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들어온 AI..."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먼저"
일상으로 들어온 AI..."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먼저"
  • 유다정 기자
  • 승인 2020.04.24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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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게임·콘텐츠 생산에 AI 접목
네이버, 자율주행 상점 청사진 제시
오른쪽부터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백종윤 네이버 자율주행그룹 리더, 장정선 엔씨소프트 NLP 센터장, 최홍섭 마인즈랩 대표(이미지=인터넷기업협회)
오른쪽부터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백종윤 네이버 자율주행그룹 리더, 장정선 엔씨소프트 NLP 센터장, 최홍섭 마인즈랩 대표(이미지=인터넷기업협회)

[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인공지능은 인간을 모델로 하기 때문에 인간을 뛰어넘긴 어렵다. (인공지능 열풍이 사라지고)3, 4년 뒤 모두가 실망해서 떠난다면 그것이 인공지능의 위기가 될 것이다. 긴 호흡에서 제대로된 콘텐츠를 만든다면 지금과는 또다른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올 것"ㅡ장정선 엔씨소프트 NLP 센터장

2016년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은 인공지능(이하 'AI')을 화두로 만들었다. '알파고 쇼크'라고 불릴 정도로 인간을 대체해버릴 것이라는 두려움이 지나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에도 AI가 접목된 상태다. 다만 국내 AI는 아직 초기 단계로, 이용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사업의 개발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인터넷기업협회가 굿인터넷클럽을 개최, AI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딥테크 투자 전문 엑셀러레이터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이용관 대표가 진행하고, 네이버 자율주행그룹의 백종윤 리더, 마인즈랩의 최홍섭 대표, 엔씨소프트 NLP 센터의 장정선 센터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캐릭터 이미지 변환 기술 연구(이미지=엔씨소프트)
캐릭터 이미지 변환 기술 연구(이미지=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AI 개발의 방향성은 사람에게서 찾아야"

지난 2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발표한 ‘글로벌 1000대 기업의 2018년 R&D투자 현황’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018년 한해 동안 2억1500만유로(한화 약 2850억원)를 R&D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16%로 글로벌 1000대 기업에 속한 국내 기업 24곳 중 2위다.

'리니지' 시리즈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는 일찍이 지난 2011년부터 AI 관련 연구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 2개 센터 산하에 5개 랩(Lab)을 운영하고 있다. AI 전문 연구 인력은 150여명이다.

최근 AAA급 게임들의 경우 하나의 게임을 만드는 데 5~7년이 걸리고, 200년 이상 인력 동원되는 빅프로젝트가 많다. 게임사에서 AI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장정선 엔씨소프트 NLP 센터장의 설명이다. 3D캐릭터 모델링의 경우에도 직접 사람이 모션을 취하기도 하고 시간과 자본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인데, AI를 이용하면 한 모델로도 여러가지 실감나는 캐릭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또 게임에서 중요한 '밸런스'에도 많은 수의 확률을 계산할 수 있는 AI를 활용해 종족, 스킬 간 밸런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또한 야구단 'NC다이노스'도 보유하고 있는데, 야구와 관련된 콘텐츠에도 AI를 접목하고 있다. 가령 AI 기반 야구 정보 서비스 ‘PAIGE(페이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야구 콘텐츠를 생성, 요약, 편집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야구 정보를 제공한다. 실제 경기 종료 후 경기 데이터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경기 요약 정보와 ‘WE차트(실시간 승률 변화 그래프)’, 아울러 전체 경기 영상을 요약하여 제공하는 ‘경기 압축 영상(Condensed Game)’ 등의 서비스다.

장 센터장은 "AI는 계속 일상생활로 스며들 것으로 생각된다"며 "중요한 것은 기술보단 사용자에게 가치줄 수 있느냐의 문제로, 이젠 R&BD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R&BD는 사업화가 가능한 연구개발 활동을 말한다. R&D 초기단계인 과제 선정부터 사업성을 검토하고, 최종적으로 사업화가 가능하도록 매 단계마다 연구방향을 설정 및 조정해 나가는 제4세대 R&D 경영시스템을 일컫는 표현이다. 

장 센터장은 "기업에서 R&D를 하면 보통 기술을 최적화하는 쪽으로 간다. 기술 정확도가 0.4% 올라가는 것이 성과가 되는데,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기술과 사용자 간 괴리가 멀어질 수록 비즈니스 기회는 없다. 기술 방향성은 '사람'에게서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AI 기반 야구 정보 서비스 ‘PAIGE(페이지)’ 앱 갈무리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AI 기반 야구 정보 서비스 ‘PAIGE(페이지)’ 앱 갈무리

◆네이버 "5년 내 자율주행 배송 가능...관련 법령 논의해야"

국내 검색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네이버는 기술기업을 선언하며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나선 상태다. 

백종윤 네이버 자율주행그룹 리더는 "강남 테헤란로를 예를 든다면 도로의 구역도 잘 나뉘어 있고 차선도 넓어 지금 기술 수준으로도 자율주행이 큰 어려움 없이 서비스될 수 있을 것"이라며 "물론 자율주행에서 기대하는 것이 사람보다 더 잘하는 수준이기에, 조심스럽게 예측하자면 대략 3~5년 정도면 일상생활에서도 자율주행 배송이나 상점 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자율주행 상점은 쉽게 말해 물류 창고 자체가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빠른 배송을 위해 도심별 물류 창고를 확보 중이다. 배달의민족 'B마트'만 해도 곳곳에 소규모 물류창고를 이용해 30분 정도면 각종 간편식품 등을 배달받을 수 있게 했다. 

백종윤 리더는 "지금은 배송시킬 때 음식, 창고 정해져 있고 기사가 픽업해 배송하는 방식인데 아예 로봇이 물건을 싣고 다니면서 자체 서비스를 하면 10분 만에도 배달이 될 수 있다"며 "완전자율주행이 되면 도시가 움직이지 않을까"하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AI가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해선 답하긴 어렵다"면서도, "아마존이 무인상점을 만들었을 때 자율주행에 필요한 레이다센서, 카메라 센서, 추적 기술 등을 사용했다. (인공위성 등) 달에 가기 위해 만들었던 각종 기술들이 우리 삶을 바꿨듯이, AI가 파생적으로라도 우리 생활을 바꿔놓을 수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물론 기술의 실현 가능성은 실제 도입과는 다른 문제다. 자율주행을 얘기할 때 꼭 나오는 것이 '트롤리 딜레마'다. 달려가는 열차를 세우지 못하고 선로만 바꿀 수 있다면, 5명과 1명이 있는 선로 중 어디를 택할 지의 문제 등이다. 백 리더는 "결국 (자율주행의 실제적인 도입은) 법령과 함께가야 한다"면서도 "기존의 고정관념화된 규제에 대해선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중 하나가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에 대해 문제다. 백 리더는 "엔진오일 교환 정보만 가지고도 여러 서비스가 나올 수 있는데 그 데이터 소유권은 자동차 (제조)회사가 가지고 있다"며 "개인이 데이터 소유권을 가져야 하는데 모르는 사이에 다른 데서만 쓰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전문가들 "성급함 NO...공감대 형성 먼저"

전문가들은 규제에 있어서도 충분한 토론과 공감대 형성이 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센터장은 "규제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결국 그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간 문화적 공감대가 규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업계선 'AI 윤리(ethic)'가 떠오르고 있다. AI에게 채팅하는 법을 배우게 했더니 인간의 못된 관습도 같이 배운 사례가 있다"는 점도 예로 들었다. "그간 데이터만 많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공평한 AI를 원한다면 제대로 된 데이터가 더 중요하다"며 "해외의 경우 거의 20년간 연구개발을 해온 것에 비해 우리가 늦게 시작한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히 쫓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홍섭 마인즈랩 대표은 "(중국에서 안면 인식 기술 등을 빠르게 도입해 사용하는 것은) 좋아보이지만 분명히 부작용도 있다. 상용화까지 가기 전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연구 단계에서는 유연하게, 도전적인 시도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 정착됐으면 한다. 최근 데이터3법 등 연구와 상용화 단계를 구분하는 이해도가 조금씩 보여 긍정적이라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특히 "그간 시간을 어디다 쓰는가에 따라 우리의 행동양식은 바뀌어왔다. 전자기기가 나오면서 반복적인 일, 기계적인 일에 썼던 시간을 놈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AI 도입에 따라 인간이 대체되어 버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AI는 사람과 함께 생산성을 높이고 더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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