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급격히 둔화하면서 삼성전자, 화웨이 등 글로벌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소프트웨어(기술) 뿐 아니라 하드웨어(디자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기기 자체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은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7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 ICT Brief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 대수는 2019년 320만대로 시작해 2022년 501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CAGR(연 평균 증가율, Compound Annual Growth Rate)은 150.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접히는 형태에 따라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밖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양쪽으로 접을 수 있는 인앤아웃폴딩으로 구분된다. 최근 시장에서는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삼성전자와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후발 업체들의 기술 개발 열기가 활기를 띠면서 제품 출시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2017년 하반기 갤럭시노트8 출시 간담회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식적으로 처음 언급했다. 2018년 무선 사업 로드맵에 포함돼 있다고 밝힌 것이다. 얼마 전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경태 삼성전자 상무는 “플더블폰이 신제품이다 보니 다양한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 사실”이라며 “폴더블은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배터리, 케이스 등 다른 소재와 병행 개발을 해야 하고 새로운 사용자경험(UX)이나 사용 시나리오를 확보해야 해 여러 해에 걸쳐 연구개발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X(가칭) 추정 이미지 (사진=GSM아레나)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X(가칭) 추정 이미지 (사진=GSM아레나)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드명 위너(Winner)로 제작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이 2019년 초 공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태블릿 PC와 비슷한 7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 화면이 지갑처럼 반으로 접히는 형태로, 접었을 때 한 쪽(전면)에는 작은 디스플레이 막대(bar)가 표시되고, 다른 쪽(후면)에는 카메라가 표시된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삼성 폴더블폰에 대해 얼리어답터나 모바일 게임 이용자 등 특정 수요층을 겨냥한 초기 모델로 제작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가격은 1500달러(한화 약 168만7000원)~2000달러(한화 약 225만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생산에 필요한 핵심 기술인 OLED 시장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것은 경쟁사 대비 강점이라고 WSJ은 전했다. 

LG전자는 시제품 개발이나 프로젝트 등을 구체화하지 않았으나 폴더블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관련 특허를 꾸준히 확보하며 시장 진입 채비를 하고 있다. 2017년 말 미국 특허청에 모바일 단말기라는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를 신청해 올해 6월 28일 승인을 획득했다. 특허 받은 기술은 디스플레이를 펼치면 자동으로 화면이 켜지고 접으면 꺼지는 방식이다. LG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로드맵이나 계획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나 기술 개발을 꾸준히 이어가며 향후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자료=IITP 보고서
자료=IITP 보고서

화웨이는 삼성전자 등 경쟁사보다 먼저 제품을 출시해 세계 최초 타이틀을 확보하고 기술적 우위를 입증하겠다는 포부를 구체화했다. 작년 11월 CEO인 리차드 유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미 폴더블 스마트폰 프로토타입 개발을 완료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2018년 11월 출시 가능성도 언급했다. 최근에는 자국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BOE의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적용한 8인치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가격과 출시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이 제품은 소규모 얼리어댑터를 겨냥한 것으로 2~3만대 가량의 물량을 세계 최초로 출시해 기술 역량을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샤오미는 패널을 밖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수의 디스플레이 업체와 패널 공급을 논의 중이다. BEO, 비전옥스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뿐 만 아니라 LG디스플레이도 거론되고 있다. 개발 기간이 짧은 만큼 제품 발표와 함께 곧바로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며 자국의 대규모 내수 시장과 합리적 가격을 기반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오포는 2017년부터 폴더블 스마트폰 관련 기술 특허를 신청한데 이어, 금년 7월 초에도 3개의 폴더블 스마트폰 특허 출원 소식이 전해졌다. 스마트폰 상위 화면의 25%~35%를 구부려 접을 수 있는 특허,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가로로 펼치는 기술, 일반 디스플레이 3개를 겹친 형태, 일반 디스플레이를 폴더식으로 펼치는 기술 등이다. 

자료=IITP 보고서
자료=IITP 보고서

이들 업체들이 폴더블 스마트폰 기술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돼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에 이어 최근 중국 업체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SA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출하량 기준)은 2015년 12.2%에서 2016년 3.3%, 2017년 1.3%로 저성장 국면에 들어갔다. 2018년은 0.5%에 그칠 것으로 SA는 전망했다. 분기 별로는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다. 2017년 4분기는 -8.7%, 2018년 1분기는 -2.4%, 2018년 2분기는 -2.8%다. 스마트폰의 성장이 정체됨에 따라 업체들은 트리플 카메라, 3D 센싱, 지문·홍채인식 등을 사용해 차별화를 시도해왔다.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은 새로운 돌파구인 셈이다. 

자료=IITP 보고서
자료=IITP 보고서

IITP 기술정책단은 보고서를 통해 “포화상태에 도달한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성장 기폭제이자 최고의 하드웨어 혁신으로 꼽히는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미 다수의 업체가 기술 성과를 드러내면서 2018년 하반기~2019년 초 제품 출시 개능성을 시사한 만큼 시장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초 타이틀이 집착하기 보다 안정성과 기술적 완성도, 합리적 가격과 실용성을 겸비한 제품 개발에 전력투구해 시장 우위 확보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IITP
자료=IITP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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