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에 이어 SK텔레콤이 새로운 요금제인 T플랜을 선보인 가운데, SK텔레콤은 요금제 개편을 통해 약 15% 매출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예측이 쉽지 않다며, 새로운 요금제인 데이터온(ON)을 통해 매출 감소가 얼마나 이뤄질 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증권 업계 일각에서는 이통사가 요금제 개편을 통해 오히려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가 증가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고가 요금제에 큰 폭의 데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에 업셀링(up-selling) 효과가 나타난다는 주장이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여전히 저가 요금제와 고가 요금제간 차이가 크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4일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통사의 새로운 요금제 개편에 따른 이통사의 매출 감소 효과의 핵심은 가족간 결합이다. 가족간 결합을 통한 데이터 공유가 얼마나 이뤄지는지 따라 매출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최근 7만원대 요금제인 패밀리 요금제를 선보였는데, 총 150GB의 데이터 중 20GB를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다. 

양맹석 MNO사업지원그룹장이 신규 요금제 T플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양맹석 MNO사업지원그룹장이 신규 요금제 T플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새 요금제 T플랜, SKT "가족 결합과 데이터 공유 통해 매출 15% 감소"

예를 들어 4인 가족이 SK텔레콤에서 6만원대 데이터 요금제 (11GB+매일 2GB, 6만5890원), 5만원대 중반 데이터 요금제 (6.5GB, 5만6100원), 5만원대 초반 요금제 (3.5GB, 5만1700원), 3만원대 초반 요금제 (800MB, 3만1000원)을 이용하다가 새로운 T플랜 요금제인 패밀리(130GB+20GB 공유, 7만9000원), 스몰(1.2GB, 3만3000원), 스몰(1.2GB, 3만3000원) 3만원대 초반 요금제 (800MB, 3만1000원)로 변경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가족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은 81.8GB에서 153.2GB로 약 2배 늘어난다. 하지만 가계통신비는 기존 20만4690원에서 17만6000원으로 약 15% (2만8690원) 줄어든다.

양맹석 SK텔레콤 MNO사업지원그룹장(상무)은 지난 18일 열린 간담회에서 “(기존 요금제보다 새 요금제가) 더 저렴하기 때문에 기존 고객에서 넘어오게 될 것이고 신규 고객들도 가입하게 될 것”이라며 “(2년 내에 1000만 가입자를 모집할 것으로 보이는 데, 손실규모의 경우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ARPU는 가계통신비 4인가구 기준 15%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 가족 결합 이용자들은 현재 약 1600만명인데, 새로운 요금제를 통해 약 15%의 매출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SK텔레콤에서도 새로운 T플랜과 가족 결합을 유통망 등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K텔레콤과 달리 KT는 새로운 요금제 출시에 따른 매출 감소 규모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KT 관계자는 “새로운 요금제 데이터온을 통해 얼마나 매출 감소가 이뤄질 지는 예상할 수 없다”며 “분기 별 실적발표 때나 매출과 영업이익이 얼마나 떨어질 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새 요금제 T플랜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새 요금제 T플랜 (사진=SK텔레콤)

증권 업계, SK텔레콤과 생각 달라..."오히려 ARPU 상승 가능성 있어"

SK텔레콤의 예상과 증권 업계의 전망은 다소 차이를 보인다. SK텔레콤이나 KT의 요금제 개선이 저가 요금제보다는 고가 요금제에 집중된 데다가, 가족간 결합에 따른 데이터 공유가 SK텔레콤의 예상보다 많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이나 KT 등 이통사의 요금제 개선안을 통해 매출 감소가 얼마나 이뤄질 지 예상하기는 아직 어렵다”며 “이번 요금제 개편은 (저가 요금제 보다) 고가 요금제에 더 많은 데이터를 주는 경우가 많은데, 기존 6만원대 요금제의 경우 사실상 무제한 요금제이기 때문에 더 많은 데이터가 많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요금제인) 7만원대 패밀리 요금제와 3만원대 스몰 요금제로 묶는 가족간 결합을 할 경우 보다 저렴해지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실상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요금제 가입을 통한 가족 결합이 늘어날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요금제 개편안을 통해 오히려 이통사의 ARPU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상한다”며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5만원대 중반 요금제(6.5GB)의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사실상 무제한 요금제인 6만원대 이상 요금제에 데이터 혜택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은 고가 요금제에 가입자를 유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통사들이 가족 결합에 집중하는 이유는 해지율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월 해지율은 1.6%~1.7% 수준인데, 가족 결합이 강화될 경우 0% 대로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장원 애널리스트도 “고가 요금제 혜택 개선으로 오히려 업셀링 효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SK텔레콤과 KT는 3만원대 요금제에 1GB 이상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선보였는데, 저가 요금제 개선은 매출 감소 효과보다는 보편 요금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지=SK텔레콤
이미지=SK텔레콤

정부는 SK텔레콤과 KT의 새로운 요금제 출시가 긍정적이지만 더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 요금제 출시 후에도 여전히 저가 요금제와 고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새 요금제 출시를 통한 이통사의 매출 감소 효과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 관계자는 “SK텔레콤 T플랜의 경우 5만원대 요금제는 4GB를 제공하지만, 6만원대 요금제는 100GB를 제공한다. KT도 비슷한 수준”이라며 “가격에 비해 여전히 저가 요금제와 고가 요금제간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KT 새 요금제 데이터온 (이미지=KT)
KT 새 요금제 데이터온 (이미지=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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