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왕년의 인기 PC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유명 IP를 활용하면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어 유저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모바일 게임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단순히 익숙함만으로는 승부를 보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PC통신을 이끌어 왔던 주역들부터 2010년 초반까지 PC게임 업계를 주름잡았던 게임들까지 유명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엔씨소프트 '리니지' 형제는 물론, 넷마블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등이 모바일로 재탄생했다. 출시를 앞둔 대형 신작 3인방 'A3', '테라 히어로', '블레스 모바일'도 원작 PC게임 IP를 사용하고 있다.   

MMORPG 장르는 많은 유저들과 함께 성장과 경쟁을 통한 재미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모바일화에도 성공해 게임사들의 큰 매출원으로 통한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성능이 PC급으로 뛰어나지고, 앱플레이어나 공식 클라이언트를 통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즐길 수 있는 것도 모바일MMORPG의 전망을 밝게 한다.

다만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확대되면서 경쟁은 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IP를 활용해서 게임을 만들면 대중에게 허들은 조금 낮아질 순 있지만, 게임을 계속하게 하는 것은 결국 게임성이다. 28일 구글플레이 매출 기준으로도, 30위권 내에서 PC게임이 원작인 게임은 7개밖에 되지 않는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리니지2레볼루션을 시작으로 리니지M, 리니지2M까지 성공을 거두면서 마치 기존 IP가 흥행 보증 수표인 양 말하지만, 순위 밖의 무수한 게임들도 존재한다"며 "특히 원작이 얼마나 인기를 끌었느냐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다가올 'A3', '테라 히어로', '블레스 모바일' 3인방이 어떤 차별점을 제시해 살아남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미지=넷마블)
(이미지=넷마블)

◆'A3: 스틸얼라이브', MMO에 배틀로얄 더해

3월 12일 출시되는 넷마블의 'A3:스틸얼라이브'(이하 A3)는 2002년부터 11년 넘게 서비스된 'A3 온라인'이 원작이다. A3 온라인은 당시 "애들은 가라"라는 캐치프라이즈로 성인들에게 큰 인상을 남긴 게임이다. 모바일 A3에서는 원작의 히로인이었던 '선지자 레디안' 캐릭터를 중심으로 시작될 새로운 이야기를 담아낸다.

A3는 MMORPG에 배틀로얄을 접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MMORPG에서 강조하는 성장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이용자가 동일한 조건에서 최후의 승자 1인을 가리는 서바이벌 전투가 더해진 것이다. 

필드에서 전투 중인 상태 그대로 배틀로얄이 가능해 이용자는 장비와 경험치 획득에 아무런 손실 없이 배틀로얄을 즐길 수 있다. 또 배틀로얄로 MMORPG의 성장 아이템, 경험치를 추가 획득할 수 있는 유기적 순환구조를 통해 융합장르를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A3 간담회에서 "양산형 모바일 게임은 아니"라고 자신한 만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대 30인이 참여 가능한 배틀로얄은 개인전과 3인 팀전으로도 진행할 수 있다. 개인전과는 또다른 팀워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팀전에서는 파티원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파티 HUD’와 손쉽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스마트 핑’ 시스템을 도입했다. 

한편 배틀로얄은 기본적으로 수동 조작이며, 정교한 조작을 원하는 이용자들을 위해 이동과 공격 방향을 동시에 컨트롤 할 수 있는 듀얼 스틱 조작을 제공한다. 수동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을 위해 시야 범위 내에서 자동으로 타겟을 잡아주는 오토 타겟팅 방식도 지원한다.

(이미지=크래프톤)
(이미지=크래프톤)

◆'테라 히어로' MMO 감성 담은 MORPG

크래프톤 연합의 하나인 레드사하라는 '테라' IP를 택했다. 테라는 2011년 1월 출시돼 대한민국 게임대상 4관왕∙최고 동시접속자수 20만명을 달성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IP 홀더로, 콘솔 버전(PS4 및 엑스박스)을 아시아 지역에서 서비스 중이고, PC버전은 넥슨이 2016년부터 퍼블리싱하고 있다.

테라는 이미 모바일로 시도가 됐던 IP다. 2017년과 2019년 각각 '테라M'(넷마블)과 '테라클래식'(카카오게임즈)'이 출시됐다. 다만 인기 IP임에도 불구하고 두 모바일 게임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테라M은 운영 상의 문제가 겹치면서 업데이트가 미뤄져 순위권을 벗어났다. 테라클래식도 구글플레이 기준 74위로 밀려난 상태다.

부담이 더해지는 가운데 레드사하라는 3월 5일 '테라 히어로'를 출시한다. 엄밀히 얘기하면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이다. 유저들은 3인 파티 플레이를 통해 몰이사냥과 미션을 수행하며 캐릭터를 성장시키게 된다. 유저들은 과금없이 18종의 캐릭터를 모두 플레이 하면서 획득할 수 있고, 메인 시나리오 외에 캐릭터별로 고유 시나리오도 전개된다. 물론 PvP(플레이어 간) 전투 등도 즐길 수 있다. 

노동환 레드사하라 디렉터는 "장르 개념이 모호하지만 굳이 이야기하자면 '불멸의전사1,2'와 같은 MORPG 베이스에 외용적 감성으로는 MMORPG의 그것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기존 MMORPG나 턴제 게임에서 보듯이 조합과 전략 중심의 전투가 많은데, 테라 히어로는 일반적인 모바일 파티플레이에 비해서도 동적인 캐릭터를 강조했다"며 "조합하는 과정에서는 RPG를 지향하지만, 게임의 외적인 모습이나 감성은 MMORPG의 것을 담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이미지=조이시티)
(이미지=조이시티)

◆'블레스 모바일', '블레스'의 탈을 쓴 새 게임...PC 감성 살린다

'블레스'는 2016년 2월 출시돼 국내선 2018년 11월, 3년이 채 안돼 서비스가 종료된 아픔을 겪은 게임이다. 다만 네오위즈는 블레스를 스팀을 통해 북미·유럽에 진출했고, '블레스 언리쉬드'를 콘솔 버전으로 준비 중에 있다. 룽투코리아 또한 블레스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 '블레스 이터널'을 출시할 예정이다. 

경쟁작이 많지만 조이시티가 블레스 IP를 택한 것은 '최신작' 프리미엄이 작용했다. 이제 막 4년이 된 IP로, 그래픽이나 사운드 면에서 최고 퀄리티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개발사인 씽크펀의 오용환 대표는 "그 애셋을 가지고 제대로 만들어 보여드린다면, 블레스에서 겪었던 아쉬운 점을 충분히 보상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조이시티는 애셋을 이용해 완전히 다른 게임으로 재창조했다고 밝혔다. 즉 그래픽 리소스를 제외한 스토리, 시스템, 콘텐츠 전반이 모두 '블레스 모바일'을 위해 새롭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모바일 게임이지만, PC MMORPG의 감성을 살렸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위해 정교한 조작의 손맛을 살린 '논타깃팅 액션'과 '길드'에 방점이 실렸다.

특히 블레스 모바일은 캐릭터를 생성하자마자 바로 '길드' 가입을 허용한다. 모든 유저가 처음부터 함께 길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길드에 소속되면 접속한 길드원 수에 따라 적용되는 '상시 길드 버프' 혜택을 받고 해당 버프는 길드의 성장에 따라 점점 좋아진다. 길드 콘텐츠는 길드 모임에 성공할 경우 오픈 되는 '비밀 훈련소'를 비롯해 다양한 던전, PvP 등 방대한 엔드 콘텐츠로 연결된다. 

3월 2일 캐릭터 사전 생성과 함께 길드 사전 생성 및 가입까지 동시에 진행한다. 3월 14일 사전예약자를 대상으로 한 쇼케이스, 3월 20일부터 23일까지의 비공개 시범테스트(CBT)를 거쳐 출시일을 정하게 된다. 조이시티는 길드 단위 온오프라인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유저 의견을 직접 듣고 향후 업데이트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개발사인 씽크펀이 직접 게임 운영을 맡아, '운영이 살아 있는 게임'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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