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가 안돼서 아까운 책,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읽어볼 만한 테크와 과학 서적만을 골라드립니다

 

‘나에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썼다는 구글의 엔지니어 ‘숀 게리시’의 책, '기계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이지스퍼블리싱 출판)'는 머리말부터 흥미를 끈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머신 러닝으로 박사를 받았고 구글에서 다양한 머신 러닝과 데이터 사이언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그는 왜 이런 책을 썼을까?

자율주행 자동차,  알파고, 아타리 게임과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인공지능,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 퀴즈쇼 '제퍼디'에서 우승한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 등의 얘기를 우리는 자주 들어 왔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인공지능이 내부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쉽게 알기가 어렵다. 물론 깊이 있게 알려면 관련 논문과 기술 자료를 파고 들어야 한다.

인공지능에 대해 좀 더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이 구체적인 작동원리를 좀 쉬운 말로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자료를 찾고 있다면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단지 다양한 센서에서 얻은 데이터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경로 계획과 장애물 회피, 속도 조절, 교차로에서의 의사 결정을 위해 얼마나 체계적이며 합리적인 시스템 구조가 만들어져야 하는 가를 미국 국방성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 챌린지를 통한 진화 과정으로 설명한다.

넷플릭스 추천 알고리즘 개선을 위해 개최한 '넷플릭스 프라이즈' 우승 과정에서는 세계의 연구팀이 어떻게 경쟁하고 합종연횡을 하면서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분초를 다퉜는지 흥미진진하게 얘기한다.

강화 학습과 심층 신경망으로 딥마인드가 아타리 게임 격파를 통해 무섭게 등장하는 이야기와 이미지넷을 통해 인공지능 이미지 인식 기술이 어떻게 도약했는지도 흥미롭게 풀어낸다.

제퍼디에서 우승한 왓슨과 알파고 얘기 역시 기술 기반과 전체 알고리즘의 구성, 그리고 팀 내부의 얘기와 다양한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알파고의 성과가 몬테 카를로 트리 탐색, 평가 함수, 강화 학습, 심층 신경망 등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인공지능 연구자들의 노력이 모여서 결과를 이끌어 낸 것임을 강조하면서 인공지능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한 몇 가지를 제안한다.

그 첫 번째가 가치 있는 데이터 셋이고 둘째로는 적절한 보상과 목표, 세 번째로 활발한 커뮤니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결과를 개방해 다른 연구자들이 더욱 진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자세를 핵심으로 제시한다.

그 동안 국내에 소개된 인공지능 관련 서적들은 인공지능 개요서 아니면 사회, 경제, 철학적 논의 또는 개발자 위주의 프로그래밍 중심 책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반해 이 책은 기술을 좀 이해하는 독자들이 인공지능 내부를 보면서 그에 참여한 연구 개발자들의 생각을 알 수 있게 만드는 아주 유용한 책이다.

한상기 책과얽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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