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PC와 모바일 부문 등 일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신호’가 잡히고 있다. 레노버와 HP 등 주요 PC 메이커들이 견조한 PC와 노트북의 출하량을 보이고 있으며, 안드로이드용 AP를 주로 생산하는 대만의 미디어텍 등 모바일용 IC 생산 업체들의 성장도 눈에 띄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CPU 공급부족이 완화되면서 대만의 ODM 기업들을 중심으로 노트북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트북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서버향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은 아직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회복은 낸드(NAND) 플래시 업황이 먼저 회복되며, 이어 D램(DARM)의 회복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결과, 대표적인 국내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제품들의 수요도 일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노트북 제조업체, 수요 회복 시그널 보여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7일 “노트북 수요 개선 시그널은 대만의 ODM 기업이 먼저 보여줬다”며, 대표적인 ODM 기업인 위스트론과 컴팔의 4월 매출이 각각 전년 대비 10%, 18% 성장했다고 밝혔다.
가트너에 따르면, 4월 잠정 집계된 1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5850만 대로 전년 대비 4.6% 줄었다. 지난해보다 줄어든 출하량이지만, 업계 예상보다는 양호한 실적이다. CPU 공급 부족으로 인한 PC 시장의 역성장 폭이 PC 벤더들의 전략적 선택으로 조금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김경민 연구원은 “CPU의 공급 부족은 상위 PC 벤더(레노버, HP, 델)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며, “점유율이 낮은 벤더보다 우선적으로 CPU를 확보할 수 있었고, 인텔의 CPU가 부족할 때 AMD의 CPU를 대체재로 확보하기도 용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위 PC 벤더의 1분기 점유율은 62%로, 전년 57%보다 늘어났다. 4~6위권 PC 벤더인 애플, 에이수스, 에이서의 제품 출하량은 400만 대 미만으로 상위 3사보다 부진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런 현상은 하위권으로 갈수록 심해진다. 기타로 분류되는 하위권 PC 벤더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24%에서 1분기 20%까지 하락했다.
김 연구원은 하위권에서 출하의 역성장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PC 출하의 역성장 폭이 전년보다 4.6%밖에 감소 안 한 것은 레노버, HP, 델이 각각 6.9%, 0.8%, 1.5% 성장한 출하량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미디어텍과 노바텍 등 부품회사, 꾸준히 성장해
모바일 시장에서도 일부 성장의 흐름이 보이고 있다. 안드로이드 매출 비중이 높은 대만 미디어텍의 월 매출이 3개월간 성장하고 있으며, BOE에 주로 드라이버 IC를 공급하는 노바텍도 1년 1개월 동안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30일 미디어텍은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1분기 대비 2분기 13~21%의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1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주력 제품의 매출 성장, 스마트폰향 모바일 칩의 빠른 매출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5월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노바텍은 전년 대비 41% 성장한 4월 드라이버 IC 매출을 기록했다. 노바텍의 주요 패널 공급사는 BOE며, BOE는 화웨이의 주 고객이다. 화웨이는 미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중반부터 적극적으로 재고를 축적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노바텍의 매출이 앞으로 주춤할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모바일 시장의 수요 회복은 계속 될 것으로 분석한다. 화웨이의 매출이 단기간에 줄어들지는 않으며, 화웨이의 매출이 줄더라도 국내 업체들이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다.
김경민 연구원은 “최근 중국 현지 분위기를 살펴보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쉽게 무너질 것 같지 않다. 무역분쟁이 중국 내의 화웨이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 제고를 오히려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제재조치가 장기화되면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삼성전자가 수혜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서버는 '글쎄'...하반기부터 회복 가능성↑
PC와 모바일 시장의 회복이 점쳐지는 가운데, 지난 몇년간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며 반도체 빅사이클을 주도한 서버향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은 좀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서버 수요가 둔화되면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용하는 업체들이 재고 축적을 줄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요 회복이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PC 시장은 인텔의 10나노 기반 프로세서와 AMD의 7나노 기반 프로세서들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게이밍 PC를 중심으로 업그레드 현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모바일 시장도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대용량 D램과 낸드 플래시 채용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또한 최근 주춤했던 서버 시장 역시 새로운 프로세서들의 공급과 함께 AI를 도입하면서 기존보다 많은 양의 메모리가 필요해진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일반 서버의 평균 D램이 0.27TB이며, AI 서버의 평균 D램은 20TB다. 일부 전문가들은 AI 서버 도입이 증가하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또 다른 빅 사이클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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