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클라우드가 일으킨 IT인프라의 지각변동은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클라우드의 기본적인 개념은 기업 데이터센터의 가상화라는 점에서, 하드웨어로부터의 해방과 같다. 일 아닌 일을 하지 않기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쓸데없는 껍데기에서 벗어나는 것인 셈. 클라우드는 인프라, 플랫폼, 소프트웨어라는 껍데기 관리는 외부에 맡기고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만 역량을 집중한다는 성장 방식 전환이다.

이제 껍데기를 넘어 서비스가 제공되는 길인 네트워크까지도 소프트웨어처럼 가상화되는 흐름이 일고 있다. SD-WAN(Software Defined Wide Area Network,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이라는 고속도로가 열리고 있다.

윤치권 VM웨어 SDDC 세일즈 부문 상무는 SD-WAN를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기술 발전”이라며, “SaaS를 통한 기업 애플리케이션이 잘 구현되려면 네트워크 역시 이에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SaaS 생태계는 ERP와 같은 인사관리 솔루션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SaaS 시장 점유율도 SAP가 1위다. 하지만 SaaS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SAP와 같은 전통적인 기업용 SW를 SaaS 기반 모델로 전환하는 업체에다가 구글, MS 등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SaaS로 제공하는 기업군까지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너지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연간 30%로 SaaS 시장은 크고 있다.

SaaS 시장 확대될수록 SD-WAN 니즈 커져

윤치권 VM웨어 상무는 “점점 더 많은 기업이 SaaS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쓰게 될 것"라며, “SaaS 시장의 확대는 WAN 측면에서 엄청난 변화”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SD-WAN이 변화를 이끈다는 것일까?

이전까지만 해도 기업이 WAN의 옵션에는 전용선을 통한 MPLS(Multi-Protocol Label Switching)와 통신사를 통한 인터넷 연결 방식이 있었다. 

장단점이 있다. MPLS로 구축할 경우, 비용이 크다. 하지만 일단 네트워크로 구축되기만 하면 안정적인 트래픽 처리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반면, 애플리케이션와 같이 빠르게 구축하고 테스트가 필요한 서비스에는 그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클라우드 이전까지 기업은 MPLS릍 통해 최대한 많은 트래픽을 처리하면서, 애플리케이션 구동에는 인터넷을 통해 해결했다. 

그러나 이 혼용 방식은 SaaS의 성장에 따라 한계에 부딪쳤다.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과 이로부터 발생하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MPLS 수준의 성능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인터넷 라인으로는 처리 속도를 감당할 수 없는 것. 또 예측 가능성도 떨어져 SLA가 보장되지 않아 기업으로서는 ‘올인’하긴 불가능한 옵션이다.

은행이 지점을 낼 경우에 본사와 연결하는 전용 인터넷 네트워크가 구축되는데, 양측이 함께 구동해야 할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고 또 데이터가 급증해 MPLS로도, 인터넷 라인으로도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직원들 역시 데이터센터를 거쳐 트래픽을 만드는 MPLS보다 직접 클라우드로 빠르게 실시간으로 액세스하길 원한다. 

화상 애플리케이션 구동시, 2% 패킷 손실만으로도 화질 차이는 극명해진다. (사진=석대건 기자, 자료=VM웨어)

SD-WAN 솔루션은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실시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과 같아

SD-WAN은 두 가지 장점을 흡수한다. SD-WAN은 인터넷 라인의 모든 유형의 링크를 연결해 통합한다. 이전까지 기업이 불안전한 인터넷 네트워크를 대비하기 위해 베이직과 백업으로 나눴다면, SD-WAN는 네트워크 오버레이로 통합된 대역폭 풀을 구성한다. 

‘소프트웨어 정의’라는 이름대로, SW가 스스로 고가용성이 가능한 네트워크 상황, 서비스 품질 등에 맞게 스스로 가장 적합한 네트워크 경로를 찾아간다. 특히 클라우드로 연결된 애플리케이션에서 급증하는 사용량을 감당할 수 있다. 즉, 하드웨어 계층 및 물리적 전송에서 소프트웨어 계층을 추상화해 탄력적 네트워크로의 변화다.

예를 들어, 이전 방식이 명절 귀경길에서 고속도로나 국도 중 하나로만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이었다면, SD-WAN은 교통 상황에 따라 빠른 길로 안내하는 시스템이다.

VM웨어의 SD-WAN 솔루션인 ‘VMware SD-WAN by VeloCloud’의 경우, 고가용성 지원을 위해 AWS, MS 애저, GCP 세일즈포스 등 주요 기업에 게이트웨를 설치했다. 여기에 포티넷, 체크포인트 등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 제공 기업과도 직접 연결해, 지점이 본사나 데이터센터를 거치지 않고 직접 보안 설계가 가능하다.

SD-WAN by VeloCloud 서비스 구조도 (사진=VM웨어)
SD-WAN by VeloCloud 서비스 구조도 (사진=VM웨어)

윤치권 VM웨어 상무는 “SD-WAN은 이전까지만 해도 그다지 필요성이 없었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도입을 검토할 단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출발지나 목적지의 개념이 아닌, 기업이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가고자 하는 과정에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D-WAN으로 네트워크 변화에 대한 VM웨어의 기대는 크다. 

지난 2017년 11월 VM웨어는 SD-WAN 전문업체인 벨로클라우드(VeloCloud)를 인수했다. 당시 벨로클라우드는 통신사업자 절반 이상에 SD-WAN 솔루션을 공급 중일 만큼 시장 리더였다. VM웨어는 이를 기반으로 ‘버추얼 클라우드 네트워크(VCN)’를 꿈꾼다. 

VM웨어는 SD-WAN를 통해 클라우드 네트워크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사진=VM웨어)

‘버추얼 클라우드 네트워크’ 생태계에서 기업은 언제, 어디서라도 애플리케이션 구동과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엔드투엔드(End-to-end)의 SW 기반 네트워크를 지원받게 된다. 기업 비즈니스 모델을 위해 필요 없는 쓸데없는 껍데기는 물론 길조차도 벗어나는 것. 

이는 마치 무선 이어폰, 무선 충전 등으로 인해 우리 일상에서 ‘선’의 존재가 점점 사라지는 것처럼 큰 변화다. 이미 현재 약 2,000개 이상의 기업이 VM웨어 SD-WAN을 도입하기도 했다.

윤치권 VM웨어 상무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에 클라우드에 대해 설명하면 이상적이라는 대답을 들었지만, 지금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기본”이라며, “이제 SD-WAN이 구축될 수 있는 환경이 충분히 조성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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