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비상'이다.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등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퀄컴과 같은 주요 부품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매출액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당초 전망보다 17%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스마트폰 산업의 생산 부진과 소비 심리 위축이 올 한해 지속되며 시장의 하락세를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업계는 올해 5G의 보급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약진을 기대했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중국 등 거대 시장에서도 5G 보급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을 멈추고 2~3%대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올해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 감소 폭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캐너코드, 올해 스마트폰 매출액 추정치 17% 낮춰

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사 캐너코드제뉴이티(Canaccord Genuity)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매출 추정치를 17억9000만달러(약 2조2688억원)에서 14억8000만달러(약 1조8766억원)로 낮췄다. 또한 2분기 매출 추정치는 4억400만달러(약 5123억원)에서 3억2300만달러(약 4096억원)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캐너코드는 "수요에 미치는 장기적인 소비자 영향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2020년 2분기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 추세가 하반기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인한 상반기 생산 부진이 글로벌 시장의 부진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달 절정에 달했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달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6180만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9920만대 대비 38% 줄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역사상 가장 큰 폭의 감소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런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에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애플·화웨이 피해 더 커 

한국 삼성전자는 지난달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 1월 대비 9.5% 감소한 1820만대로 집계됐다. 애플은 1600만대에서 무려 36% 감소한 1020만대를 나타냈다. 또 샤오미가 600만대를 기록하며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높은 화웨이(550만대)를 제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공급이 크게 줄었으며 수요도 함께 위축됐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내 매출 비중이 높은 애플과 화웨이의 글로벌 출하량은 크게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트럼프의 견제로 중국 시장에 집중을 해야만 하는 입장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부진은 화웨이에 큰 손실을 입힐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매출이 60%를 차지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트렌드포스는 애플의 경우 단기적으로 중국 내 노동력 재개의 불확실성과 새로운 아이폰 생산에 관련된 특정 핵심 부품의 공급도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위기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위탁생산 업체인 폭스콘의 공장 가동이 늦어졌으며 중국 외 모든 매장을 무기한 폐쇄했다.

위엔 우 SA 수석 애널리스트는 "3월에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북미와 유럽에서 코로나19 상황이 더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퀄컴의 최신 AP '스냅드래곤 865'(사진=퀄컴)
퀄컴의 최신 AP '스냅드래곤 865'(사진=퀄컴)

"퀄컴, 하락 예상되지만 경쟁사 대비 양호할 것"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통신 모뎀을 공급하는 퀄컴의 경우에도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5G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며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퀄컴의 피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E타임즈는 "퀄컴의 경우 5G 스마트폰 출하량이 급증함에 따라 안드로이드 OEM 업체와의 스마트폰 달러 콘텐츠 점유율이 증가하고, 애플이 2020년에 다시 등장함에 따라 전반적인 시장 점유율이 증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AP가 퀄컴의 스냅드래곤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퀄컴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긱벤치마크 점수에서 엑시노스 990은 스냅드래곤 865보다 떨어지는 점수를 받았다.

해외 IT 매체 노트북체크는 "이런 단순한 성능 비교는 중요하지 않고 효율성(efficient)이 더 중요하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엑시노스 990은 (스냅드래곤 865보다) 효율성에서도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마존닷컴에서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성능이 떨어지는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칩셋 사용을 중단해 달라'는 청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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