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와 LG유플러스, CJENM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연합체를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와 지상파3사가 만든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POOQ)’ 통합법인이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는 연합이 탄생할 뻔했지만 CJENM이 자사 OTT 티빙(TVING)을 독자적으로 서비스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당초 LG유플러스와 CJENM이 합병 법인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KT 역시 이에 참여했고, KT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단독] LG유플러스-CJ ENM, OTT 합병 법인 추진한다) KT는 ‘올레tv 모바일’이라는 OTT를 서비스하고 있지만 실사용 순위가 이통3사 중 가장 낮고, OTT 경쟁력이 가장 떨어지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KT는 작년 기준, 경쟁사인 SK브로드밴드보다 인력이 1/5, 예산은 1/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이동통신업계 및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 CJENM은 옥수수와 푹의 합병법인인 웨이브에 대항해 연합체를 구성하는 내용을 검토했지만 결국 최종 무산됐다. tvN등 다양한 채널과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CJENM이 사실상 결정권을 쥐고 있었는데 자사 OTT 티빙의 독자적 행보를 하기로 결정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KT는 지니뮤직 같은 합병법인 체제를 추진했지만 지분율을 두고 CJENM과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음악플랫폼사인 지니뮤직의 경우 KT가 36%, CJENM이 15.4%, LG유플러스 12.7%의 지분을 각각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tvN 등 9개 방송 채널을 가지고 있는 CJENM은 최근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를 전면 유료화기도 했다. (관련기사/CJENM, tvN 등 VOD 전면 유료화...진짜 이유는?)

KT 관계자는 “LG유플러스, CJENM과 OTT 연합체를 추진하려고 했지만 CJENM이 티빙 서비스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결국 없던 일이 됐다”며 “지니뮤직 같은 회사가 모델이었다. KT는 OTT 합병법인에서 (지니뮤직처럼) 1대 주주를 원했다”고 말했다.

CJENM 티빙 이미지 (사진=CJENM)
CJENM 티빙 이미지 (사진=CJENM)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의 2018년 12월 동영상 앱 사용자 동향에 따르면 실사용 순위 기준 SK브로드밴드 옥수수는 93위, LG유플러스 비디오포털은 113위, KT 올레tv 모바일은 169를 차지했다. 구글 유튜브는 2위, 네이버TV는 70위, 아프리카 TV는 111위, V라이브는 168위, 푹은 190위, CJENM 티빙은 223위를 기록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KT의 올레tv모바일 앱 사용자는 118만명으로 1년 전보다 오히려 2만명 감소했다. 옥수수는 278만명, 비디오포털은 251만명, 푹 123만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가 90만명으로 1년 새 약 3배로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정리하면 통신3사 중 OTT 사용자 1위는 SK브로드밴드, 2위는 LG유플러스, 3위는 KT다.

반면 IPTV의 경우 가입자 기준 1위 업체는 바로 KT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유료방송(IPTV·케이블TV) 가입자 및 시장 점유율은 KT 686만1288명(점유율 21.12%), SK브로드밴드 465만2797명(14.32%), CJ헬로 409만7730명(12.61%), LG유플러스 387만7365명(11.93%), KT스카이라이프 323만4312명(9.95%) 순이다. 다시 말해, KT의 경우 유료방송 유선 가입자는 시장 1위지만 무선인 OTT 실제 사용자는 통신3사 중 최하위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KT는 유료방송 가입자 기준 절대적인 1위인데, 모바일 서비스 부문에 대해 타 통신사보다 신경을 쓰지 않았던 점은 분명하다”며 “KT의 경우 관련 예산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작년 기준,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사업부문보다 인력이 1/5, 예산은 1/1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KT가 가장 이번 OTT 연합에 가장 적극적인 입장일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 해외 콘텐츠의 공습에 웨이브처럼 국내 토종 OTT의 연합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CJENM이 티빙을 지키기 위해 독자 행보에 나선 점이 아쉽기만 하다”고 전했다.

한편, 티빙의 경우 예전 CJ헬로비전(현 CJ헬로)의 사업부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의 M&A(인수합병)를 추진하면서 티빙 사업부문만 당시 CJE&M(현 CJENM)으로 이관된 적 있다. 티빙은 tvN 등 CJ계열 콘텐츠와 JTBC 등 종합편성채널의 실시간 방송 및 다시보기(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레tv 모바일 이미지 (사진=KT 홈페이지/캡쳐=백연식 기자)
올레tv 모바일 이미지 (사진=KT 홈페이지/캡쳐=백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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