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디지털투데이 민병권 기자] 지난 9월 10일(현지시각), 2019 프랑크푸르트모터쇼의 프레스 컨퍼런스가 한창이던 프랑크푸르트 메세 앞에는 낯선 디자인의 하얀 SUV가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도어와 유리에 붙은 스티커의 한자들 때문에 더욱 이색적으로 보인 이 차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 스타트업 아이웨이스(AIWAYS)의 전기자동차 U5였다.
아이웨이스 엔지니어들은 아직 양산 전 단계인 U5 2대를 몰고 7월 17일 중국 시안을 출발해 9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 그 사이 카자흐스탄, 러시아,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를 거쳤다. 여정의 3분의 2이상이 비포장도로였고 고비사막, 우랄산맥, 북부 스칸디나비아가 포함됐다.
충전은 어떻게 했을까? 제대로 된 전기차 충전기를 찾아볼 수 없는 곳들이 태반이라 숙소와 휴게소 등에서 낮은 전력에 의지해 밤새도록 충전했다고 한다. 이렇게 고생해 1만5022km를 주행한 덕분에 기네스 월드레코드로부터 ‘시제품 전기차로 가장 긴 거리 이동’ 세계기록을 인정받았다.
2016년 설립돼 2017년 중국 상라오에 공장 터를 파기 시작한 아이웨이스는 중국 전기차 최초로 유럽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최근 EU 형식 승인을 통과했고 중국 충돌안전성 테스트에서 별 다섯 개를 획득해 ‘가장 안전한 중형 SUV’라는 회사측 홍보에 따라 현지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르노삼성 QM6만한 차체에 188마력 전기모터와 65kWh 배터리를 탑재해 성능이 특출나진 않다. 0→100km/h 가속성능이 9초이고 1회 충전으로 최대 503km(NEDC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시장의 주목을 끄는 것은 성능보다는 가격이다. 요즘 유럽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산 전기차들보다 넉넉한 차체와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차 대중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실내에는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과 2개의 4.2인치 및 7인치 디스플레이를 연결한 계기판을 배치했고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도 즐비하다. 회사이름 앞 두 글자 AI가 인공지능을 뜻하는 것처럼 전통적인 자동차에 얽매이지 않는 미래의 모빌리티를 꿈꾼다.
다만 기존 자동차업계 거물들의 명성에 기대는 전략 또한 병행하고 있다. 폭스바겐, 아우디 등의 중국 합작회사 출신들이 설립과 경영에 참여하고 보쉬 차이나, 지멘스 차이나 등 굴지의 자동차 부품회사들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엔초 페라리 디자이너로 유명한 켄 오쿠야마를 디자인 고문으로 위촉했고 아우디 콰트로, 스포츠카 ‘굼퍼트 아폴로’로 유명한 독일 엔지니어 로랜드 굼퍼트를 제품 최고 책임자로 앉혔다. 에이웨이스는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 굼퍼트의 딸 이름을 딴 스포츠카 나탈리를 출품하기도 했다. 메탄올 연료전지로 움직이는 800마력대 전기 스포츠카로, 500대 한정판매를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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