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사진=갈무리)
엑시노스를 사용하지 말라는 청원이 거의 2만5000명에 달했다.(사진=체이지닷오알지 홈페이지 갈무리)

[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과 반대로 삼성전자가 만든 일부 스마트폰용 부품은 사용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일부 지역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20에 사용되는 '엑시노스 990'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경쟁사의 부품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며 반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소비자들은 갤럭시S20 카메라 센서에도 삼성전자의 '아이소셀'이 아닌 소니의 부품을 사용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 세계 2만5000명 '엑시노스 반대 청원'에 서명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에 지난 20일(현지시각) '우리에게 (성능이) 못한 엑시노스 폰을 그만 팔아라(Stop selling us inferior Exynos phones)'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한국시각 25일 오전 7시 현재 이 청원에는 약 2만5000명이 서명을 했다.

청원을 올린 '다니엘 H'는 "(삼성전자가) 미국 외에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대신 자체 브랜드 엑시노스 SoC 칩을 사용하는 휴대전화(갤럭시S20 시리즈)를 판매한다"며 "삼성전자는 자체 브랜드 카메라 센서(아이소셀)도 사용하지만 미국에서는 전문적인 소니의 부품을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험과 온라인상의 수많은 사례와 연구에 따라 삼성전자의 부품이 미국 내 사용되는 부품보다 더 낮은 성능을 지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갤럭시 S20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S20을 사용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자사의 엑시노스 990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이전 모델들의 경우에는 북미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한국 등의 기타지역에는 엑시노스를 사용했다.

다니엘 H는 "엑시노스 SoC 칩이 장착된 전화기는 더 느리고, 배터리 수명이 짧으며, 열악한 카메라 센서를 사용하고, 과열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최소한 (부품의) 차이를 둔 것에 대해 투명했으면 한다"며 "아니면 삼성전자가 미국 출시 제품과 같은 가격이나 더 비싸게 판매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990(왼쪽)과 퀄컴의 스냅드래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990(왼쪽)과 퀄컴의 스냅드래곤

"엑시노스 990 성능 스냅드래곤 865보다 떨어져"

앞서 지난 15일(현지시각) 해외 IT 매체 노트북체크는 긱벤치에서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990이 퀄컴의 스냅드래곤 865보다 떨어지는 점수를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노트북체크는 "이런 단순한 성능 비교는 중요하지 않고 효율성(efficient)이 더 중요하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엑시노스 990은 (스냅드래곤 865보다) 효율성에서도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노트북체크에 따르면 엑시노스 990은 SPECint에서 약 13.0/W의 전력 비율에서 최고 성능을 제공했지만 스냅드래곤 865는 19.6/W의 지역에서 값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출시한 스냅드래곤 855의 15/W보다 떨어지는 값이다.

노트북체크는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SoC는 지난 몇 년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엑시노스 990은 그러한 추세의 연속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성능 논란은 그동안 수차례 제기됐었다. 

업계는 지난 2018년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9810을 내놓으면서 스냅드래곤에 밀리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엑시노스 CPU 아키텍처 사이즈가 스냅드래곤보다 커졌으나 실사용 환경에서 스냅드래곤 845에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스냅드래곤 855와 엑시노스 9820이 격돌한 상황에도 구도는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트위터 갈무리)
엑시노스 990에 사용된 Arm A76코어가 스냅드래곤 865에 사용된 A77코어보다 성능이 떨어진다.(이미지=트위터 갈무리, 노트북체크)

정기 주총에서도 관련 문제 제기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도 관련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18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질의 응답시간에 삼성전자의 한 주주는 "갤럭시S20 시리즈에 왜 엑시노스가 아닌 스냅드래곤을 탑재했냐"며 "그동안 삼성전자의 엑시노스는 스냅드래곤에 비해 성능이 뒤처진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엑시노스는 시장 상황에 따라 고객들의 평가가 달라진다"며 "저희는 철저한 경쟁 논리를 바탕으로 (스냅드래곤) 칩셋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주총과 글로벌 청원 사이트 등에서 엑시노스와 관련된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삼성전자의 부품 개발 방향이 바뀔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노트북체크는 "엑시노스 990이 삼성전자의 몽구스 코어를 특징으로 하는 마지막 SoC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 회사는 실리콘 제조 부서에 몇 가지 중요한 변화를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개발 실패에 삼성전자가 AP 개발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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