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저출생 고령화로 인구 정체까지 겹치면서 마지막 미개발 분야로 ‘디지털 헬스케어’가 떠오르고 있다. 

이에 글로벌 IT 기업은 헬스케어 시장에서 AI, 클라우드 등 신기술로 활용해 전방위로 확장 중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에 이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약 2060억 달러(약 249조 3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성장세는 점점 거세져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연평균 27.7%씩 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무려 5092억 달러(약 616조 3,866억 원)까지 확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우리나라 역시 시장 전망은 밝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2년에 2조 2천억 원에 불과했던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20년에는 약 14조원으로 약 6배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기술력으로 확장하는 글로벌 IT 기업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과 구글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MS는 2017년부터 ‘헬스케어 넥스트(Healthcare NexT)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의료 및 생명과학 분야에  클라우드, AI 및 리서치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피터 리(Peter Lee) MS 연구소 총괄 부사장을 중심으로, 1100명 이상의 전문인력이 투입됐다. 

그 접목 사례도 성과로 나타나 AI로 심정지 발생 확률을 예측해 의사에게 의료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옥스너 헬스 시스템(Ochsner Health System)을 개발했다. 파일럿 스테스트 결과, 비상 발생 확률이 44% 줄었다.

(사진=MS)
MS는 2017년부터 ‘헬스케어 넥스트(Healthcare NexT) 연구 프로젝트’를 출범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사진=MS)

또 미국 세인트 쥬드 아동연구병원, 유전체 분석 툴을 제공하는 DNA넥서스(DNAnexus)와 협업을 통해 애저 기반으로 아동 치료 정보를 전 세계 16개국 450곳이 넘는 기관의 연구원과 공유했다. MS는 이를 통해 기존에는 관련 데이터 다운로드에 몇 주 걸리던 소요 시간을 분 단위로 줄였다고 밝혔다.

MS는 우리나라에서도 유의미한 디지털 헬스케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루닛은 내놓은 딥러닝 기반의 의료영상 분석 시스템 ‘루닛 인사이트’는 애저 클라우드 인프라로 가동된다. 특히 ‘루닛 인사이트’는 AI를 활용해 기존 엑스레이 조직의 미세환경을 분석해 고위험 환자를 분류, 유방암·폐암의 발견 정확도를 97%까지 예측할 수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IT기술을 통해 고효율의 의료 서비스가 점점 실현되는 것이다. 

지난 3월 구글도  'AI with Google 2019’를 통해 의료 기술과 AI의 접목 사례를 선보였다. 구글은 AI에게 당뇨병성 망막증, 암, 심혈관 질환 관련 데이터를 학습 시켜, 판독 수준을 의사와 유사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물론 연구 과정에서 인도, 미국 의사 54명과 함께 추진하긴 했으나, 앞으로의 실현 가능한 미래를 더 보여준 셈.

당시 릴리 펭 구글 AI 프로덕트 매니저는 “의료는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회색 영역이 많아 의사를 AI가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의료와 같이 데이터가 많이 수집된 분야에서 효율이 높다”며 디지털 헬스케어의 가능성을 암시했다.

MS, 구글, IBM 등 기술력 앞세워 고효율로 의료 수준 높여 

AI 왓슨을 보유한 IBM 역시 헬스케어 분야에서 성공적인 접목 사례를 내고 있다. IBM은 AI 왓슨을 신시내티 아동 병원의 임상시험에 적합한 환자를 자동으로 매칭하는 시스템에 활용해, 업무 부담률을 92% 절감하고, 효율성을 450% 증대시켰다. 또 보험 업무에서도 쓰여, 미국 대형 건강보험사 앤섬은 AI왓슨을 적용해 기존의 3~5일 소요되던 허가 업무를 초 단위로 줄였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다소 어렵다. 무엇보다 모든 의료 정보를 민감 정보로 보고 활용이 어렵고, 국민건강보험의 역할이 크다 보니 아무리 AI 기술 수준이 높아도 규제의 벽이 높다.

AI 스타트업 내 헬스케어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의료 분야는 이해 관계자가 많은 분야 중 하나”라며,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졌어도 사회적 공감대가 만들어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라도 활용 가능한 데이터로 쓸 수 있다는 여기고 투자 중”이라며,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