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태림 기자]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시 필수 요소인 가상화 솔루션 시장에 지각 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가상화 솔루션 시장은 VM웨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하이퍼바이저 기반 기술을 공급하는 기업들이 주도해 왔지만, 구글, 시스코, 레드햇 등이 컨테이너 기술을 내세우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업계는 기존에 자리 잡은 하이퍼바이저 기반 기술과 컨테이너 기술 모두 장단점이 있는 만큼 기존 방식을 대체하기보다 시장에서 두 방식이 공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컨테이너 기술, 가볍고 빠르다

그동안 가상화 솔루션 시장은 VM웨어, MS 등 하이퍼바이저 기반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들이 주도해 왔다. 하이퍼바이저는 물리적인 호스트(Host) 시스템이 여러 대의 가상머신(VM)을 게스트(Guest)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즉 하나의 컴퓨터에서 여러 개의 운영체제(OS)를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술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상화 기술의 일종인 컨테이너 기술이 하이퍼바이저의 잠재적인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다. 크기와 속도 때문이다. 컨테이너 가상화 기술은 서버에 컨테이너를 설치한 후 애플리케이션과 라이브러리만 가상화하기 때문에 VM 대비 가볍다. 또 컨테이너가 구동되면 그 안에 담긴 애플리케이션이 바로 시작되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는 데 강점이 있다. 즉 하이퍼바이저 기술과 달리 게스트 OS를 설치하지 않기 때문에 가볍고 빠르다.

VM과 컨테이너 기술의 차이 개념도 (자료=레드햇)

컨테이너를 구현하는 기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도커(Docker)다. 도커는 지난 2013년 3월 출범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컨테이너 기술을 자동화해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도커는 이미지 생성과 배포‧관리에 특화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 가상화 기술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도커가 나타난 후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컨테이너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엔터프라이즈급 규모일 경우 멀티 호스트 상에서 멀티 컨테이너들이 구동되기 때문에 수많은 컨테이너를 일일이 세팅하고 적용‧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쿠버네티스(Kubernetes)다. 쿠버네티스는 컨테이너화 된 애플리케이션의 관리를 위한 오픈소스 시스템이다. 구글이 개발했고, 현재 리눅스 재단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쿠버네티스는 여러 대의 호스트에서 구동되는 수많은 컨테이너를 조직화하고 연결하는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해줘 빠른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제공이 이뤄지도록 돕는다.

가상화, 판도 바뀌나…당분간 공존

가상화 솔루션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까. 레드햇, 피보탈 등은 컨테이너 솔루션 영역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오픈소스 솔루션 업체 레드햇은 지난 1월 쿠버네티스 기반 컨테이너 솔루션 기업인 코어OS를 인수했다. 코어OS는 지난 2013년 설립된 회사로 오픈소스 쿠버네티스의 개발을 주도하면서 상용 버전 ‘코어OS 텍토닉’을 공급해왔다. 엔터프라이즈용 컨테이너 레지스트리인 ‘코어OS 콰이’도 보유했다. 레드햇은 코어OS의 기능과 자사의 오픈시프트 등을 결합,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피보탈은 델테크놀로지스의 계열사다. 델테크놀로지스는 델, 델 EMC, 피보탈, VM웨어 등 총 8개 자회사로 구성됐다. 피보탈은 지난 1월 ‘클라우드 파운드리(PCF) 2.0’을 내놓으면서 컨테이너 솔루션 영역 강화에 나섰다. 이번 2.0에 VM웨어, 구글 클라우드와 공동으로 개발한 피보탈 컨테이너 서비스(PKS)가 포함된 것.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 솔루션 강자인 VM웨어도 도커 컨테이너 기술이 적용 가능한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기존 주요 사업 영역과 충돌, 피보탈과의 관계 등으로 영업적인 측면에서 애매한 상태”라고 말했다.

컨테이너 기술은 실제 컨테이너로 배에 짐을 싣는다는 개념과 유사하다. (사진=픽사베이)

지난 2월 글로벌 보안 기업 시스코는 구글 클라우드팀과 협력해 쿠버네티스 기반의 컨테이너 플랫폼인 ‘시스코 컨테이너 플랫폼(CCP)’을 출시했다. CCP는 사용자 환경(온프레미스, 퍼블릭 클라우드 등)에 구애받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해준다고 시스코 측은 설명했다. 또 CCP 사용자는 쿠버네티스를 통해 대규모 컨테이너 클러스터를 통합관리 할 수 있게 된다.

이얄 매노어 구글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쿠버네티스 도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및 관리는 고객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됐다”며 “시스코 컨테이너 플랫폼은 구글 클라우드와 협업에 최적화돼 있으며, 올해 말 내놓을 예정인 구글과 시스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에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 가상화는 보안문제, 리눅스 외 다른 운영체제를 쓰기 힘들다는 점 등의 단점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기존에 자리 잡은 하이퍼바이저 기반 기술과 컨테이너 기술이 서로 약점을 보완하며 공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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