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發 금융 혁신 가능할까?...곳곳 암초에 '글쎄'
토스뱅크發 금융 혁신 가능할까?...곳곳 암초에 '글쎄'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9.12.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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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중금리 대출 시 금융 대혼란 야기 우려
대주주 토스 과도한 마케팅에 소비자 '빈축'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한국토스은행(이하 토스뱅크)이 제3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합류하면서, 금융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 시장의 판을 키우고 전통 은행 간 혁신 경쟁을 부추기는 '메기'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토스뱅크가 '메기'는 커녕 '황소개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금리 대출 공급을 무분별하게 늘리다가 되레 자본 부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토스뱅크를 주도하는 모바일 금융플랫폼인 토스가 그간 실시간 검색어 조작 등 공정과는 거리가 먼 방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해 온 것에 대해서도 시장의 시선이 곱지 않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이르면 2021년 상반기부터 영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사진=토스 제공)

재도전을 통한 성공인 만큼 토스뱅크의 자본력은 탄탄하다. 토스뱅크는 앞서 5월 심사에서 자본 안정성을 의심 받아 예비인가 문지방을 넘지 못했다. 자본금 총액의 75% 가량을 상환전환우선주로 조달하는 것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우려를 샀기 때문이다. 이런 애로를 해소하고자 토스뱅크는 상환전환우선주 전량을 전환우선주로 바꿔 자기자본 비중을 높였다.

벤처캐피탈 중심으로 짜여 있던 주주 구성도 시중은행으로 확대했다. KEB하나은행·이랜드월드·중소기업중앙회·한화투자증권 등 4곳이 지분 10%씩을 보유하는 2대 주주로 나섰다. 이로 인해 종전 심사 때 60%를 웃돌던 토스 지분이 34% 수준으로 낮아졌고 대주주의 자본조달 부담도 줄였다.

토스뱅크는 금융 소외 계층 맞춤형인 '챌린저 뱅크' 모델을 앞세웠다. 챌린저 뱅크는 전통 은행권의 중량감에 대항하고자 만든 '소규모 특화은행'을 뜻한다. 값싼 수수료와 경쟁력 있는 중금리를 제공해 그간 금융권에서 설 자리를 잃어온 소상공인과 중신용 개인 소비자를 끌어안겠다는 의도다. 이런 '씬파일러(금융이력 부족자)'가 우리나라엔 1000만명이 넘는다.

이승건 비바퍼블리카 대표. (사진=디지털투데이 DB)
이승건 비바 리퍼블리카 대표. (사진=디지털투데이 DB)

중금리 대출을 승부수로 내건 까닭인지 시장 안팎에선 토스뱅크의 합류를 두고 긍정적인 전망이 흘러나온다. 인터넷 전문은행 시장의 판을 키우고 전통 은행 간 혁신경쟁을 부추길 것이란 평가다.

그간 시중은행은 중금리 대출을 꺼려왔다. 연체율이 높고 수익률은 낮아서다. 주로 고신용자에게 저금리로 대출을 해온 은행 입장에선 중금리 대출액을 늘림으로써 나타나는 위기를 관리할 능력도 서툴다. 토스뱅크가 혁신성으로 주목받는 것도 이 대목에서다. 금융 이력과 관계 없이 모든 사람들이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단 점에서 업계 관행을 뒤집으려 한 것이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은행의 주요 소비자층은 청년층이며 절반 이상이 저신용자"라면서 "이들을 겨냥한 POS대출을 출시해 주목을 받는다면 기존 은행권도 동요해 파격적인 금융상품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도 크다. 2년 앞서 사업을 시작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의 모습을 닮아가는 가운데 토스뱅크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단 것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모두 출범 초부터 "신용도가 낮아 대출 심사에서 떨어지는 서민들을 포용하겠다"면서 수수료를 대폭 낮추고 파격적인 금융상품도 내놨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자금난을 이유로 고신용자 위주의 영업을 펼치고 예매마진 강화에 나서는 등 방향을 꺾었다. 토스뱅크도 앞선 사례들을 겪은 소비자들로부터 '뒷간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른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과 임용택 전북은행장, 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 등이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식에 참석했다. (사진=신민경 기자)

일부에서는 토스뱅크의 왕성한 대출 지원 전략이 향후 금융 대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상환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의 대출 문턱을 낮출수록 언젠가 은행 돈은 바닥날 것이란 얘기다.

박계관 대전과학기술대 금융부동산과 교수는 "토스뱅크는 안정적인 기관투자자들로 확보한 자본 안전성을 토대로 모험 수위를 높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대출 서비스가 장기화한다면 사업자가 되레 자금난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토스뱅크의 대주주인 토스가 앱 이용자들의 높은 검색량을 유도해 수익을 꾀해온 점도 우려 요소다. 토스는 지난 2월부터 앱에서 행운퀴즈 서비스를 진행했다. 이 서비스는 이용자들이 퀴즈의 힌트가 되는 단어를 검색창에 쳐 보게 만든다. 이 때문에 퀴즈가 공개되는 날에는 네이버 등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들이 모두 관련 내용으로 뒤덮인다. 그 대가로 토스는 기업고객으로부터 집행비 명목의 돈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케이뱅크도 KT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오랜 기간 영업길이 막혔지 않느냐"며 "토스뱅크가 표방하는 '혁신성'엔 공정이 반드시 담보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극적인 검색마케팅 등의 광고영업 외에 공정한 판촉 활동을 다시 마련할 필요가 있단 게 신 교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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