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 장비 및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를 상대로한 미국 정부의 견제가 반도체 수출 규제로까지 확대됐다. 중국 측에도 보복성 조치를 예고하고 있어 미국 무역 갈등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이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해 수출 규정을 개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새 규정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제조 장비를 사용하는 외국 회사들은 화웨이나 화웨이 관계사인 하이실리콘에 특정 칩들을 공급하기 전에 미국 정부로부터 라이선스(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웨이 역시 칩셋을 공급 받고 미국 소프트웨어 및 기술과 연결된 반도체 디자인을 사용하려면 미국 상무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웨이에 제공하기 위해 이미 웨이퍼(Wafer: 반도체 생산을 위한 핵심 재료) 등을 생산하는 회사들은 120일안에 출하를 마무리해야 한다.

중국 에버브라이트증권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 업체들은 대부분 KLA, 램리서치, 어플라이드 매트리얼 같은 미국 회사들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만큼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화웨이 뿐만 아니라 화웨이, 애플, 퀄컴 등에 칩을 공급하는 TSMC에게도 타격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화웨이는 주력 제품인 통신 장비와 스마트폰 생산을 위해 막대한 양의 반도체를 소비해왔다.

미국 상무부는 규정 변경에 대해 미국 기술들이 미국 국가 안보와 외교적인 이해 관계에 반하는 악의적인 활동들을 가능케 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무부 한 관계자는 "미국 우선, 미국 회사들 우선, 미국 국가 안보 우선"이라는 언급도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규제 조치에 중국 정부도 즉각 대응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미국 회사들을 신뢰할 수 없는 대상 리스트(unreliable entity list)에 놓을 준비가 됐음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애플, 시스코시스템즈, 퀄컴 같은 미국 회사들에 대한 규제 강화 및 각종 조사를 시작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