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의 EUV 장비(사진=ASML)
ASML의 EUV 장비(사진=ASML)

[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삼성전자가 EUV(극자외선) 장비를 이용해 비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10nm급의 메모리 반도체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삼성전자는 10nm 이하의 초미세화 고정을 위해서 ASML의 EUV 장비를 대량으로 구매하고 이달 가동에 들어간 EUV 전용 라인인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의 ‘V1 라인’을 비롯한 핵심 공장에 투입한다. 

전문가들은 10nm(나노) 미만의 미세화 공정을 위해서는 ASML의 최신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가 필수라고 말한다. 기존의 ArF(불화아르곤) 장비로도 일부 미세화가 가능하나 공정이 매우 복잡해지고 시간도 크게 늘어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5일(현지 시각) 네덜란드 ASML 본사에서 EUV 노광장비 20여대를 도입하는 4조원 규모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2년에 걸쳐 도입되는 이 장비는 대당 1500억~2000억원에 달하는 최고가 반도체 제조장비다.

반도체 생산에서 웨이퍼 원판 위로 빛을 쪼여 회로 패턴을 새기는 노광 기술은 반도체의 집적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데 EUV 노광장비는 기존 불화아르곤(ArF) 광원보다 파장의 길이가 짧아 더 세밀한 회로를 새길 수 있다.

현재 세계에서 EUV 장비를 이용해 반도체를 양산하는 기업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뿐이다. 인텔과 SK하이닉스 등 선두권 반도체 회사들이 EUV를 도입을 준비하고 있으나 대부분은 연구 단계다.

또한 EUV를 통해 제작하는 7nm·5nm 급의 초미세화 공정은 비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됐다. 메모리 반도체는 셀 공간이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간섭현상으로 미세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EUV 장비 대부분을 파운드리나 시스템 반도체 등에 사용하겠지만 일부 라인은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도 사용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0나노급(1z) DDR4 DRAM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0나노급(1z) DDR4 DRAM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10나노급(1z, 10나노 초반) DRAM(D램)이나 1a(1x·y·z 미만의 집적도) DRAM부터 본격적으로 EUV 노광장비를 도입해 이르면 올해 말 양산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세계 최초로 1z DRAM을 개발하고 2019년 하반기부터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EUV를 이용해 DRAM을 양산하면 SK하이닉스·마이크론은 물론 새로 DRAM 시장 진출을 꾀하는 중국 업체들과의 격차를 더 늘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한다.

지난해 12월 마이크론은 DRAM 생산에 EUV 노광장비를 도입하면 “1감마(a보다 두 단계 낮은 집적도) DRAM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SK하이닉스 역시 현재 D램 생산에 EUV 도입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양사의 도입 시기는 삼성전자보다 늦을 수밖에 없다.

김석 SK하이닉스 마케팅담당 상무는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1a DRAM이 2021년 초를 목표로 개발 진행 중”이라며 “1a DRAM급에서 EUV 노광장비가 최초로 양산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EUV를 생산하는 ASML은 자사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파운드리에서만 EUV 장비로 반도체 생산이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DRAM 시장에서도 EUV를 이용한 개발과 양산이 시작되는 추세”라며 “앞으로 DRAM 시장은 EUV를 이용하여 얼마나 더 많은 칩을 생산하고, 집적도를 높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또 “이미 고객사에서는 DRAM 생산을 위한 NXE:3400C를 통해 하루 최대 2000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업계는 ASML이 언급한 고객사가 삼성전자일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EUV를 통해 DRAM을 빠르게 생산한다면 메모리 반도체에서의 삼성전자의 리더십은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6.1%로 1위를 기록했으며 SK하이닉스(28.6%), 마이크론(19.9%)이 뒤를 이었다.

(자료=ASML 페이스북 갈무리)
(자료=ASML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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