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서울 신도림동의 보험사 위탁 콜센터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확인되며 카드사들이 콜센터 분산 근무와 업무 이관 등 선제 조치에 돌입했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위치한 에이스보험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64명 발생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서울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콜센터 직원과 접촉자(가족)는 총 40명이다. 이에 인천 거주 확진자 13명과 경기지역 거주자 11명을 포함하면 확진자는 총 64명에 달한다.

콜센터 상담원은 밀집된 업무환경 탓에 코로나19와 같은 집단 감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좁은 공간 안에서 상담 직원들이 붙어 앉아 오랜 시간 전화에 대고 말을 하기 때문이다. 재택근무를 하기도 쉽지 않다. 전산시스템을 통해 고객 기록을 보며 상담을 진행해야 하는 데다가 누적 통화시간 등 각종 업무 성과가 내부 전산망에 기록되는 형태라서다.

콜센터 직원들의 집단감염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카드업계도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서울콜센터 직원들을 세 군데 사업장에 분산시켜 근무하도록 조치했다. 근처 확진자 발생 등으로 서울콜센터가 폐쇄될 경우를 대비해 대체 사업장 4곳도 마련해둔 상태다. 대전콜센터도 두 군데로 나눠 운영되고 있으며 비상 상황 시에는 직원들이 대체사업장으로 상근하게 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이번 집단감염 확산과 유사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추가 대체사업장 마련 등을 검토 중"이라며 "방역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제공하고 콜열감지기를 통해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도 코로나19의 확산에 대응해 각 콜센터의 이원화 근무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확산 때 사업장이 셧다운되면 고객 민원 대응이 불능 수준이 되므로 BCP(사업연속성계획)에 따라 현재로서는 상담인력의 배분에 집중하는 게 최선"이라고 밝혔다.

NH농협카드도 대체사업장 마련 등 비상상황 별 대응 시나리오 수립에 착수했다. NH농협카드 관계자는 "출근 시 발열 확인과 방역 실시 등을 하고 있다"며 "업무 특성 상 재택근무가 어렵기 때문에 마스크착용 교육과 일방향 식사 등을 병행하는 데 주력 중"이라고 전했다.  

비씨카드는 각기 다른 지역으로 콜센터 사업장을 분산해 운영 중이다. 현재 비씨카드 콜센터는 서울 서초동과 가산동에 위치해 있다. 

분산근무 대신 업무 분담을 택한 기업들도 있다. 한 콜센터에 문제가 일어나면 다른 지역의 콜센터로 콜 할당량을 돌려 대응하는 식이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그 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위험 상황 발생 시 상담센터 간 통화 수요를 배분할 것"이라며 "톡상담 등 자사 디지털 상담으로의 전환 등 고객상담 업무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전국 총 3곳의 콜센터가 서로 업무 이관을 하게 될 예정이다. AI챗봇과 디지털ARS 등을 통한 고객상담 체계도 마련돼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