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지상파 3사(KBS·MBC·SBS)의 콘텐츠 제작 능력과 SK텔레콤의 마케팅 경험 및 네트워크·자본력을 더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wavve)’가 18일 공식 출범한다. 웨이브를 서비스하는 콘텐츠웨이브는 2023년까지 유료 가입자 500만명과 연 매출 5000억원 규모의 서비스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콘텐츠웨이브의 9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30%를 확보한 상태다. 또한 SK텔레콤은 재무적투자자(FI) 유치에 나서 SK증권 PE와 미래에셋벤처투자를 유치 중인데 콘텐츠웨이브가 발행하는 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및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갖겠다는 계획이다. 이달 중 첫 방송이 예정된 KBS2 새 월화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에 전체 제작비 100억 원을 투자했다. 내년에는 500억원, 2021년에는 600억원, 2022년에는 800억원, 2023년에는 1000억원 등 총 3000억원을 2023년까지 콘텐츠 제작 투자에 사용할 방침이다. 웨이브는 자사의 생존전략으로 베이직, 심플, 베터(better)를 내세웠다.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은 3단계 전략을 통해 추진한다. 넷플릭스에 이어 최근 21세기 폭스를 인수한 디즈니가 디즈니 플러스라는 OTT를 통해 국내 시장 공습이 예정된 가운데 웨이브가 국내를 넘어 아시아·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오후, 콘텐츠웨이브는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마련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한류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웨이브는 시민들 속에 스며드는 OTT가 되고자 한다. 종단에는 미디어 기업 간 성장을 이끌어 내는 마중물이 되고자 한다”며 “웨이브는 미디어 사업간 고민과, 관계 기관, 주주사 사장들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다. 앞으로 1, 2, 3년 뒤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웨이브는 우선, 예능보다는 드라마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태현 대표는 “예능은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할 경우 (이용자가) 자막으로만 소비하기 어렵다. 그래서 첫 타깃이 드라마다. 스토리가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라며 “(SBS) 런닝맨은 액티비티가 있어서 동남아에서도 잘 팔렸다. 해외 진출은 1차 타깃이 동남아인 것이고 그 다음 타깃은 어디일지 주주사들과 상의해야 한다. 아시아 시장은 GDP가 낮기 때문에 영향력은 높더라도 재무적으로는 선진국 문턱을 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웨이브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콘텐츠웨이브)
이태현 웨이브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웨이브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콘텐츠웨이브)

SK텔레콤 우선 900억 투자, 추후 재무적 투자 통해 2000억원 확보...2023년 유료가입자 500만명

오는 18일 출범하는 웨이브는 지상파3사의 OTT 푹을 기본 플랫폼으로 하고 SK브로드밴드의 OTT 옥수수 고객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합칠 계획이다. 웨이브라는 브랜드는 한류(K-wave)가 파도(wave)처럼 ‘전 세계로 퍼져나가라’는 의미를 담았다.

웨이브의 구조를 쉽게 설명하면 푹이 옥수수 사업부문을 가져오되, 웨이브의 30% 지분을 SK텔레콤이 갖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콘텐츠웨이브의 9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30%를 우선 확보했다. 추후 FI 유치를 통해 2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해 콘텐츠 제작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정욱 콘텐츠웨이브 경영기획본부장(CFO)은 “현재 투자 2000억 유치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12월이면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LOI(투자의향서,Letter of Intent)까진 진행된 단계다. 30%를 가진 SK텔레콤이 1대 주주인데, 향후 유료가입자 추세에 따라 추가 지분 취득 옵션이 있어 50%까지 지분 취득 가능하다”며 “해외 투자자는 서로 태핑하고 논의하는 단계라 말하기 어렵고, 여러 경로를 통해 해외 유수 컨텐츠 사업자, 재무 투자자들과 접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우 콘텐츠웨이브 서비스본부장은 “SK텔레콤의 모객력은 세계 어디에 내다 놓아도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500만명 목표에서 SK텔레콤이 꽤 많은 도움을 주리라고 생각한다”며 “(SK텔레콤의 경우) 가입자 유치와 지분 취득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마케팅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현 대표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더 많은 가입자를 모을 경우 재무적 위험성이 해소되지 않을까 싶다. 초기 가입자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국내에서는 우리(웨이브) 경쟁상대는 넷플릭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산품 사랑해주세요 프레임을 만들고 싶지 않다. 서비스 경쟁력, 자신감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기 가입자가) 200만명이 넘으면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웨이브의 콘텐츠 투자 계획 (자료 제공=웨이브/ 이미지 편집=백연식 기자)
웨이브의 콘텐츠 투자 계획 (자료 제공=웨이브/ 이미지 편집=백연식 기자)

웨이브 생존 전략,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및 확보...2023년까지 3000억원 투자

기존 푹은 올해 초까지 유료가입자 72만명 수준에서 정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웨이브 출범 준비기간인 지난 4월부터 시작된 SK텔레콤 제휴 프로모션으로 가입자 수가 급성장 중이다. 웨이브는 이 성장세를 이어 2023년 500만명 규모의 유료가입자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웨이브는 18일부터 런칭 기념 프로모션으로 신규 가입자에게 베이직 상품(월 7900원)을 3개월간 월 4000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웨이브의 생존전략은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및 확보다. 이미 웨이브는 KBS2 새 월화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에 전체 제작비 100억원을 투자했다. 내년에는 500억원, 2021년에는 600억원, 2022년에는 800억원, 2023년에는 1000억원 등 총 3000억원을 2023년까지 콘텐츠 제작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태현 대표는 “콘텐츠 투자는 굉장히 위험하다. 어찌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우리가 다 투자하지만 홍보, 접점 측면에서 방송사와 함께 한다”며 “가입자가 늘어나면 웨이브 자체 오리지널 투자 가능하다. 다양한 콘텐츠 제작자, 장르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OTT 경쟁자인 넷플릭스는 게임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웨이브 역시 게임 컨텐츠를 준비하고 있을까. 웨이브 측은 동영상 중심의 콘텐츠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플랫폼사업본부장은 “(웨이브가) 게임 자체를 준비중이진 않다. (법인명이) 콘텐츠웨이브이기 때문에 현재 동영상 중심으로 서비스 하고 있고, 음원서비스와 결합상품 제공하고 웹툰을 PC에서는 연계하는 등 동영상에 집중하는 컨셉”이라며 “다만, 게임 관련 채널은 확보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게임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것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웨이브의 3가지 사업 전략 (자료 제공=웨이브/ 이미지 편집=백연식 기자)
웨이브의 3가지 사업 전략 (자료 제공=웨이브/ 이미지 편집=백연식 기자)

웨이브의 사업방향 3가지: 베이직, 심플, 베터(better) 

이날 이태현 대표는 웨이브의 사업 전략 3가지에 대해 공개했다. 기본에 충실하고(베이직), 요금체계를 단순화하며(심플), 더 나은 방향을 추진(베터)하겠다는 것이다. 이태현 대표는 “국내를 선도하는 OTT로 성장해, 글로벌로 나아가겠다. 웨이브가 미디어 전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마중물이 되겠다”며 “강력하고 다양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는 기본으로 UI나 상품구성에 있어 직관적인 것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기존의 푹에는 80여개 실시간 채널이 존재한다. 본방송 직후 5분 안으로 VOD가 올라온다. 이 대표는 “영국, 일본, 대만, 중국 드라마가 푹에서 꽤 소비가 되고 반응이 좋다”며 “해외 시리즈를 대거 확보했다. 월정액에 영화 1000여편이 포함되고 오리지널 콘텐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웨이브는 매니페스트·사이렌·더퍼스트 등 미드 3편을 국내에 최초로 공개하며 SK텔레콤 5G 기술을 활용한 프로야구 멀티뷰, VR 콘텐츠와 e스포츠 채널도 추가할 예정이다. 웨이브는 기존 푹이나 옥수수의 요금제를 심플하게 바꿨다. 베이직(HD) 7900원, 스탠다드(FHD·2명 동시 접속) 1만900원, 프리미엄(UHD·4명 동시 접속) 1만3900원 등 3종이다.

웨이브는 디즈니 등 해외 사업자 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이태현 대표는 “넷플릭스 모델이 한국 컨텐츠 시장에 도움이 되긴했다. 엄청난 자본이 투입돼 대작 드라마 만들어지고 글로벌 유통도 됐기 때문인데, 웨이브는 공정하게 경쟁하면 된다”며 “다만 국가 경제 구조에서 보면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우리 돈이 우리 플랫폼에서 집행되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디즈니의 경우 엄청난 경쟁이 될 것이다. 웨이브는 매주 지상파 컨텐츠 신작이 끊임없이 공급되는 구조인데 디즈니는 매주 콘텐츠가 공급되지 않는다”며 “국내 컨텐츠 소비가 우선이고 해외가 나중이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협력의 길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웨이브의 3가지 심플한 요금제 (자료 제공=웨이브/ 사진=백연식 기자)
웨이브의 3가지 심플한 요금제 (자료 제공=웨이브/ 사진=백연식 기자)

글로벌로 나가는 웨이브, 해외 진출 3단계 전략은?  

이태현 대표는 당장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수 없지만 3가지 단계를 통해 해외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국내 가입자가 해외로 갈 때 그 나라의 통신 환경에 따라 웨이브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용한다. 청구서는 당연히 국내 시스템이다. 해외 여행객이 해외에서 한국 콘텐츠 소비하는 테스트베드가 되는 것이다. 웨이브는 자사 직원을 현지로 테스트 보낼 계획이다. 

두 번째는 현지 교민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것이다. 그 지역에서 어떤 콘텐츠가 소비되는지, 어떤 데이터가 쌓이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빌링 플랫폼은 구글 플레이나 아이튠즈다. 

세 번째는 현지 OTT와 제휴하는 전략이다. 현지의 통신사나 드라마 제작사 등과 제휴가 가능하다. 이 대표는 “정해진 것은 없다. 가장 유리한 시점을 만들 것”이라며 “1년반, 2년안에 3단계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자신했다.

이태현 대표는 “당장 해외 진출은 위험성이 있어서 3단계를 만든 것이다. 시기를 한정 지어 말하긴 어렵다”며 “1단계는 10월, 2단계는 내년 상반기, 3단계는 좀 더 시기를 가지고 주주들과 논의 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숫자를 정확히 말하지 않겠지만 통합 OTT 출범을 준비하면서 이미 푹과 옥수수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국내에서 만족하지 않고 우리 콘텐츠를 갖고 미국이나 선진국 등 메인 스트림 미디어 진출을 꾀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 푹도 클라우드나 베이스 운영을 잘한다. SK텔레콤의 미디어 기술이 더해져서 진행될 수 있게 한다. 우리가 해야 하는 역할이 중대하고, 그 부분에 대한 주주로서 사명을 깨닫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웨이브의 동남아 및 글로벌 진출 전략 (자료 제공=웨이브/ 이미지 편집=백연식 기자)
웨이브의 동남아 및 글로벌 진출 전략 (자료 제공=웨이브/ 이미지 편집=백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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