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드사들이 캐릭터를 입힌 체크카드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카드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 속에서 선뜻 채용공고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재계 곳곳에서 명예 퇴직 권고와 급여 삭감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신규 채용은 줄어들 수밖에 없단 설명이다. 지원자가 밀집된 곳에서 치르던 필기전형 등을 생략하기 어렵단 점도 카드사들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선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은 전날 '2020 서머(Summer) 인턴십' 공고를 내고 이달 22일까지 10일 동안 서류를 받는다. 모집분야는 기획관리 직군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직군이다.

이번 인턴십은 정규직을 염두에 둔 '채용 연계형' 인턴이다. 서류전형 합격자는 5월 13일~15일에 인공지능(AI) 기반 온라인 시험에 응한 뒤 6월 셋째주까지 1·2차 면접을 거친다. 서머 인턴십은 올 7월 13일 시작해 1달 동안 진행되며 인턴 과정 중 평가를 통해 정규직 전환 여부가 결정된다.

다만 필기시험에 준하는 일부 전형의 경우 온라인 자택 응시 형태로 꾸렸다. 대거 지원자가 1곳에 몰리게 되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직군이 응시할 '코딩 테스트'와 두 직군 모두가 거칠 'AI 기반 온라인 테스트' 모두 지원자가 자택에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기획했다"며 "감염의 여지를 없애는 데 주력했다"고 했다.

현대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들은 올해 채용 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확산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탓이다.

카드업계에선 유일하게 해마다 2분기에 채용전환형 인턴십 공고를 내온 BC카드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단 입장이다. BC카드 관계자는 "통상 상반기 말인 5월쯤 인턴을 뽑아서 3개월을 거쳐 정규직 채용을 해왔기 때문에 아직까진 고민할 시간이 있다"며 "코로나19가 잠잠해는지 여부에 따라 채용 계획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 역시 지난해엔 상·하반기에 걸쳐 인턴을 채용해 정규직 전환을 실시했지만 올해는 신규 공채 계획이 없다. 경력직 채용은 상시 진행된다.

하나카드는 공채가 아닌 수시채용 전형을 활용하고 있다. 상반기엔 경력직 부문에서 소수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고 하반기 채용 여부는 미정이다.

해마다 하반기에만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해온 신한·KB국민·삼성·우리카드 역시 공채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원래 하반기에만 채용했다. 올해 채용 일정은 향후 코로나19의 진전 추이를 지켜보면서 구체화해야 할듯하다"고 말했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해 9월 17일에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냈다.

줄곧 상반기엔 인턴을, 하반기엔 신입사원을 채용했던 삼성카드는 올해 인턴 채용은 생략하기로 했다. 하반기 채용 일정과 규모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KB국민카드도 올 하반기 채용 일정을 그대로 진행할지 여부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KB국민카드는 9월 20일 신입공채 공고를 내고 신입사원 35명 가량을 뽑았다.

우리카드는 일단 하반기 채용 계획을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연중 한 차례, 하반기에만 뽑고 있고 채용을 미룬 전례는 없었다"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떨지 몰라 확답은 힘들지만 기존 일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카드의 채용 규모는 30명 내외였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직원들의 규모도 줄이는 추세라 섣불리 신규 채용 계획을 밝히기 어렵다"며 "하지만 필요한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건 기업마다 공유하는 점이므로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다시 고용시장이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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