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추현우 기자] 미국 증권시장 기술주를 대표하는 애플,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의 주가는 한달 새 1조달러 이상 증발했다. 코로나19가 미국 증시 호황을 이끌던 기술주 5인방에 결정타를 입혔다.

19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 방송 채널인 CNBC는 장 마감 무렵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구글), 페이스북까지 5개 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주가 하락으로 한 달 사이에 약 1조3000억달러(약 1600조원) 규모의 가치를 잃어버린 것.

올해 1월 만해도 이들 기술주 5인방은 '1조달러 클럽' 가입을 축하하던 상황이었다. 애플이 2018년 8월 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를 달성했고 이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뒤를 이었다.

테크 빅5 -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그러나 2월부터 미국에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는 서부 실리콘밸리 지역을 비상사태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 지역과 애플, 알파벳, 페이스북의 본거지인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가 사실상 지역 봉쇄에 들어갔다. 사업장과 학교는 물론 쇼핑몰 등 각종 시설이 휴업 상태다. 

퍼싱 캐피털의 헤지 펀드 매지저인 빌 애크먼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악의 시장이 다가왔다. 금융 위기가 기업 위기로 번지면서 일시적 경기 둔화가 아닌 장기적 경기 침체로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애플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애플 매장의 문을 무기한 닫았다. 아마존은 물류 창고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시설 폐쇄에 들어갔다. 폭증하는 물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일부 서비스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광고에 수익을 의지하던 구글과 페이스북은 2분기 매출 감소가 확연하게 예상된다. MS 역시 소프트웨어 제품 판매가 적지 않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주 5인방의 주력 비즈니스 모델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기초 경쟁력 여전, 코로나19 잦아들면 빠르게 회복 전망도

웨드부시 시큐리티스의 분석가 마이클 패처는 "글로벌 기술기업은 여러 국가에서 여러 업종에 걸쳐 의미있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전 세계 국가 경제가 침체하면서 이들 기술기업의 성장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비관적인 전망이 전부는 아니다. 그는 "단기적으로 검색 증가, 재택근무 소프트웨어 판매 증가 등 호재도 존재한다"며 "기술주 5인방의 펀더멘털과 근본 경쟁력이 줄어든 것이 아닌 만큼 모멘텀 회복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시장의 기대는 결국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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