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2년 간의 호황을 누리던 반도체 산업이 2018년 하반기에 스마트폰 판매 둔화, 데이터센터 투자 조정 등에 따른 수요 급감과 그간의 공급 부족 해소 등의 이유로 슈퍼 사이클이 종료되며 하락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성장을 주도하던 메모리 산업의 성장 곡선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추세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의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이 재도약하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G 시대에는 빠른 전송 송도, 데이터 활용 기반 확대 등으로 데이터 폭증이 유발될 것이고, 이를 수용하기 위한 반도체 시장 확대는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반도체 호황 국면이 다시 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사진=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최근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5G, 국내 반도체 산업의 신성장 모멘텀’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2010년 이후 7년 동안 약 40% 성장한 세계 반도체 시장은 이후 2023년까지 6년 동안 약 35%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5G는 보다 빠른 전송 및 응답 속도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성능 향상과 애플리케이션 전반에 향상된 기능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5G 성능을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탑재 부품의 고기능화가 동반돼야 해 이는 필연적으로 모바일 반도체 시장의 확대로 연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J.P. 모건(Morgan)은 5G 도입에 따른 반도체 추가 수익 규모가 2021년 기준 14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개발 동향을 볼 때 이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은 LTE 시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분야는 물론 2023년에 BP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비메모리 분야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II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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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의 진화는 데이터 수요 확대의 역사, 반도체 시장 확대로 연계

이동통신의 발전 과정을 들여다보면 세대가 발전할수록 음성 통신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진화했다. 음성 중심의 1G(1세대) 아날로그 방식에서 문자까지 가능한 2G 디지털 방식으로 진화한 후 3G로 접어들며 데이터 통신을 지원한다. LTE 시대에는 상시(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 실시간 동영상 시청이 가능해지며 동영상이 스마트폰의 핵심 서비스로 정착했다.

이동통신의 경우 세대가 진화할수록 데이터 중심으로 발전을 거듭함에 따라 모바일 트래픽 또한 빠르게 증가했는데, 특히 2011년 LTE 도입 이래 모바일 트래픽이 급증했다. 2011년에 월간 기준 글로벌 모바일 트래픽은 0.24 엑사바이트에 불과하였으나 2017년엔 동 11.5 엑사바이트로 급증했다.(동 기간 CAGR 약 74%) 1 엑사바이트는 1024 페타바이트로 약 10억 기가바이트다.

세대 진화에 따른 모바일 트래픽의 급증은 전송 속도의 지속적 개선, 그에 따른 소비 콘텐츠의 다양화·대용량화, 단말의 다양화 등에 기인한다. 2G 시대에 144 kbps에 불과하던 전송 속도는 LTE 시대 1Gbps까지 개선했다. 특히 LTE 이후의 모바일 트래픽 급증은 클라우드 업체 중심의 데이터센터 도입이라는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반도체 시장의 확대로 연계될 전망이다. LTE 도입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가 크게 개선되며 모바일 스트리밍의 대중화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대용량 동영상 콘텐츠의 소비 증가로 발전했다. KTB 투자증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체 모바일 트래픽의 70%가 동영상에 기인한다. 모바일 트래픽의 급증은 클라우드 업체 중심의 데이터센터 등장이라는 패러다임 변화도 일으킨다.

유튜브로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를 제패하고 있는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ICT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유발됐으며, 이러한 흐름은 데이터센터용 D램 등 메모리 중심의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이어져 최근 2년간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토대를 형성했다. KTB 투자증권에 따르면 세계 서버용 D램 수요는 2012년 39억Gb에서 2018년 334억Gb로 바뀌었다.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을 고려할 때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열어가고 있는 5G가 다시 한 번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이끌 것이라는 얘기다. 5G는 LTE 대비 최대 20배 빠른 속도, 자율주행차 등 데이터 활용 기반 확대 등으로 전례 없던 데이터 폭증과 이를 수용하기 위한 반도체 시장 확대는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이미지=II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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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도입, 스마트폰용 반도체 시장 확대 촉진

5G는 보다 빠른 속도와 응답 속도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성능 향상과 소비자(AR/VR 지원) 및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IoT/자율주행/스마트 시티 등) 전반에 향상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새로운 폼팩터 부족, 교체주기 연장 등으로 성장 정체에 빠진 스마트폰 시장에 있어서도, 모바일 인터넷 향상, 4K 비디오 및 VR/AR 등 차세대 기능을 지원하는 5G 도입이 최대 성장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LTE 폰에서 5G 폰으로 전환되는 경우 높아진 5G 성능을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탑재 부품의 고기능화가 동반돼야 하며, 탑재 반도체 역시 전용 베이스밴드 프로세서, 고기능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물론 고용량 메모리 등이 필요하다.

J.P. 모건이 플래그십 LTE 폰과 5G 폰의 반도체를 구성 요소별로 비교 분석한 결과 5G 폰에 사용된 전체 반도체 가격이 LTE 폰 대비 최대 85%(110 달러)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5G 도입에 따른 가격 상승효과는 5G 사용에 특화된 RF 프론트 엔드, 안테나 등이 가장 크겠지만 반도체별로는 여전히 메모리 비중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시간이 지나면서 통합 AP의 채택이 증가하는 등 5G 도입에 따른 가격 상승효과는, 특히 통합 AP·메모리를 중심으로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RF 프론트 엔드 등의 경우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분석 결과 5G 도입에 따른 반도체 추가 수익 규모는 2019년 약 5억4000만달러, 2020년 59억9000만달러, 그리고 2021년 141억3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지=II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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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폰용 반도체 시장,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메모리와 비메모리까지 확대

초기 5G폰용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은 기존에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여주었던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모뎀 칩셋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5G 시대에 재 도래할 반도체 호황 국면을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도체가 활용되는 여러 산업 분야중 시장성이 있고, 우리가 개척 및 선점할 수 있는 산업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삼성이 향후 가장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자동차 시장을 타겟으로 한 자동차용 AP를 개발하고 아우디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로 보인다. 최근 업계에서는 반도체 시장의 둔화, 5G 도입에 따른 수요 기반 확대전망 등을 배경으로 차량용 반도체 개발 확대,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인재 양성, 대기업·스타트업간 생태계 구축 등 비메모리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안들을 제시했다.

IITP는 보고서를 통해 “5G 시대를 맞아 새로이 부상하는 반도체에 대해서는 정부의 모험적 투자를 통한 집중적인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개발된 기술은 미래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확대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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