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은행업 라이선스를 따낸 데 이어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까지 손에 넣은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가 이번엔 증권업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런 토스의 '쓰리트랙' 전략에 대해 "세 사업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선책"이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어땋게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증권업 진출 채비를 마친 토스가 예비인가 심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앞서 지난해 5월 30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금융위원회에 증권업 예비인가 신청서를 냈지만 8개월째 답보 상태를 겪었다. 자본적정성 기준을 바라보는 금융감독원과 토스 간 눈높이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측의 갈등 상황이 오래 이어지진 않을 듯하다. 금융당국은 신규 증권사 설립 문턱을 낮추고 토스는 지적 받은 자본력 문제를 보강하는 등 서로가 한 발짝씩 물러서면서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위는 지난해 6월 바뀐 제도를 내놓으면서 앞으로는 신규증권사에게도 종합증권업을 허용하고 업무 추가 시 거쳤던 인가 절차를 부분 생략하겠다고 밝혔다. 토스도 이에 발 맞춰 상환전환우선주 전량을 전환우선주로 바꿔 자기자본 비중을 높였다. 종전까지는 자본금 129억원 중 75%를 상환전환우선주로 조달했었다. 국제회계기준에선 상환우선주를 자본이 아닌 부채로 분류한다.

업계가 다음 달 안팎으로는 토스준비법인(토스증권 설립 법인) 관련 안건이 처리될 것으로 보는 것도 이런 전후 사정 때문이다. 심사를 통과할 경우 토스는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중개업을 영위하게 된다. 주식과 채권 등 금융투자상품을 사고 파는 일까지 모바일앱에서 비대면으로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달 22일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가 열리는데 이날 안건으로 올릴지에 대해선 확답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토스는 최근 은행업에서도 인가를 받아내며 사업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지난달 16일 토스뱅크는 금융위원회 임시 정례회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를 통과했다. 이달 중 본인가를 받을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더해 3곳으로 늘어난다.

토스뱅크는 금융 소외 계층 맞춤형인 '챌린저 뱅크' 모델을 앞세웠다. 챌린저 뱅크는 전통 은행권의 중량감에 대항하고자 만든 소규모 특화은행을 뜻한다. 값싼 수수료와 경쟁력 있는 중금리를 제공해 소상공인과 중신용 개인 소비자를 끌어안겠다는 의도다. 토스뱅크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영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승건 비바퍼블리카 대표. (사진=디지털투데이 DB)
이승건 비바퍼블리카 대표. (사진=디지털투데이 DB)

전자결제(PG)업과 관련한 행보에도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달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LG유플러스가 PG사업부를 분할해 법인을 세우면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분을 취득하는 식이다. PG사업자는 온라인 가맹점과 카드사를 연결해 주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이번 인수로 토스는 자체 온라인결제망을 확보함으로써 간편결제 사업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영업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다.

토스가 일명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란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자결제업과 은행업, 증권업 등 각기 다른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면 내부 자금부담이 심해지고 사업구조가 부실해질 위험이 있단 우려다.

다만 비바리퍼블리카의 목표가 핀테크 기업으로선 전례 없는 '금융그룹'에 향해 있는 만큼, 학계는 우려보다 기대감이 더 높은 분위기다. 한재준 인하대 금융투자학과 교수는 "한 시점에 세가지 별도 사업을 진행한단 점에서 광폭 행보란 시각이 있을 순 있지만 사업자 측면에서 보면 시간차를 두고 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다"고 했다.

통상 펀드 판매율은 자산운용사가 직접판매하는 때보다 은행을 거쳐 판매하는 때에 더 높다. 한 교수는 "은행업과 증권업 라이선스를 둘 다 취득하면 예금을 넣는 이에게 펀드 등의 금융상품을 권유할 수 있게 된다"면서 "토스의 주 사용층이 금융태도가 취약한 2030세대인 만큼, 통장 잔고를 수시로 확인해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개시할 경우 높은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결제업과의 호응과 관련해선 "토스뱅크에서 발생하는 모든 송금과 결제 행위에서 자사 전자결제망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오픈뱅킹 시행 이후론 송금 수수료가 크게 줄어 올해부터는 토스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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