황재문 유닛장은 “클라우드 Z는 엔터프라이즈의 비즈니스 가속화를 위한 플랫폼’이라며, ‘오로지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운영자 편의를 위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어떤’ 클라우드를 쓰는가와는 상관 없이 플랫폼 안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미였다. 

핵심은 최적화

‘클라우드 Z 플랫폼’의 구성은 ▲Cloud Z CP(컨테이너 플랫폼 서비스) ▲Cloud Z 데이터베이스 ▲Cloud Z 모니터링 ▲Cloud Z 컴포저 ▲Cloud Z 액션 등  5가지다.

윤중식 플랫폼 오퍼레이션 유닛장은 클라우드 Z 플랫폼의 구성에 대해 “퍼블릭 클라우드부터 온프레미스 환경이 이르기까지 멀티 클라우드에 맞췄다”며, “고객은 클라우드 종류와 상관 없이 오로지 비즈니스와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는 환경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자료=SK C&C)
클라우드 Z 플랫폼의 스택 구성 (자료=SK C&C)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컨테이너 플랫폼 서비스인 '클라우드 Z CP'는 쿠버네티스를 한 데 담아 컨테이너화된 구성요소를 자동으로 할당하고, 서비스 수요에 따라 오케스트레이션을 할 수 있도록 구축했다. 

'클라우드 Z CP’와 함께 ‘클라우드 Z 데이터베이스’는 온디맨드 프로비저닝으로, 마리아DB(MariaDB), 레디스(Redis) 등 대표 오픈소스DB를 지원한다. 더불어 DB시스템 알람, DB튜닝, 커스텀 튜닝 기능도 지원한다.

윤중식 플랫폼 오퍼레이션 유닛장은 “퍼블릭 클라우드에서는 물론 고객의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도 완벽히 작동된다“ 며, “고객들은 언제든 기존 시스템 상황에 대한 고려나 걱정없이 컨테이너 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구성하고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Z 모니터링’은 PaaS, 가상화, 베어메탈, 컨테이너를 포함해 알람기능을 제공한다. 또 긴급 자원 할당이나 에러 사항 발생 시 슬랙과 같은 워크툴이나 SNS로 메시지 전송 기능도 제공한다.

(자료=SK C&C)
클라우드 Z 모니터링의 지원 기능 (자료=SK C&C)

더불어 클라우드 운영자의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해 상호운영성을 높이는 ‘클라우드 Z 컴포저’도 플랫폼의 한 축이다. 

‘클라우드 Z 컴포저’는 AWS, Azure, GCP, VMware, Openstack 등 각종 클라우드 인프라를 수용, 자원에 대한 자동 프로비저닝 및 이미지 관리는 물론 모니터링 시스템과 연동하여 오토스케일링(Auto Scaling)을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클라우드 Z 액션’은 인프라 부분 없이 코딩만 하면 바로 백엔드 API 처럼 기능이 실행될 수 있게 하는 ‘FaaS(Function-as-a-Service)’이다. AWS의 람다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SK C&C의 자체 AI인 'Aibril(에이브릴)'의 API서비스도 호출할 수 있다. 

윤중식 플랫폼 오퍼레이션 유닛장은 “온라인 서비스하는 B2C 기업이나 게임사 등 특정한 시간 비정상적으로 트래픽이 몰리더라도 클라우드 Z 플랫폼 안에 있다면 조율할 수 있다”며, “클라우드 서비스는 고객의 니즈를 대응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Z 컴포저와 클라우드 Z 액션은 현재 베타버전이 나왔으며, 클라우드 Z 플랫폼은 11월 출시 예정이다.

“클라우드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는 각오로 만들어진 서비스”

클라우드 컨테이너 기반으로 플랫폼 서비스를 웹으로 시도하는 건 SK C&C가 처음이다. 대형 IT 기업이 이미 클라우드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유하고, 충성 고객을 확보한 상황에서 변동의 판도라 상자를 연 셈이다.

확장하는 클라우드 시장 속, SK C&C의 '클라우드 Z 플랫폼'이 달로 가는 길일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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