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를 통해 출시된지 2주 가량 됐지만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출시 이후 일주일 간의 판매 수치를 비교하면 전작 갤럭시S10 대비 70%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S20의 경우 5G 모델로만 판매돼 출고가가 전작(갤럭시S10 LTE)보다 올라간데다 지난해와 달리 이동통신사의 공시지원금 및 과다 판매장려금(리베이트)으로 인한 불법보조금이 많이 실리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19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에 따르면 갤럭시S20 시리즈 출시 후 첫 주 판매량은 전작 갤럭시S10 시리즈 대비 60%~70% 수준이다. 이 수치는 삼성전자가 직접 판매하는 자급제 스마트폰이 포함되지 않았는데, 자급제폰의 비중은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자급제폰 물량을 포함해도 갤럭시S20 첫주 판매량은 전작 대비 70%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갤럭시S20 등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경우 자급제 물량이 많지 않다”며 “아직까지는 이용자들이 이통사향 스마트폰을 많이 찾는다. 갤럭시S20 이통사향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작 대비 60% 수준”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20 시리즈(사진=삼성전자)
갤럭시S20 시리즈(사진=삼성전자)

황성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갤럭시S20의 경우 당초보다 사전예약 기간을 1주일에서 2주일로 연장했지만, 전작인 갤럭시S10에 비해 사전 판매 물량은 70~80%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갤럭시S20 판매량이 부진한 것은 코로나19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비싸진 출고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약 1년 전에 출시된 갤럭시S10 LTE(128GB)의 경우 갤럭시S10 기본 모델인데 출고가가 105만6000원이었다. 갤럭시S20(5G) 기본 모델인 256GB 출고가는 124만8500원으로 갤럭시S10보다 19만2500원 올라갔다. 갤럭시S7부터 갤럭시S10까지의 가격 변동 폭인 22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삼성전자가 지난해 5월 출시한 갤럭시S10 5G 256GB도 출고가가 139만7000원이었다. 하지만 이때는 이통사의 5G 가입자 유치 경쟁으로 파격적인 리베이트로 인한 불법보조금이 실리며 같은 5G폰인 LG V50은 공짜폰, 갤럭시S10 5G는 실구매가가 1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관련기사/갤S10 5G 18만원 · V50 공짜폰 대란...정부 '아 몰랑')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노트10을 5G 단일 모델로만 출시하면서 여론의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당시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갤럭시노트10의 경우 LTE 모델도 출시할 것을 권고했지만 삼성전자는 결국 원래 계획대로 5G 모델로만 출시했다. 이번 갤럭시S20 역시 5G 모델만 출시된 상태다. 다만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의 경우 갤럭시폴드(5G)와 달리 LTE 모델로만 국내 시장에 나왔다.
 
이에 갤럭시S20의 경우 출고가가 전작보다 약 20만원 올라간 상황에서, 공시지원금이나 불법보조금이 이통사의 사정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장 조사로 작년과 같지 않은 상황이라 실구매가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안팔리는 '갤럭시S20' 왜?... 5G 모델 한계에 불법 보조금까지 봉쇄)  여기에 갤럭시S20의 경우 카메라 성능 향상(8K, AI) 외에는 디자인과 성능이 크게 개선되지 않아 전작 대비 혁신성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스마트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을 보면 출고가가 비싸져도 애플 매니아를 중심으로 스마트폰이 상대적으로 잘팔린다”며 “갤럭시S20의 경우 전작보다 성능의 차이가 없는데, 출고가나 실제 구매가가 올라가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5G 상용화 초기라 5G 단말을 이용자들이 굳이 선호하지 않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KT스퀘어에 전시된 갤럭시S20 울트라 (사진=백연식 기자)
KT스퀘어에 전시된 갤럭시S20 울트라 (사진=백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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