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3법, 결국 폐기 수순으로 가나?… “산업계 무시하는 처사” 
데이터 3법, 결국 폐기 수순으로 가나?… “산업계 무시하는 처사” 
  • 석대건 기자
  • 승인 2019.12.0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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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길목마다 가시밭길이다. 데이터 3법이 세상에 나올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데이터 3법’은 금융, 통신, 인터넷 플랫폼 등 기업들이 개인 정보를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개념과 감독기구 등을 정리하는 내용을 담겼다. 

각각 개정안은 해당 국회 상임위를 넘기기도 어렵고, 넘더라도 국회 법사위에 막히고, 그 후에는 국회 본회의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의 벽은 하나가 아니었던 것. 

야당, 이때다 싶어 내 이름 알리기?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겨우 상임위를 통과하고 올라온 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의 두 법안을 계류하기로 결정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해당 개정안이 “법의 애초 목적인 개인정보 보호에 반한다”며 반대의견을 내고 제동을 걸었다.  

또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의원들에게 검토할 시간을 드리고 다음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 여부를 정하도록 하자”며 법사위 통과가 무산됐다. 

법사위는 국회법 37조2항에 따라 ‘법률안·국회규칙안의 체계·형식과 자구의 심사에 관한 사항’만을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이미 논의된 사항을 또 검토한다는 점에 비판 받았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결국, 당일(29일)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데이터3법은 의결되지 못했다. 

데이터 경제 활성화 정책의 핵심인 '데이터3법' 중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14일 국회 행안위 의결을 마쳤으나, 남은 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의 행방은 요원하다. (사진=석대건 기자)
데이터 경제 활성화 정책의 핵심인 '데이터3법' 이 국회에서 갇혀있다. (사진=석대건 기자)

앞서 신용정보법 개정안의 경우 22일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의 단독 반대로 정무위 통과가 미뤄진 바 있다.  

당시 지상욱 의원(바른미래당)이 개인정보 제공 여부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에 문제를 제기해 지연됐다. 이후, 지상욱 의원의 ‘정부가 개인 동의 없이 공공 데이터 정보 제공 금지’라는 골자로 수정하면서 신용정보법은 정무위를 넘었다. 그러나 법사위에서 걸린 셈.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더 아득하다. 데이버 3법이 가장 많이 논의됐어야 했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지난달 29일 열린 과방위 회의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실시간 검색어 제재법’을 정보통신망법과 함께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의도 되지 못했다.  

상임위 넘자, 법사위가 발목…그 다음은 또 야당 필리버스터 

지난달 25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회동을 통해 29일 본회의를 열어 데이터3법을 처리하자고 합의했지만 공수표였음이 드러났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에 오른다고 해도 ‘데이터 3법’의 통과는 쉽지 않다. 자유한국당이 정기국회에서 공개적으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 갈등 정국에서 논의는커녕 통과도 어렵게 됐다.  

국회는 오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데이터3법을 포함한 비쟁점법안을 처리하도록 논의했다고 밝혔다. (사진=국회 홈페이지)
국회는 오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데이터3법을 포함한 비쟁점법안을 처리하도록 논의했다고 약속했지만 공수표였음이 드러났다.
(사진=국회 홈페이지)

정부와 산업계는 난감하다. 데이터3법이 처리되지 않으며 그동안 준비했던 데이터 경제 활성화 정책은 힘을 쓰지 못한다. 일례로, EU의 GDPR 적정국 지위도 받지 못하게 된다.  

GDPR에 따르면,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적법한’ 처리 조건을 확보하는 동시에, 개인정보 국외 이전 등의 항목을 정보주체에게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제시해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개인정보 적법 처리 기준을 새로 세웠다.  

“보호도 못해, 활성화도 못해” “산업계 무시하는 처사” 

하지만 우리는 ‘전담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DPO)’ 등 관련 법제도를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결국 해당 제도는 데이터 3법이 통과돼야만 마련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데이터 경제 활성화 규제혁신 현장 방문으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를 찾았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년 9월 데이터 경제 활성화 규제혁신 현장 방문으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를 찾았다. (사진=청와대)

이러한 불안감에 지난 10월 25일 장병규 4차위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사회적 합의를 끝낸 데이터 관련 3법이 국회를 넘지 못하고 있다”며, “(민간이 기다린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이대로 두면 데이터 보호도 못하고 활성화도 못한다”고 비판했다. 해당 관계자는 “우선 통과시키고 다음 국회에서 해당 법안들의 문제점을 개정·보완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논의를 핑계로 통과를 미루는 건 정부 발목 잡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며, “법제도에 죽고살아야 하는 산업계를 무시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20대 국회의원의 임기는 명목상 2020년까지다. 실질적으로는 4월에 열리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투표로 인해 본격적인 선거 정국에 돌입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2019년 연말이 마지노선이다. 20대 정기국회는 12월 10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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