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인턴기자] 갤럭시노트7 배터리 사태와 S8 부진 이후 내놓은 갤럭시 노트9에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남미나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는 신기술을 접목한 중가폰에 집중하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2016년 갤노트7은 발화 사고로 생산이 중단됐으며, 삼성전자는 원인을 배터리 문제라고 인정한 바 있다. 당시 갤노트7의 배터리 용량은 3500㎃H이었으며, 노트8에선 3300㎃H로 줄었다. 최근 출시된 갤노트9은 4000㎃H로 다시 늘었다. 작년 1월 말부터 삼성전자는 8가지 항목의 배터리 안전성 검사를 도입했으며, 부품 전문팀을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 영입을 확대해 안전성 강화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고동진 사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1년이 지난 후 우리 개발자들이 안전성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게 됐고 4000㎃H까지 늘려도 되겠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며 "갤럭시노트9에 탑재된 배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전한 배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폰인 A시리즈 쪽에도 대용량의 배터리를 준비 중이다.

또한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노트9은 최고의 퍼포먼스를 자랑하고 특화된 S펜, 인텔리전스가 가미된 카메라를 집어넣었다. 특히 별도의 덱스 액세서리 없이 HDMI 케이블로만 연결해서 쓸 수 있다"며 "갤럭시노트8보다 더 잘 팔릴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갤노트9은 게임 기능이 강조됐다. 언팩행사에서는 슈팅게임 '포트나이트'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에픽게임즈의 팀스위니 대표가 참석하기도 했다. 고 사장은 "최근 게임이 모바일 쪽으로 많이 넘어왔고, 탄탄한 마니아층이 있어 게임 유저들의 선호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모바일 게임 회사들이 갤럭시 폰과 같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국내 대표 게임회사와 조만간 관련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사진=삼성전자)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분기 올해 2분기 매출이 58조4800억원, 영업이익이 14조87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5.7%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분야 호조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판매가 감소한 탓이라고 봤지만,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 시리즈 출시 시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S8을 작년 4월에 출시했고, 갤럭시S9은 3월에 출시했기 때문에 2분기에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고 사장에 따르면, 갤럭시S9 판매 추이를 보면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고 지역에 따라서는 갤럭시S8 실적을 넘은 곳도 있다. 그는 "상반기 전체를 보면 전년 대비 6% 정도 성장을 했다"며 "(부진 여부는) 연말에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후발 업체들에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샤오미에 대한 구매 선호도가 삼성전자보다 두 배 가까이 높게 나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도 소비자 1068명 중 26%가 샤오미를 구매하고 싶다고 응답했으며, 중국 원플러스가 2위(17%), 삼성전자는 14%로 3위였다. 

이에 대해서도 고동진 사장은 "중요한 것은 매출액"이라며 "인도는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1등을 하고 있고, 수량 기준으로도 이번 2분기 샤오미를 앞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인도,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필요하면 중가폰에도 먼저 적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개발 내부 조직도 바꿨고, 1∼2달 안에 그런 중가대 신제품이 나올 예정"이라며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고 굳건한 1등을 지키겠다"는 포부다.

한편 5G 시대를 대비해서는 "TV, 가전, 스피커 등 디바이스를 모두 갖춘 종합 전자 회사로서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더 편안한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번 갤럭시노트9 언팩에서 인공지능 스피커 '갤럭시 홈'이 깜짝 공개되기도 했다. 다만 고 사장은  "갤럭시홈은 스피커의 음질에 중점을 맞춘 제품"이라며 소비자들이 돈을 지불할 때는 AI보다 사운드 퀄리티가 중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갤럭시홈은 메탈 다리가 세 개 달린 작은 항아리 모양이다. 바닥면에는 저음을 내는 우퍼가 달려 있으며, 하만의 AKG 스피커가 6개 탑재돼 사용자의 방향에 맞춰 소리를 내고 마이크는 8개 내장됐다. 삼성전자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빅스비의 API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도구(SDK)를 공개하고, 갤럭시 홈에 대해서도 정식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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