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우리나라는 내년 3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시작할 예정이다. 5G의 경우 UHD(초고화질), 홀로그램 등 대용량 콘텐츠가 늘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LTE 때보다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사들은 5G 네트워크 투자에만 20조원을 넘게 지출한다. 이에 따라 5G 통신비가 LTE보다 얼마나 비싸질지, 어떻게 정해질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9년에 시작될 5G 서비스는 LTE 네트워크와 5G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논스탠드얼론(NSA) 방식이기 때문에 현재 LTE 요금제 가격과 연계될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의 중론이다. 과거 LTE 도입 초기 시절 3G 요금과 LTE 요금이 비슷했고, 오히려 같은 가격의 요금제에서 LTE 요금제가 3G 요금제보다 데이터를 더 제공했다. 다만 이 당시, LTE의 경우 3G와 달리 무제한 요금제가 나오지 않았다. 한 증권사는 이용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5G 요금제의 월 무료 데이터 제공량은 20GB로 실납부액 기준 6만원 이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31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7464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기준으로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6328만이다. 6년 만에 가입자가 1136만명이 늘어난다는 예상이다. 이는 5G 상용화 효과다. 정부와 KDI(한국개발연구원)는 5G 상용화로 인한 이통사의 업셀링(고객이 구매하려던 것보다 가격이 더 높은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판매방식, Up-selling) 효과를 연 8000억원 수준으로 분석했다. 이미 국내 이통사들은 지난 2015년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하며 저가 요금제에서 데이터를 상대적으로 적게 제공하고, 고가 요금제에 데이터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5G 이용자 20GB에 6만원대 요금제 선호...이통사, 5G 수익성 개선 2020년 이후
5G의 경우 주파수 경매나 통신 장비, 설비 투자 등이 초기에 들어가지만 통신사의 수익성 개선은 2020년 이후에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3월 5G 상용화 초기에는 B2B(기업간 거래) 위주로 서비스가 먼저 이뤄질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후 5G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가 보편화될 경우 UHD(초고화질), 홀로그램 등 대용량 콘텐츠가 늘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하나금융투자는 2021년 이통3사의 영업이익이 2017년 3조7000억원보다 70% 이상 증가한 6조2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2∼2017년 LTE 보급 6년 동안 이동전화 매출액 성장률 20%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산출한 수치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5G 시대엔 전략적으로 통신사들이 현재 HD 콘텐츠를 UHD(초고화질) 또는 VR로 대거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며 “5G 서비스 개시와 더불어 트래픽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며 통신사 매출은 차세대 미디어를 중심으로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지난 2011년 LTE 도입 초기 시절의 경우 3G 요금과 LTE 요금은 비슷했고, 오히려 같은 가격의 요금제에서 LTE 요금제가 3G 요금제보다 데이터를 소폭 더 제공했다. 다만 이 당시, LTE의 경우 3G와 달리 무제한 요금제가 나오지 않았다. LTE 도입 초기에는 전국적으로 LTE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LTE 서비스 이용자의 경우도 지역에 따라 일부는 LTE, 일부는 3G 서비스를 이용해야만 했다. 5G도 마찬가지다. 2019년에 상용화되는 5G의 경우도 서비스 초반에는 논스탠드얼론(NSA) 방식으로 LTE 코어망에 LTE 기지국과 5G 기지국을 연결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5G 상용화 초기에도 LTE 요금제와 비슷하거나 저렴한 요금제가 나올 가능성이 높고, 대신 5G의 경우 무제한 요금제가 출시되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LTE의 경우 이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요금제(40% 이상)는 6만원대 데이터 요금제다. KT가 지난 30일 100GB의 기본 데이터를 제공하고 이후 속도제한에 들어가는 새로운 6만원대 요금제를 선보이긴 했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기본 데이터 10GB을 먼저 제공하고, 기본 데이터 소진시 일 2GB 제공(2GB 소진시 속도제한으로 무제한 데이터 이용)하는 요금제를 계속 서비스하고 있다. 기존 6만원대 요금제 역시, 밖에서 많은 시간 드라마나 스포츠를 즐기는 특정 이용자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무제한 요금제라고 볼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용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5G 요금제의 월 무료 데이터 제공량은 20GB, 요금은 실납부액 기준 6만원 이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속도 제한 없는 완전 무제한 LTE 요금제는 8만원대인데 선택약정할인 25% 적용시 6만원대로 낮아진다. 5G 요금제의 경우 무제한 요금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맞다면 소비자들의 부담이 LTE 때보다 커지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LTE 스마트폰 1인당 트래픽은 2015년 3월 3.3GB인데, 2018년 3월 6.91GB로 늘었다. 3년 만에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이 2배로 증가한 것이다. 5G 시대가 되면 데이터 사용량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5G 상용화 초기에는 LTE 기지국과 5G 기지국을 같이 연결해 사용하는 논스탠드얼론 방식”이라며 “만약 5G 요금이 LTE 요금보다 훨씬 비싸다면 이용자들이 5G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5G 요금제도 LTE 데이터 중심 요금제처럼 정액제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LTE 도입 초기, LTE 무제한 요금제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제외하면 LTE 요금제가 같은 가격대의 3G 요금제보다 데이터를 더 많이 제공했다”며 “5G 역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5G 무제한 요금제를 내기에는 수익성 면에서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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