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낸드 플래시 생산 업체들이 QLC 구조를 채택한 최신 SSD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96단 4D 낸드 기반의 1테라비트 QLC 샘플을 출하했으며, 인텔은 지난달 옵테인 기술에 QLC 낸드 플래시를 결합한 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등이 QLC SSD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QLC(Quadruple Level Cell)는 하나의 셀에 4비트의 정보를 저장하는 구조다. 원래 SSD는 하나의 셀에 1비트의 정보를 저장하는 SLC(Single Level Cell)에서 출발해, 2비트의 MLC(Multi Level Cell), 3비트의 TLC(Triple Level Cell), QLC의 단계로 개발됐다.

하나의 셀에 4비트의 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에 QLC는 같은 면적의 웨이퍼에서 SLC보다 4배의 용량을 더 담을 수 있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QLC가 TLC 대비 30%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MLC, SLC와는 그 차이가 더 커진다.

SLC·MLC·TLC·QLC의 구조(자료=SK하이닉스)
SLC·MLC·TLC·QLC의 구조(자료=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기업용 1Tb QLC 제품 샘플 출하

지난 9일 SK하이닉스가 1테라비트(Tb) QLC 제품을 개발해 주요 SSD 컨트롤러 업체에 샘플을 출하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양산 중인 96단 CTF(Charge Trap Flash) 기반 4D 낸드 기술에 자체 QLC 설계 기술을 적용했다. QLC 시장이 본격 형성되는 시기에 맞춰 96단 기반 1Tb QLC 제품까지 낸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차세대 고용량 메모리 시장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TLC 대비 동일한 면적에서 집적도를 높일 수 있어 원가경쟁력을 갖춘 고용량 제품 구현이 가능해진다며, QLC 기술로 1테라비트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손톱 크기의 작은 칩에 총 2748억 개의 셀 집적과 고도의 QLC 설계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낸드개발사업전략담당 나한주 상무는 “기업용 QLC 수요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내년 이후부터 QLC 기반 SSD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특히 16TB 이상의 솔루션으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하는 고용량 기업용 SSD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96단 4D 낸드 기반 QLC SSD
SK하이닉스의 96단 4D 낸드 기반 1Tb QLC(사진=SK하이닉스)

인텔, 옵테인 메모리 기술에 QLC 스토리지 결합

지난달 인텔은 자사의 옵테인 기술을 활용해, 메모리와 스토리지 기술을 결합한 M.2 커넥터용 제품을 개발했다. 제품은 최대 32GB 캐시의 옵테인 메모리와 1TB급 SSD 성능의 QLC 스토리지를 포함한다. 인텔은 하나의 M.2 슬롯에 메모리와 스토리지를 포함한 제품을 통해, 고성능의 경량화 노트북 개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롭 크룩(Rob Crooke) 인텔 수석 부사장 겸 비휘발성 메모리 솔루션 그룹 총괄은 “인텔 옵테인 메모리 H10 솔리드 스테이트 스토리지는 인텔 옵테인 기술과 인텔 QLC 3D 낸드의 특별한 조합으로 구성됐으며, 다른 누구도 제공할 수 없는 인텔 커넥티드 플랫폼의 강점을 기반으로하는 메모리와 스토리지에 대한 인텔만의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인텔은 새로운 제품이 독립형 TLC 3D 낸드 SSD 시스템과 비교해, 자주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과 파일에 더욱 빠른 액세스와 백그라운드 활동에 더욱 뛰어난 응답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옵테인 메모리가 탑재된 인텔 기반 플랫폼은 이용자의 가장 보편적인 컴퓨팅 작업과 자주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성능을 최적화하는 일반적인 컴퓨팅 활동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인텔 옵테인 메모리 H10 솔리드 스테이트 스토리지(사진=인텔)
인텔 옵테인 메모리 H10 솔리드 스테이트 스토리지(사진=인텔)

삼성전자, QLC SSD 시리즈 출시…TLC급 성능 구현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TB급 용량의 소비자용 QLC SSD ‘860 QVO’ 시리즈를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소비자용 QLC SSD를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컨트롤러 기술을 활용해 TLC와 동등한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기존 TLC SSD용 컨트롤러와 터보라이트 기술을 활용해 ‘4TB QLC SATA SSD’ 기준으로 읽기 속도 540MB/s와 쓰기 속도 520MB/s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860 QVO 4TB 모델의 경우 SSD의 수명을 가늠할 수 있는 수치인 TBW(Total Bytes Written, 총 쓰기 가능 용량)에서 최대 1440TB를 제공하거나 3년의 보증기간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브랜드제품 마케팅팀 맹경무 상무는 “고화질 멀티미디어 데이터 작업과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고용량, 고성능 SSD의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라며 “860 QVO는 더 쾌적한 PC 사용환경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은 물론, 높은 신뢰성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라인업을 제공해 테라바이트 SSD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QLC SSD '860 QVO' 시리즈(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QLC SSD '860 QVO' 시리즈(사진=삼성전자)

QLC의 가장 큰 단점은 '수명’…아직은 '글쎄'

QLC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짧은 수명’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시장성에 일부 한계가 있다. 앞서 TLC 제품도 MLC보다 낮은 수명으로 문제가 제기 됐지만, 실제 사용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QLC의 수명은 동일한 공정에서 만들어진 TLC의 10분의 1 수준 밖에 안된다. 이는 낸드 플래시의 기술적인 한계로 개선이 어려운 부분이다.

삼성전자의 MLC SSD인 850 PRO의 경우 9.1PB의 데이터를 기록해, 하루에 40GB씩 사용해도 623년이 걸린다. 또한, 3D TLC 제품인 850 EVO는 1.1PB에서 인식이 불가능해졌다. 같은 공정의 3D QLC의 경우에는 산술적으로 약 110TB가 한계라는 것이다. SSD 헤비 유저의 경우 3년에 150TB의 용량을 사용하는 것으로 볼 때, QLC의 수명은 채 3년이 안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읽고 쓰는 경우가 많은 기업용으로도 최근의 TLC 제품은 큰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QLC 제품을 기업용으로 도입하기에는 짧은 수명이라는 단점이 아직은 치명적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2000년대 중반 샌디스크 등은 QLC 개발을 시도했다가 포기하기도 했다.

최근 낸드 플래시 생산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QLC 제품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마이크론 등 낸드 플래시 생산 업체들은 컨트롤러 기술을 통해 QLC 셀의 수명을 TLC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에 성공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 양산 제품이 이같은 수준의 수명이 보장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QLC 비중은 2019년 3%에서 2023년까지 22%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기업용 SSD는 용량(GB) 기준으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47.9% 성장하며 HDD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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