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가 요금제를 개편해 21일 선보인다. 이로써 이동통신3사가 3만원대 요금제에 1GB 이상을 제공하고, 6만원대 이상 고가 요금제를 중심으로 기존 요금제보다 데이터 혜택이 늘린 요금제 개편을 마무리했다. 정부의 보편 요금제 법안이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하자,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해 KT를 시작으로 이통사가 기존 요금제보다 혜택을 늘린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는 것이다.

정부가 현재 시행하고 있는 통신비(LTE) 인하 정책 영향이 앞으로의 5G 요금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에 상용화되는 5G 서비스는 LTE 네트워크와 5G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논스탠드얼론(NSA) 방식이기 때문에 현재 LTE 요금제 가격과 연계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과거 LTE 도입 초기 시절 3G 요금과 LTE 요금이 비슷했다는 사실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 한다. 최근 정부는 5G 상용화를 앞두고 5G 요금체계 연구반을 가동시켜 이통사의 5G 요금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LTE 도입 초기 시절의 경우 3G 요금과 LTE 요금은 비슷했고, 오히려 같은 가격의 요금제에서 LTE 요금제가 3G 요금제보다 데이터를 소폭 더 제공했다. 다만 이 당시, LTE의 경우 3G와 달리 무제한 요금제가 나오지 않았다. LTE 도입 초기에는 전국적으로 LTE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LTE 서비스 이용자의 경우도 지역에 따라 일부는 LTE, 일부는 3G 서비스를 이용해야만 했다.

5G도 이와 같다. 2019년에 상용화되는 5G의 경우도 서비스 초반에는 논스탠드얼론(NSA) 방식으로 LTE 코어망에 LTE 기지국과 5G 기지국을 연결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이미 이 방식은 작년 1월 민간 표준화 기구인 3GPP에서 글로벌 표준으로 확정됐다. 5G 코어망에 LTE 기지국과 5G 기지국을 연결하는 방식(NSA), 5G 코어망과 LTE 기지국 연결(스탠드얼론, SA), 5G 코어망과 5G 기지국 연결(SA) 등은 지난 6월, 3GPP 총회에서 5G 표준(Release 15)으로 승인됐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5G 상용화 초기에도 LTE 요금제와 비슷하거나 저렴한 요금제가 나올 가능성이 높고, 대신 5G의 경우 무제한 요금제가 출시되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사진=폰아레나
사진=폰아레나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LTE 도입 초기, LTE 무제한 요금제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제외하면 LTE 요금제가 같은 가격대의 3G 요금제보다 데이터를 더 많이 제공했다”며 “5G 역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5G 무제한 요금제를 내기에는 수익성 면에서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5G 상용화 초기에는 LTE 기지국과 5G 기지국을 같이 연결해 사용하는 논스탠드얼론 방식”이라며 “만약 5G 요금이 LTE 요금보다 훨씬 비싸다면 이용자들이 5G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5G 요금제도 LTE 데이터 중심 요금제처럼 정액제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최근 정부는 1만5000원~2만원 사이(선택약정할인 25% 적용 기준)의 가격으로 음성통화 200분 이상, 데이터 1GB 이상을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보편 요금제가 규개위의 심사를 통과하자 KT는 저가 요금제(3만원대)에 1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포함한 개편안을 5월 말에 선보였다.

KT가 먼저 요금제 개편안을 선보인 이유에 대해,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8만원대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고, SK텔레콤은 로밍 요금제 개선 등 몇 번의 요금제 개편을 선보였지만 그동안 KT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KT는 이를 만회하고자  보편 요금제가 규개위를 통과한 후, 저가 요금제 개선 등을 담은 데이터온 요금제를 이통사 중 가장 먼저 출시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통신 서비스 품질이 비슷한 국내 이통3사의 경우 한 이통사가 기존 보다 저렴한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면 곧이어 다른 이통사가 비슷한 요금제를 따라 낸다. 품질이 비슷하고 이미 시장이 포화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으면 가입자를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KT가 데이터온 요금제를 내자 SK텔레콤이 이와 비슷한 티플랜 요금제를 지난달 출시했고, 이어 LG유플러스도 두 이통사와 상당히 유사한 요금제를 오는 21일 선보일 예정이다. 결국 이통3사 모두 LTE 요금에 대한 이용자 혜택이 늘어남과 동시에 통신비를 인하하게 됐는데, 미래의 5G 요금도 인하하는 효과를 가지게 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보편 요금제 압박으로 이통사의 LTE 요금제 개편을 유도한 이유가 5G 시대를 대비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정부가 5G 상용화를 앞두고, 이통사 관계자도 참여하는 5G 요금체계 연구반을 만든 것도 이 맥락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이를 고려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은 5G 요금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현재 LTE 통신 요금을 낮출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정부는 5G 요금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3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5G 요금체계 연구반을 출범시키고 운영을 시작했다. 연구 결과는 내년 3월 이통사 5G 요금제 출시에 대한 인가·신고 과정에서 적용할 내부 기준을 만드는데 활용된다. 3G나 LTE 준비 때는 이런 연구반이 운영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5G에 대한 이통사의 의견을 듣고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차원에서 연구반을 출범시킨 것”이라며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요금을 정부가 직접 정하거나 이통사에 요구하는 일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 관계자는 “5G 요금체계 연구반의 경우 이제 경우 첫걸음을 뗐다”며 “이통사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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