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한국의 미래 AI 인재를 노리는 글로벌 IT 기업을 포섭 공세가 매섭다.

구글을 필두로 인텔,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유수 대학 및 교육기관의 파트너십을 맺으며 미래 인재 확보를 위한 토대를 쌓고 있다.

구글의 힘, "투자가 곧 인재다"

가장 전폭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구글이다. 구글은 지난 7월 카이스트와 산학협력 파트너십을 맺었다. 목적을 ‘AI 우수 인재 양성’이지만, 사실상 ‘구글 스칼라십’에 가깝다. 카이스트는 2년 동안 구글로부터 AI 연구 지원금, 1년간의 구글 PhD 펠로우십, 최대 3천 달러 지원하는 학생 해외 학회 참여 지원, 구글 인턴십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일부 연구 지원은 이미 진행 중으로, 카이스트는 전산학부 황성주 교수와 전기및전자공학부 황의종 교수가 구글의 ‘AI 집중 연구 어워즈’ 프로그램으로 1년간 각각 5만 달러(약 6천만 원)의 지원을 받으며, 구글의 연구원 및 엔지니어들과 팀을 이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구글은 서울대와도 비슷한 지원 사항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구글은 서울에도 교수 연구비 지원, 구글 PhD 펠로우십 프로그램 참가 등을 지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카이스트는 AI 전문 대학원에서 선정됐으며, 서울대 역시 올 데이터사이언스 전문 대학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게다가 새로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최기영 교수가 내정됨에 따라 과학기술 R&D 분야 역시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글이 시기와 연구 주요 대학을 잘 선점한 셈.

지난 ‘AI with 구글 2019 코리아’에서 구글의 존 리 사장이 밝힌 ‘한국 개발자 5만 명 양성’ 계획에 생략된 단어는 ‘구글에서 일할’ 개발자일 수 있다.

구글은 서울대, 카이스트와 연달아 AI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구글)
구글은 서울대, 카이스트와 연달아 AI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구글)

AI 중심의 데이터센트릭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인텔도 미래 인재에 공들이고 있다. 

인텔은 동명대, 부산시와 함께 AI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중이다. 지자체로부터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받고, 대학교와는 단계별 교육 커리큘럼을 진행하는 것. 말 그대로 민·관·학 연계다.

또 IBM은 AI 인재 양성을 위해 국내 첫 P-테크(P-TECH) 학교인 '서울 뉴칼라 스쿨’을 운영 중이다. 

P-테크는 AI, 데이터 사이언스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관련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학문과 기술 역량을 갖춘 인재 육성을 위해 만들어진 교육 모델로, IBM은 2011년부터 P-테크 스쿨 설립을 추진해 전 세계 110여 개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 모로코, 호주, 대만, 싱가포르에 이어 6번째로 P-테크 모델을 도입한 국가다.

“나라도 맘껏 연구할 수 있는 해외 가겠다”

IBM은 '서울 뉴칼라 스쿨'에서 커리큘럼, 전문가 특강, 유급 인턴십 제도 지원은 물론 IBM 직원의 업무 경험 공유 및 전문 영역 코칭, 커리어 멘토링까지 학생에게 제공한다.

현재 52명의 AI 소프트웨어 학과 학생들이 재학 중이며, 세명컴퓨터고에서 3년-경기과학기술대학교에서 2년에 걸쳐 앞으로 5년간 AI 교육 과정을 이행할 예정이다. 이들 역시 졸업 후에는 IBM의 AI 전문 인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 R&D 연구소 관계자는 “나라도 맘껏 연구할 수 있고 한국으로 돌아와도 취업 잘 될 해외로 가겠다”며, “글로벌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온다며 학생들의 선택은 무조건 해외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이나 기곤은 구글 등 IT 기업 만큼의 연구 인프라 등 매력을 키우지 못한다면 앞으로 인재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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