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국내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과 업비트가 수백억원 대 재무 손실로 속않이를 하고 있다.

빗썸은 최근 국세청이 부과한 세금 803억원을 모두 납부했다. 먼저 세금을 내고 향후 재판을 통해 돌려받는다는 계획이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업비트도 지난해 11월 유출된 이더리움과 관련해 580억원 가량을 자사 자산으로 충당해야 한다. 두 거래소 모두 재무 부담이 큰 상황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국세청이 부과한 세금 803억원을 모두 납부했다. 빗썸 관계자는 “국세청이 부과한 세금 803억원을 지난해 12월말 모두 납부했다”면서 “이후 권리구제 절차에 따라 소명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빗썸코리아는 지난 12월 30일 정정신고를 공시하며 “당기말 현재 과세전적부심 결과 또는 추가적인 납세자 권리 구제 절차를 통해 세부담액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과거기간에 대한 법인세 비용을 인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빗썸은 2018년 감사보고서를 정정하며 이번 세금 납부 건을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으로 명시했다. 사법 당국의 판단이 회사 측에 긍정적일 것이라 보고 일단 손실로 책정해 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금을 징수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경우, 빗썸은 세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2018년 빗썸의 당기순손실은 2055억원이다. 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손실 규모는 2858억원으로 늘게 된다.

업비트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580억원 규모 이더리움 유출이 해킹에 의한 것이든, 내부 소행에 의한 것이든 손실분에 대해서는 처리를 해놔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업비트가 보유하고 있던 이더리움으로 일부를 채워놓을 수 있고 암호화폐 또는 현금으로 이더리움을 직접 구매해 처리할 거라는 추정이다.

업비트는 정기적으로 공시하는 암호화폐 및 예금실사 보고서(2019년 10월 1일 기준)를 통해 암호화폐와 현금 모두를 이용자가 업비트에 예치한 총액보다 초과해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암호화폐는 원화 환산 금액 기준으로 103.92%를, 현금은 131.96%를 초과해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번 유출이 예상치 못한 큰 지출을 발생하게 해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거라는 지적이다. 지난 유출로 업비트가 분실한 이더리움은 총 34만2000개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월 기준으로 두나무가 보유 중인 이더리움은 2000.31개(당시 기준 약 3억722만원)다. 

앞서 두나무는 2018년 당기순이익으로 1433억원을 기록했지만 2019년도에는 이같은 손실분이 추가로 적용되면서 재무제표에도 변동이 나타날 거라는 추정이다.

한편 업비트 이더리움 유출 건과 관련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 암호화폐 자금세탁 전문 분석 업체 센티넬프로토콜이 마련한 업비트 자금 실시간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업비트에서 유출된 이더리움은 바이낸스, 후오비 등 여러 해외 거래소를 거쳐 이동 중이다. 현재까지 연관된 혐의 지갑 개수도 3만6300여 개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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