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가운데,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와 애플이 차지했던 양강구도가 무너졌다. 삼성전자가 여전히 1위를 유지했고, 2위였던 애플은 3위로 하락했다. 중국 화웨이는 사상 처음으로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2위에 오르며 2012년 처음 형성된 삼성전자·애플의 양강 구도가 6년 만에 붕괴됐다. 하지만 애플의 경우 순위만 하락했을 뿐, 프리미엄 전략이었던 아이폰X(텐)이 전년 대비 30만대 더 판매되는 등 성공을 거두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IM(IT·모바일) 사업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나 떨어졌고,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 사업부문은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구조가 삼성·화웨이·애플로 재편된 상황에서 각 스마트폰 업체의 생존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 ICT Brief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504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삼성전자(20.4%)가 1위를 유지했으나 스마트폰 상위 5개사 중 유일하게 판매량이 급감했고, 종전 2위였던 애플(11.8%)은 3위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7150만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전년 대비 판매량이 800만대나 감소했으며 시장 점유율 역시 1.7%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9를 예년 보다 한 달 빠른 3월 중순에 출시했으나 혁신성 부재로 시장에서 인기를 얻지 못하면서 2분기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사상 처음으로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2위(출하량 기준)에 올랐다. 시존 시장은 1위 삼성전자, 2위 애플이 고정돼 있고 3위 자리를 놓고 중국 업체들이 경쟁해왔으나 화웨이의 빠른 성장으로 변화가 생긴 것이다. 화웨이의 경우 전년 대비 성장률이 41%에 다다르며 시장 점유율 또한 15.5%로 1위인 삼성전자(20.4%)와 격차도 4.9%포인트로 크게 축소(전년 동기 삼성전자 22.1%, 화웨이 10.7%로 11.4%포인트 차이)됐다. 

화웨이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중저가 스마트폰 (노바2S·노바3e) 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애플이 독식하던 600달러 이상의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3월, 프랑스에서 공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P20·P20프로가 유럽·중국 등에서 판매량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샤오미와 오포가 각각 9.1%와 8.6%로 4, 5위를 차지했다.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배우 박민영이 팬들과 갤럭시노트9로 셀피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배우 박민영이 팬들과 갤럭시노트9로 셀피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스마트폰 경쟁 구도 전환, 삼성·애플·화웨이·LG 신제품 준비...프리미엄 시장 경쟁 치열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다. 영업이익을 위해서라면 애플처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삼성·애플·화웨이·LG 등은 프리미엄 신제품 준비하고 있고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 역시 치열해 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갤럭시노트9를 전년 대비 2주 앞당긴 지난 9일(현지시각) 공개하고 가격도 시장 예상치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책정했다. 갤럭시노트9를 오는 24일 출시해 전작 갤럭시노트8(9월 15일)보다 약 3주 앞당겨 애플·화웨이 등 경쟁업체의 신규 스마트폰 출시에 앞서 선점효과를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블루투스를 지원해 버튼을 누르면 폰을 터치하지 않고도 카메라나 프레젠테이션·앱을 작동시킬 수 있는 S펜,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카메라, 배터리 4000mAh 등으로 차별화를 했지만 혁신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씨넷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기존 아이폰 공개와 출시일 패턴 그대로 9월 12일 신제품을 공개하고 9월 21일 1차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5.8인치 2세대 아이폰X(아이폰XS)과 6.5인치 아이폰XS플러스, 6.1인치 LCD 600~700달러 대의 아이폰 2018년형 등 3종으로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번에 3종의 아이폰을 출시하는 것은 처음이며, 600~700달러로 예상되는 6.1인치 모델도 이례적이다. 이는 고가의 아이폰X(출고가 999달러)로 커진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춰 삼성전자 뿐 아니라 화웨이 등 중국 업체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이폰 신제품의 전면 디자인은 아이폰X와 비슷하나 페이스ID(안면인식) 장착, 7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A12 프로세서 적용, 새 운영체제(OS) iOS12를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iOS12는 나만의 애니모지(움직이는 이모티콘)로 불리는 미모지 기능, 음성인식 비서 시리에 다중 명령을 수행하게 하는 숏컷 기능이 업데이트됐다. 

화웨이는 하반기에 출시하는 제품 라인업인 메이트20시리즈를 오는 31일(현지시간)부터 독일에서 열리는 가전 전시회 IFA 2018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시리즈는 메이트 20(일반모델), 메이트 20 라이트(보급형 모델), 메이트 20 프로(프리미엄 모델)로 구성됐다. 4200mAh 배터리, 무선 충전 지원, 6GB 램과 128GB 용량이 제공되는 가운데, 프리미엄 모델인 메이트 20 프로에는 자체 생산한 기린 980 칩셋을 처음으로 제공하고, 디스플레이 내장형 지문 센서를 장착했다. 

LG전자는 이르면 올해 10월 초, LG V40 씽큐(이하, V40)를 국내에 출시하기 위해 이통3사와 합의한 상태다. LG전자는 V40을 9월 중·하순 경 별도 공개 행사를 열어 공개할 예정이다. 8월 24일 국내 출시 예정인 갤럭시노트9보다 늦지만, 10월 중순 이후 국내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 2018년형보다 빠르게 V40이 출시되는 것이기 때문에 갤럭시노트9와 맞대결을 최소화하고 아이폰보다 앞서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그동안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금요일에 출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V40 씽큐 국내 출시는 10월 5일이나 10월 12일이 유력하다. V40 씽큐 카메라 기능 개선에 초점을 맞춰 후면에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하고 전면 듀얼 카메라는 3차원(3D) 안면 인식 기능 구현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자인, 라인업 경쟁에서 나아가 차별화된 포인트로 우위 선점 방안 마련해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의 삼각 구도가 구축되면서 고가, 중저가 제품 없이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가 글로벌 위상을 유지하거나 강화하기 위해서는 폴더블, AI 활용서비스, 다른 기기와의 연동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차별화된 포인트 개발이 필요하다. 

중국 업체 중 화웨이는 최초의 트리플 카메라폰, 비보는 최초의 디스플레이 내장형 지문센서폰 등을 출시한 가운데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폴더블도 화웨이가 삼성전자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출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IITP 기술 정책단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은) 보다 완성도 높은 제품을 개발함과 동시에 새로운 형태에 맞춘 인터페이스와 전용 소프트웨어 등으로 활용성을 높여 시장 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매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시총 1조 달러대 고지에 오른 애플은 아이폰 뿐 아니라 AR·웨어러블·자율주행 등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에도 과감히 투자하고 있어 향후 고공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혁신적 기술의 선제적 도입이 반드시 좋은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수천만대에 이르는 프리미엄 단말에 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부품 수급이 가능해야 하는 등 중국 업체들과는 입장이 다르다”며 “그러나 적어도 삼성전자가 이제 더 이상 기술적인 우위에 있는 입장은 아니다. LG전자는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자료=SA, 이미지=IITP
자료=SA, 이미지=II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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