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메모리 육성한다며 '프로세서' 연구는 포기?
삼성전자, 비메모리 육성한다며 '프로세서' 연구는 포기?
  • 양대규 기자
  • 승인 2019.11.08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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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PU는 접지만, 엑시노스 AP는 계속 개발할 것”
삼성 파운드리, Arm의 5nm CPU 개발 협력
이재용 "비메모리 사업 육성"...모바일 AP에 집중

[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CPU(중앙처리장치) 연구 부문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에 업계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육성하겠다며, 비메모리 반도체의 핵심인 프로세서 개발을 포기한 것은 모순된 행동이라고 지적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AP는 지속적으로 생산할 계획으로 프로세서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며, CPU를 포기한 것은 선택과 집중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결국은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은 모델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자사에만 사용될 가능성이 큰 CPU 코어를 개발하기 위해, 성공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300여 명의 고급 연구 인력을 지속적으로 고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Arm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5nm 차세대 CPU 생산 계획 등을 밝히며, 삼성전자 자체 CPU 생산의 경쟁력이 더욱 떨어진 상황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로이터통신,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이 삼성전자가 미국 CPU R&D(연구개발) 부서의 폐쇄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폐쇄를 결정한 미국 R&D 부서는 텍사스주 오스틴 소재의 ‘삼성 오스틴 연구 센터(SARC)’와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소재의 ‘어드밴스드 컴퓨팅 랩(ACL)’ 등 두 곳이다. 삼성전자가 두 곳을 폐쇄하며, 약 300명의 연구 인력이 해고될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사의 엑시노스(Exynos) 브랜드 모바일 칩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CPU 연구 부서 폐쇄를 결정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CPU 연구를 중단하는 것이지, AP 개발은 지속적으로 진행을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P에 들어가는 코어칩의 개발을 포기한 것”이라며, “AP는 해오던 대로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엑시노스 브랜드의 AP는 계속 개발된다는 것이다. 단지 핵심 코어를 위한 새로운 CPU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Arm의 코텍스 코어 등 타사의 부품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신 갤럭시노트10과 10+에 사용되는 엑시노스 SoC(시스템 온 칩) ‘S5E9825’에 Arm 코텍스-A75와 Arm 코텍스를 사용했다. 삼성전자의 커스텀 CPU 아키텍처도 함께 사용되기도 했지만, ARMv8-A 기반의 커스텀 아키텍처로 Arm의 라이선스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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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모바일AP Exynos 990(사진=삼성전자)

삼성 파운드리, Arm의 5nm CPU 개발 협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CPU 개발을 포기하면서, 앞으로는 Arm의 프로세서를 직접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차세대 5nm CPU 개발을 위해 Arm, 시놉시스와 함께 협력을 하기로 했다.

지난 10월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Arm과 삼성전자, 시놉시스가 함께 협력해, 다양한 용도의 차세대 5nm Arm 헤라클레스(Hercules) SoC의 채택을 가속화하기 위해 도구와 IP 설계에 협력했다. 이 솔루션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5LPE(Low Power Early) 공정 기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놉시스의 ‘AI 강화 클라우드 지원’ 퓨전 디자인 플랫폼과 QuickStart 구현 키트, Arm 아티잔 피지컬(Artisan Physical) IP와 Arm POP IP와 헤라클레스 CPU를 포함한다.

삼성전자는 디자이너들이 최적의 특성을 가진 헤라클레스 코어를 가진 SoC를 만들며, 5nm 파운드리 공정을 지원한다. 이런 상황에 삼성전자 자체개발 CPU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지=양대규 기자, 사진=ASML)
(이미지=양대규 기자, 사진=ASML)

이재용 "비메모리 사업 육성"...모바일 AP에 집중

하지만 업계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육성하겠다며, 시스템 반도체의 핵심인 프로세서 개발을 포기한 것은 아쉽다는 평을 보였다.

지난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메모리 업황 악화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기보다 아직 메모리에 비해 갈 길이 먼 비메모리 사업을 육성하겠다"며, "2030년에는 메모리 1위는 물론 비메모리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메모리 분야인 파운드리 사업과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EUV(Extreme Ultraviolet, 극자외선) 장비를 이용한 7나노(nm) 미세공정 파운드리 사업 확대 ▲모바일AP·이미지센서 경쟁력 강화 ▲차량용 반도체 개발 등을 진행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모바일 AP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다 잘하는 영역으로 집중을 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개발이 오래 걸리는 CPU 코어보다는 모바일AP에 집중을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역시 “기업의 시스템 LSI(대규모집적회로) 비즈니스에 대한 평가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R&D 팀의 일부를 전환키로 결정했다”며 성명서를 통해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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