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롯데百 인천·부평점 매각...학계 "5월도 불가능" 전망
지지부진한 롯데百 인천·부평점 매각...학계 "5월도 불가능" 전망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9.01.0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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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례 공고에도 모두 유찰...현대百-이랜드, 인수에 시큰둥
일각선 "공정위가 사유재산보단 공정성만 우선" 지적도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롯데가 지난 21년간 인천터미널을 대표했던 신세계 간판을 내리고 자사 이름을 내걸었다. 정식 개점은 4일이다. 해당 지점에서 신세계는 연매출 6000억원을 내며 전국 13개 매장 가운데 4위의 성적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신세계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입지를 매입한 롯데도 최근 여타 지점 매각 변수로 난항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롯데백화점의 독점을 우려해 오는 5월까지 인천 내 매장 2곳을 매각하도록 조치해서다. 이에 따라 롯데는 지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매각 공고를 8차례 냈지만 모두 유찰됐다.

학계 전문가들은 매각 시한까지 롯데의 인천·부평지점이 매각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공정위가 사기업의 사유재산 개념에 공정성만 우선하려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인천에만 롯데百 4곳... 공정위 "2곳은 매각해야"

롯데는 지난 2012년 12월 28일 신세계 인천점 영업양수를 위해 특수목적법인인 롯데인천개발을 세웠다. 인천광역시로부터 인천터미널 부지와 건물 13만6000㎡(인천종합터미널 7만8000㎡·농수산물시장 부지 5만8000㎡)도 9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로써 인천터미널 부지의 임차자격으로 입점해 있던 신세계 인천점의 영업 역시 롯데에 우회적으로 넘겨진 모양이 됐다.

당초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997년부터 인천시와 20년의 장기임대 계약을 맺고 인천터미널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사 영업부지가 경쟁사인 롯데의 소유가 되자, 지난해 12월 영업을 종료했다. 이마저도 애당초 지난 2017년 11월 19일로 만료인 신세계와의 임대차계약을 롯데가 1년 이상 연장한 것이다.

4일 본격 개점하는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신민경 기자
4일 본격 개점하는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신민경 기자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으로 교체되는 게 기정사실화된 지난 2013년 공정위는 독과점 우려를 표했다. 인천터미널점을 포함해 롯데백화점은 인천 지역에만 4개 매장을 보유하게 됐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인천지역의 롯데백화점 집중도가 타사 매장과의 경쟁을 제한하는 수준이라고 봤다.

지난 2013년 공정위가 펴낸 공정거래백서에 따르면 인천 내 매장 4개를 보유한 롯데백화점의 인천지역 점유율은 63.3%로 최다 사업자다. 2위 사업자인 현대백화점과의 시장점유율 차이가 25%p 이상이 돼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에 해당됐다. 공정위는 또 롯데백화점이 가격 인상, 소비자 선택폭 제한, 서비스 질 저하 등의 단독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의 경우 동사 인천터미널점과는 600m의 거리 차를 두고 있기 때문에 독점행위가 예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 2013년 4월 29일 공정위는 롯데로 하여금 신세계 인천점의 임대차 계약 만료시점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점포 2곳을 매각할 것을 권고했다. 공정위의 매각 시정 명령의 전제는 '매수자 또한 기존 용도인 백화점 운영을 하려는 자'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공정위의 조치에 따라 롯데백화점 측은 인천·부평점을 오는 5월까지 매각해야 한다. 사실상 당초 롯데의 매각 기한은 신세계의 임대차 계약 만료일인 지지난해 12월 19일로부터 6개월 후인 지난해 5월이었다. 하지만 매각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공정위 측에 기한 연기를 요구했다. 이로써 매각일정이 올해 5월까지로 늘었다. 만일 오는 5월까지 롯데백화점 측이 두 지점의 매각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롯데는 기업결합 관련 시정조치 불이행에 따른 이행강제금을 내게 된다.

학계, 롯데백화점의 매각 '불가' 예측... 사유재산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매각 대상인 롯데백화점 인천점과 부평점의 감정가는 각각 2299억원, 632억원이다. 롯데는 지난 2017년 11월부터 매각 공고를 내기 시작해 지난해 12월 중순께에는 급기야 감정가의 60% 수준(인천점 약1379억원, 부평점 약379억원)으로 가격을 낮춰 매물로 내놨다. 하지만 현재까지 매수 희망 기업이 나오지 않고 있다.

백화점 운영 동종업계인 현대백화점과 이랜드 측에 인천점과 부평점의 매각 의사를 확인한 결과 양사는 각각 "검토한 바 없다", "인수 의사 전혀 없다"고 밝혔다. 매수자 역시 해당 매물을 백화점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점과 최근 유통동향과 맞지 않는 소규모의 영업면적이 유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학계 분석이다.

학계 전문가들은 롯데백화점 인천점과 부평점이 오는 5월까지 매각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데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소재 산업대학원의 한 교수는 "최근 오프라인 매장 추세는 대규모의 복합쇼핑몰이나 아울렛, 혹은 옴니채널이다. 소규모 백화점은 상업적인 전망과 장점이 전무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복합 형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업계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는 좁아졌다. 두 지점이 매각이 될 리 없다"고 내다봤다.

매각 예정인 롯데백화점 인천점. 매물로 나온 것과 별개로 현재는 영업 중이다. ⓒ신민경 기자
매각 예정인 롯데백화점 인천점. 매물로 나온 것과 별개로 현재는 영업 중이다. ⓒ신민경 기자

심형석 성결대 파이데이아학부 교수 역시 최근 대규모 매장의 형태가 득세하는 유통 경향을 언급하며 두 지점의 매각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심 교수는 "부동산과 영업 거래를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경기 불황도 두 지점의 매각 유찰에 한 몫할 것"이라며 "감정가가 60% 수준까지 내려갔는데도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은 경우라면 올해 안에 매각하기는 힘들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롯데 측의 매각 의사가 분명한데도 매각이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정위 측에서 추가적인 기간 연장 등의 조치를 취해주는 게 맞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유재산의 개념을 무시하고 공정성만 고집하는 조치는 시정의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재범 강원대 부동산경제학과 교수(한국감정평가학회 소속)는 "새로 매수한 인천터미널지점을 비롯해 인천점과 부평점 등은 롯데백화점 측이 자금을 동원해서 구축한 사유재산에 해당한다. 그런데 독점규제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강제로 지점 2곳을 매각하게 하는 것은 자본주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어 "롯데 측에서 공정위에 호소하거나 행정소송 등을 걸 수 있다. 만일 절충점을 찾지 못할 경우 두 지점을 백화점 운영이 아닌 다른 용도로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 역시 두 지점의 매각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다. 간판을 바꿔다는 백화점은 수명이 짧고 매출 실적이 좋지 않다는 속설 때문이다. 그는 "타사가 운영하던 백화점을 또 다른 기업이 인수해서 운영할 경우, 소비자의 인식에 오류가 생길 확률이 높고 긍정적인 기업이미지를 만들기 어려운 경향이 있었다"며 "매물로 나온 두 지점은 유행을 거스르는 소규모 백화점인 데다가 인수 후 크게 득될 것도 크게 없기 때문에 계속 유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했다.

한편 롯데백화점 측은 "매각하고 싶은데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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